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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추석은 나눔이다박균조(전라남도 지방공무원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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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9  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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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기사가 지면을 가득 채우고, 한가위가 턱 밑 까지 왔다. 중국어 ‘상유이말(相濡以沫)’은 장자(莊子)의 ‘대종사(大宗師)’편에 나온다. ’샘물이 마르자 물고기들이 모여 침으로 서로를 촉촉하게 적셔준다‘는 의미다.

여기서 한자 濡(유)는 ’적시다‘, ’젖는다’의 뜻이고, 沫(말)은 ‘거품’, ‘물거품‘의 뜻이다. 주변과 조화롭게 잘 살기를 권하는 교훈이다. 

누군가가 어려움을 당했음에도 주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만의 아집이나 생각에 사로잡혀 행동하는 얄미운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우리 곁에는 의외로 주변을 잘 살피는 사례도 흔하다. 그러한 미담에 우리는 가슴이 뻥 뚫리고, 진한 감동을 받는다.  

2011년 3월에 일본의 태평양 연안지역에 유례없는 대형 쓰나미(津波)가 몰려왔다. 전기가 끊어지고, 식수공급도 중단되고, 육로?항로 모두가 폐쇄되면서 비축된 약간의 식량마저도 다 떨어져 갔다. 최악의 상황에서, 센다이(仙台)시내 한 호텔에서 있었던 일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호텔 측은 투숙객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할 테니 식당에서 줄을 서도록 안내했다. 손님들은 한 줄로 죽 늘어선다. 행여 내 차례까지 배급되기를 소망하면서.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당시 이 호텔은 우동 두 그릇 밖에 준비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매우 드문 일이 벌어진다. 먼저 와 줄을 서있던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자말자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한다. 그들은 선착순(先着順)을 무시했다. 내가 먹을 수 있음에도 사양하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면서 우동을 뒤로 돌린다. 임산부, 노인, 중환자 등 주변을 살핀 것이다. 영양 섭취가 급한 사람을 우선 배려하는 인간애가 묻어난 한 편의 휴먼 드라마였다. 이 사례는 ‘상유이말’의 가르침과 딱 들어맞는다.  

그렇다.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이든, 직장의 동료든, 친구든, 선후배든, 친척이든 가까운 사람에게 서운하게 대할 때가 많지만, 이번 한가위에는 감사하는 마음을 주변과 더 크게 나누자. 

경제도 어렵고 사업도 힘들지만, 나누는 마음까지 작아 질 필요는 없다. 물질이 꼭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격려하고 힘이 되는 말 한마디가 금은보화보다 훨씬 값지다. 

톨스토이(1828~1910)도 ‘인생십훈(人生十訓)’의 한 가지로 ‘주변 살피기’를 예로 든 바 있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상대를 더 배려하고, 상대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울타리가 되자. 추석은 나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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