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가사문학의 산실로 담양의 대표적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있는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등 문화재들이 무분별한 탁본 행위로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면앙정(전남도 기념물 제6호)에 걸려있는 편액들은 탁본으로 글과 시문의 내용을 거의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지 꽤 오래지만 보수는 커녕 몇 년째 관리마저 안되고 있어 문화재 관리부서에 대한 주민들의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면앙정은 1533년(중종28년) 송순이 지은 정자로 당시 송순 시단의 근거지이자 당대 시인 문객들의 교류장소로 호남제일의 가단을 이루었던 곳.
따라서 그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현재 정자내에 송순이 지은 '면앙정삼언가'를 비롯한 '면앙정삼십영' '면앙정가' 등 시문 작품을 새긴 10여개의 편액이 걸려있는데 대부분이 무분별한 탁본으로 인해 활자가 심하게 손상돼 글의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이며 몇 년전 이같은 탁본행위를 철저히 단속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관리소홀은 여전한 실정이다. 면앙정 외에도 송강정, 식영정, 독수정 등 가사문화권내 누정과 정자 편액들의 훼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여서 소중한 문화재가 낡고 훼손된 편액들로 인해 그 가치를 크게 상실해 가고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면앙정을 찾아온 서예연구가나 학생들, 예술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너나없이 편액의 탁본을 떠 가다보니 온전한 것들이 남아있지 않다"며"비록 편액과 현판이 정자를 지을 당시의 문화재들은 아니지만 소중한문화유산인 면앙정의 일부를 대신하는 만큼 해당부서에서 편액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아울러 "몇년전에도 심하게 훼손된 편액을 보수하고 앞으로 잘 관리해달라고 군에 촉구했는데 소귀에 경읽기가 돼버린 것 같다"고 행정의 무관심을 나무랐다.
이와관련 군관계자는"우리 지역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일일이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그러나 문화재가 소재한 마을 이장이나 지역유지들을 문화재 관리요원이나 명예감시원으로 위촉해 해당 문화재를 관리토록하는 등 나름대로 보존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이분들 역시 바쁜 일상에 매달리다 보니 적절한 관리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고 "문제가 되고있는 면앙정 등 일부 정자의 편액들은 즉시 실태조사를 벌여 보수 및 정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