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지역소식 > 주간광장 |
|
수확의 기쁨 사라진 쌀 수매장수확의 기쁨 사라진 쌀 수매장 |
|
정부의 공공비축용 쌀 매입 첫날인 지난 2일 낮 수북농협 창고.(사진)
농민 A씨의 표정이 어두웠다.
“농부에게 제일 큰 수확의 기쁨이 이젠 없어졌어요. 곧 있으면 자식놈 납부금도 내야하고 큰딸도 배필을 만나 시집도 보내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인데 나락 팔아서 짐 좀 덜까 했는데 농협에 가서 사정해봐야지 ….”
옆에서 지켜보던 B씨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나락 수매에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제값을 못 받으니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할지…. 저야 불만이라도 터뜨리지만 60세가 넘은 어르신들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에요.”
20년째 벼농사를 짓는다는 C모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날 C씨는 올해 처음 수확한 벼를 차에 싣고 왔다. 특등급 판정이 나 40kg당 5만50원을 받았지만 이마에 깊게 파인 주름이 더 깊기만 하다.
“요즘 쌀값에 만족하는 농민이 어디 있어? 이 가격으로는 농사짓기 힘들어. 정부가 북한에는 쌀과 비료를 그냥 준다는데….”
올해 담양군에 배정된 공공비축미 포대 수매 물량은 12만9440가마(40kg기준)로 오는 12월 31일까지 수매 할 수 있으며 매입품종은 동진1호, 남평벼, 일미벼 3가지 품종이다.
포대벼 매입가격은 매입시 우선지급금을 지급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금년도 10월부터 12월 중 산지쌀값의 전국 평균가격 조사결과에 따라 내년도 1월중에 정산을 하게 된다.
등급별 우선 지급액은 조곡 40㎏당 특등품 5만50원, 1등품 4만8450원, 2등품 4만6300원, 3등품 4만1210원이다.
읍·면별 포대벼 매입물량은 담양읍 1만4885포대를 비롯 봉산 1만2312, 남 3914, 고서 1만2144, 창평 1만2205, 금성 1만436, 무정 9488 , 대덕 6575, 용 5360, 월산 9560, 수북 1만6441, 대전 1만6120포대이다.
농민들의 침통한 마음처럼 불편하기는 수매 작업을 돕기 위해 새벽부터 나온 농협 직원이나 면사무소 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농협 직원은 “쌀의 산지(産地) 시가가 오늘 받은 가격보다 높게 확정되면 내년 1월 차액을 더 준다”고 농민들을 달랬지만 이도 쉽지는 않다.
전국 평균 쌀 도매가격은 20kg 기준으로 2004년 4만2000원대에서 2005년 3만9000원대, 2006년 3만6000원대로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를 쌀 소득보전 직불제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산지 쌀값이 목표 가격(80kg에 17만83원)에 못 미치면 차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비료값과 농기구 사용료 등 생산비용은 늘어나고 쌀 소비는 줄어들면서 농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싼값의 쌀을 막을 수도 없다. 아직도 한국의 쌀값은 국제시세보다 3∼5배 높다. 뚜렷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들의 기억 속에 있는 추수철의 풍경은 햇볕 쨍한 가을날 힘들여 지은 수확물을 내놓고 목돈을 챙겨 함박웃음을 짓던 농부의 모습이 아닐까./정종대 記者
|
|
취재팀 - <저작권자 © 담양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