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는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의 약자로서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위하여 농산물의 생산, 수확, 포장, 저장, 유통 등 전 과정에서 토양, 수질 등 농업환경, 농산물에 잔류할 위험이 있는 농약, 중금속, 유해생물 등의 농산물 안전성 위해요소를 관리하는 기준이다.
GAP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되어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농민과 소비자의 건강을 지켜내고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키우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GAP는 1993년 출범한 유럽연합(EURO) 으로부터 시작한다. 유럽연합은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된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협약을 계기로 농업 부문의 새로운 미래규범을 제시하였다.
유럽연합은 농업부문이 농촌유지, 환경보전 등의 공익적 기능을 맡고 지속가능한 농업형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여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는 산업으로, 국민에게는 환경과 국토를 쾌적하게 관리하는 산업으로, 농업인에게는 시장에 의해 작동하는 상업농 체계의 산업으로 발전시켜 가기로 하는 등 농업부문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였다.
유럽통합으로 인하여 역내 국가간 농산물의 교역이 폭증하였으며 이에 따르는 농산물의 안전성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유통업자 및 소비자는 농산물이 어떠한 환경에서 생산되었으며 수확, 저장, 유통되고 있는지 알아야 했다. 농산물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문제를 바로잡기위한 생산 및 유통이력 등의 정보가 필요하게 되었다.
1997년 유럽 농산물 소매연합은 안전한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고 그들이 판매하는 농산물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되었음을 제도적으로 증명하고자 과실, 과채류 생산자조직 및 유통업체간 EUROPGAP를 제정하고 2001년부터 GAP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제연합(UN)내 CODEX(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식품의 국제교역촉진과 소비자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제정, 시행하는 국제 식품규격)에서는 신선과실, 채소류를 생산 할 때 환경에 대한 위해요인을 최소화하고 관련한 모든 단계에서 유해미생물, 화학적, 물리적 위해방지를 위한 생산단계의 우수농산물관리규범(GAP) 가공처리 단계의 우수농산물제조규범(GMP)유통, 판매단계의 우수농산물위생관리규범(GHP)에 관한 세부지침을 수립하였다.
FAO는 이를 종합하여 10개항의 GAP기준을 마련하여 이후 세계 각국이 이를 바탕으로 자국내 GAP 제도시행의 기본적 근거로 삼게 되었다.
일본은 “자스코”라는 할인점 체인으로 유명한 “이온”이 2002년부터 농산물 구매 거래처 농가에게 “이온 농산물 거래선 품질관리기준”(AQ)을 채택할 것을 구매조건으로 하였다. 이온은 이렇게 생산, 구매한 농산물에 이온의 고유상표인 그린아이(GREEN EYE)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AQ 방식으로 이온과 거래하는 농가의 수는 3,000여 호가 넘는다고 한다.
또한, 일본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준비기간을 거쳐 2005년부터 직거래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일본판 GAP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영농법인인 “가타야 마링고”와 “와고엔”은 유럽GAP를 획득했다. 이처럼 일본은 정부보다 민간부문에서 먼저 우수농산물 관리기준을 마련해 시행해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중남미, 유럽, 일본, 중국, 아세안 여러 나라 등에서 GAP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준비기간을 거쳐 206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GAP 인증은 생산자 및 생산자단체, 유통업자, 정부기관에서 시행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농산물 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전문 민간 인증기관으로 농협중앙회, (사)한국생약협회 등 생산자단체, 중부대, 조선대, 단국대, 강원대, 전남대 등 산학 협력단, 신세계 이마트, 롯데쇼핑 등 유통업체, 농업회사법인 통통 등 20여개가 넘는 기관, 단체, 영농법인 등이 우수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농산물 품질관리원의 규정에 따르는 단체나 법인은 누구라도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농산물 중 인증 대상 품목은 쌀, 보리, 콩, 밀, 감자 등 식량작물 12종, 특용작물로는 참깨, 들깨, 땅콩, 녹차 등 4개 품목. 약용작물은 구기자, 인삼, 천궁, 산수유, 복분자 등 29품목, 버섯류 9품목, 채소류 28개 품목, 과수류 14개 품목 등이며 필요에 의해 새로운 품목을 추가 할 수 있다고 한다.
농산물 생산자인 농민이나 영농법인이 GAP인증을 받고자 하면 GAP에 따라 토양, 수질, 농약, 비료, 관리, 수확 후 관리 등을 포함 76개 필수항목, 34개 권장 항목을 준수하여 생산, 관리해야하며 수확 후에는 GAP 규정에 의해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한 우수농산물 관리시설에서 저장 또는 처리해야한다.
GAP인증에 의해 농산물을 생산, 유통할 경우에 농산물 이력 추적관리가 되어 안전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농산물을 추적하여 원인규명 및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GAP 인증을 받고자 할 때는 농협 등 인증기관에 신청서 및 재배예정지 지적도, 인증 품 생산계획서 이력추적관리 등록신청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면 해당 인증기관은 규정에 따라 심사하여 신청일로부터 42일 이내에 인증서 교부 여부를 결정ㆍ통보한다.
GAP 인증 농가는 2003년에 9개 농가에서 2005년에는 965농가로 늘어났으며, 2006년에는 3,000여 농가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13년까지 우리나라 농가호수의 10%이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일반 농민들은 GAP인증을 받기도 어렵고 다음단계의 관리도 어려울 것으로 지레 짐작을 하고 GAP인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상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토양관리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3년에 1회 이상 검사하여 토양환경보전법의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면 되고 수질기준은 3년에 1회 이상 검사하여 토양환경보전법 및 지하수법의 “농업용수수질기준”이상이면 된다. 다만 질소, 인 등 무기영양 물질은 기준을 초과해도 지장이 없다.
정부는 우수농산물 관리기준에 의해 생산ㆍ유통되는 품질 좋은 국산 농산물의 소비확대로 농가소득 증대와 국민건강이라는 기본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수적으로는 농촌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보호하고 소비자인 국민의 국산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우리농산물의 상대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밀 듯이 밀려드는 수입농산물로부터 우리 농촌을 지켜냄으로서 농촌사회의 붕괴를 막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차원의 정책의지와 지원이 있다할지라도 농민과 농협 등 생산자 단체, 지방정부인 자치단체의 우수 농산물 생산, 관리, 유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적 노력이 없이는 GAP 제도는 빠른 시간에 성공적으로 확산할 수 없다.
한미 FTA 등 농산물 수입개방의 문이 계속 더 크게 열려가고 있는 추세다. 한미FTA를 반대하고 농가소득증대로 농촌사회의 붕괴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원칙적 입장표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농민과 지역 농협, 농민회 등 생산자 단체, 자치단체가 실천가능한 일부터 찾아 나서야 한다. /시민의신문 한용현 기자
(한용현 기자는 55년7월14일 생이며 민주화 운동 차원에서 정당활동을 했습니다. 2002년부터 완도지역의 시민운동 단체인 참여자치완도시민연대를 창립, 현재 공동대표를 맡아 상근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