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1일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의회의원선거 등 6가지 선거를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하는 제4회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도 한다. 이러한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은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지방의회의원과 단체장 선거의 공정한 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로부터 부여받은 확고한 정치적 정당성의 기초위에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지방행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하여 선거구역이 좁고 후보자와 유권자간 어떤 형태로든 연고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대면접촉에 의하여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는 자칫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에 의한 후진적 투표행태에 의존하기 쉬우며 후보자로서는 선거운동 과정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금품제공 등 불법선거운동의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하여 규모가 작고 일상생활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로써 선거문화를 형성하는데 가장 민감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된다. 지방선거가 모범적으로 공명선거로 치러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문화는 아직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아직도 위법행위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명선거를 실현하기 위하여 정치관계법의 개정과 유권자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왔는바,
특히 50배의 과태료 부과와 최고 5천만원의 포상금 지급제도를 도입하여 금품선거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유권자의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기위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금품?향응제공과 흑백선전.비방행위 등 불법선거운동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다 지역단위의 선거라는 이유로 위법행위에 대한 고발과 감시의 눈길이 소홀한 경향이 있어 불법선거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신고정신이 요구된다 하겠다.
둘째, 투표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다수 주민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선거결과가 일부 주민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어지므로 선거결과가 왜곡되며 감시가 소홀해지므로 지방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선거가 거듭 될수록 투표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기권하면 국민이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음에 유념하여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아직도 비합리적인 투표행태가 남아있다.
유권자들이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함에 있어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의 정견 및 자질을 고려하기 보다는 아직도 혈연.학연.지연 등 연고에 의존하거나 막연한 개인적 인간관계를 의식하여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유권자는 정당.후보자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보다는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의 공약, 업무수행능력 및 도덕성 등과 관련한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상호 비교 평가하여 선택하는 합리적인 투표를 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되는 선거공보와 언론사 등에서 개최하는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 등에 관심을 가지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넷째, 정책선거가 되지 않고 있다.
선거에 있어 정당이나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이나 공약은 중요한 하나의 선택 기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많은 정책과 공약들이 구체적인 실현방안이나 경제성의 검토 없이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유권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에는 이의 실현을 위한 재원확보 방안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함께 마련하도록 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정책선거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정당.후보자의 정책과 선거공약을 하나하나 따져보고 이를 이행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재원마련 대책은 세워졌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거문화도 단시일 내에 개선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뒷받침 될 때 국민적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되고 그 시기도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국민의 손에 달려있음을 명심하고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여야 한다. 또한 불법선거운동에 대하여는 단호히 배격,신고함으로써 5월 31일 실시하는 지방선거가 우리의 선거문화를 일대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