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를 해야만 하는 정부의 여러 가지 설명이 있으나 그 어느 것 하나 완전한 것이 없다. 현재 세계에는 250개의 FTA가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 높은 수준, 즉 완전개방한 FTA는 18개이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하려고 한다. 그런데 미국이 맺은 것은 모두 높은 수준의 FTA이고 18개가 그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은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나라에 약점이 있다면 상대방에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은 모든 부분에서 불행하게도 다 강하다. 학교나 병원같은 서비스부분에서 세계최고이며, 농업도 그렇다. 미국의 농지면적은 우리나라의 100배이고 가구당 비교는 200배이다. 농업보조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주며 그 액수는 무려 12조원이나 된다.
현재 정부관료들 조차 오해가 가장 많은 부분은 “그러나 우리는 제조업이 강하다”라고 생각하는데 너무나 큰 오산을 하고 있다. 물론 중소형자동차나 단순제조는 강하다. 조선도 그렇다. 그러나 조선산업을 놓고보자. 우리나라의 경우 덩치 큰 일반선은 만든다. 하지만 특수선인 잠수함이나 유람선은 못 만든다. 여기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메모리칲! 메모리칲은 만든다. 그러나 값비싼 비메모리용 연산칲은 미국이 강하다. 강한 정도가 아니라 '인텔인사이드'라는 회사 하나가 전세계 컴퓨터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다. 미국은 모든 부분에서 다 강하다.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개방하자고 한다.
그런 나라와 준비도 없이 체결하려 한다. 미국의 진짜 관심은 지적재산권, 서비스투자 그리고 농업부분이다.
미국은 공공서비스라는 것이 없다. 완전히 민간화되어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와 미국은 근본구조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른 구조를 강력한 FTA를 내세워 그 나라의 제도와 법을 바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켜 버린다.
한미FTA는 관세를 낮춰 수출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기준에 맞춰 법과 제도를 바꾸고 맞추지 못하면 제소 당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FTA를 체결하면 투자가 늘어나고 수출이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 경제와 생산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FTA의 내용에 따라 이뤄진 결과에 대해선 우리나라 사법부 아무런 힘이 없고 모두 단심제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계약한 멕시코나 캐나다가 입은 피해를 보라.
이 모든 것은 교차보조에 대한 근본문제로 시작된다.
미국의 유명한 특송회사 ups가 캐나다 우체국을 제소했다. 우체국의 특송이 정부의 보조를 받으며 우체국과 우체통을 사용한다는 것 때문이다. ups의 주장은 캐나다정부의 교차보조 때문에 사기업과 공기업이 불공정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ups는 FTA 내용대로 캐나다우체국을 제소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것 때문에 멕시코는 철도를 민영화했고 이용자가 적은 곳의 철도역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철수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며 아파트와 산골가구 전기공급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듯 FTA는 각종 공사를 민영화하라고 압력을 넣는다. 정부의 도움없이 정정당당하게 싸우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렇게 되면 의료는 물론 전기 수도 전화 등의 공공서비스는 황폐화되고 만다.
이런 FTA투자조항이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바꿔 미국이 우리나라를 장악하기 쉽도록 만든다. 단순히 관세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리는 그 점을 직시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원래 FTA가 그런 것이 아니라 한미FTA가 그렇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경우 처음 수출과 투자가 늘었다. 그럼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잘살아야하는데 1인당 GDP는 1.4%밖에 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1%대라면 "나라 망했다"는 소리나온다.
단순한 예를 들어보다. 미국에서 엄청난 양의 부품이 들어온다. 또 그 부품들은 조립되어서 엄청나게 수출된다. 겉으로 보기엔 엄청나게 교역량이 느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조립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 것은 조립라인에서 일한 저소득층의 임금뿐이다.
이렇게 싼 임금을 노린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나니 내수의 투자는 있을 수 없다. 국내기업들은 거대자본에 맞써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 멕시코의 붕괴
멕시코 주식은 옥수수이다. 지금 멕시코의 옥수수산업은 완전 붕괴됐다. 쿼터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멕시코정부가 “농업개혁 한다”고 보조금 없애버리고, 옥수수는 쏟아져 들어오고, 그러자 옥수수가격은 폭락하고.
정부는 소비자 후생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왜?! 옥수수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데 옥수수값은 떨어 졌는데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옥수수로 만든 또르띠아 값은 세배가 올랐다.
생산업자와 수입업자가의 담합때문이다. 수입업자는 싸게 수입하나 생산업자는 비싸게 판매한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멕시코 내 옥수수 생산업자들이 가격폭락으로 농사를 포기해 경쟁상대가 없어지자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이다.
미국기업과 멕시코 기업의 담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러한 웃지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전화를 민영화 했더니 전화요금이 2000배가 폭등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우리 정부는 “멕시코를 보라” 그러더니 이제는 “우리는 멕시코와는 다르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축산과 낙농이다. 광우병 걸린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아니다. 만일 쌀의 수입개방을 연기한다면 그대신 축산과 낙농부분의 대폭적인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정부의 주장이 "이마트가 외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이겼으며 이를 보듯 우리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마트가 이기고 월마트나 까르프가 졌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수많은 동네수퍼나 시장상인들은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재미는 이마트 사장 혼자 보지만 그 사이 수많은 구멍가게들은 문을 닫게 되고 힘들여 가르친 우리자식들은 이마트의 파트타임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양극화이다.
지금 멕신코의 현실은 “농민반란군이 된다” “도시빈민이 된다” “미국으로 넘어간다” 이 셋 중 하나이다. 왜 넘어가겠는가? 못살겠으니까 넘어가는 것이다.
◆ “준비안된 FTA! 절대반대!”
정부는 지금이라도 구차한 이유를 내세워 체결에 급급하지 말고 자국민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FTA체결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느끼듯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사회양극화가 심해지면 농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며 그 것 또한 또다른 양극화를 불러온다. 이는 농촌사회의 몰락을 의미하며 가장 우려되는 것이다. 농민의 빈민화는 도농격차를 심화시키고 돌이킬 수 없는 폐해를 낳는다.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우리 것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 지금 먹는 쌀이 우리 쌀인지 확인해 보았는가?!
수입쌀은 한번에 5톤 화물트럭 9만대 분량이 수입된다. 이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쌀 가격하락으로 직결된다. 비공개 낙찰과 부정유통이 극성을 부린다. 벌써부터 부정유통하다 발각되어 뉴스에 나온 것을 보았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원산지 표시 없이 우리 쌀과 섞여 팔면 적발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건강 위협에 직격탄이다. 왜냐? 현재 미국칼로스쌀에 대한 안전검사는 전부 미국에서 미국기관에 의해 검역되고 있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고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칼로스쌀 판매사원 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산 칼로스 쌀이 밥맛이 없어 판매가 부진하자 칼로스 쌀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방법과 시기를 미국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렇게 가다간 농림부는 미국쌀 영업부, 농산물유통공사는 한국대리점이 되고 만다.
우리는 수입쌀에 대해 “안먹고! 안받고! 안사고! 안팔고!” 하는 4불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정리 = 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