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쌀값하락 우려에 잉여 쌀 판로확보 이중고
올해 쌀농사는 풍년이 예상되지만 정작 기뻐해야 할 농민들은 쌀값하락을 우려하며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을 전년보다 줄임에 따라 농가들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전국 쌀 수확량을 예측한 결과 422만∼431만톤에 이르며 이는 전년도 수확량 415톤보다 7만∼16만톤이 많은 양이다.

특히 이 가운데 담양을 비롯한 전남지역 쌀 생산량은 85만∼86만톤으로 예상돼 전년도 81만톤보다 4만∼5만톤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올해 쌀농사가 태풍 피해가 거의 없고 풍부한 일조량 등 기상 여건이 좋은 탓에 풍년이 예상되면서 2013년부터 3년 연속 ‘대풍’을 맞게 됐다.

하지만 올해 쌀 공급량이 늘어 쌀값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설상가상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로 쌀 소비량이 점차 줄어들어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전남지역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으로 12만4천톤(포대벼 11만1천톤·산물벼 1만3천톤)을 배정, 이는 전년도 13만100톤(포대벼 11만6천800톤·산물벼 1만3천300톤) 보다 줄어든 수치로 농민들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로 담양군의 경우 지난해 포대벼 18만7,600포, 산물벼 8,995포 등 총 19만6,615가마 약 7,865톤을 매입했지만, 올해 매입계획은 포대벼 9만6,987포, 산물벼 28,458포 등 총 125,455가마(5,017톤)에 그쳐 지역농민들이 잉여 쌀 처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우려이다.

이와관련 무정면 농민 추 모씨는 “농민들 입장에선 정부가 쌀을 매입해주지 않으면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에 판매해야 한다”면서 “정부 매입 가격이 농협·민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아 공공비축미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데 올해 정부 매입량이 준데다 쌀값하락 마져 우려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올해 전국적으로 쌀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쌀 시장 혼란이 우려되는데다 농식품부가 정부 양곡창고 부족과 국가재정 형편 등의 이유를 들어 공식적으로 시장격리 물량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공공미축미 매입 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7월 밥쌀 수입계획을 발표하고 미국산 밥쌀 2만톤, 중국산 1만톤을 수입한데 이어 올 연말까지 10만톤을 추가 수입할 계획이어서 지역 농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