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장 김대석(전남무형문화재 제48-1호 접선장)

북경 국제여행박람회에 초청받아 지난 6월 25일 인천공항에서 중국 북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륙후 솜털처럼 구름에 덮인 서해바다 위를 날아 2시간만에 북경 제1공항 청사에 도착, 박람회장에서 행사기간에 쓸 짐을 찾아 중국측에서 정해준 숙소를 향해 차에 올랐다.
왕징거리에 있는 숙소 북경교육문화호텔에 가는 동안 북경 외곽은 도로 옆 길게 늘어선 백양나무 가로수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라 있었고 시내 구간의 가로수는 회나무가 터널을 이루어 그늘 속을 달리는 시원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으나 하늘은 매연 때문에 잔뜩 어두운 빛깔을 드리우고 있었다. 
지난해 사천성 성도에서 열린 제15회 서북국제관광박람회에 이어 또한번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참가하게 된 이번 북경 국제여행박람회는 북경올림픽경기장 앞 회의중심(컨벤션센터)에서 열렸고 전세계 30개국을 비롯 중국 내 각 성도의 여행사가 참가해 3일동안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다.
우리나라는 북경 한국관광공사 주도 아래 전남, 경북, 충북, 제주도, 울산시, 강원도 등 자치단체와 (주)롯데 등 기업들이 참가해 자기고장의 관광지와 특산품, 인기상품 등을 소개하고 열심히 홍보했다.

박람회장내 한국관은 전통문화를 디자인 한 아름답고 우아한 공간 배치로 세계각국의 관광객을 사로잡았고 행사기간 내내 홍보영상을 통해 한국의 명승지, 음식, 공예품, 한류문화 등을 소개하였고 또한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퀴즈로 푸는 이벤트를 진행해 관람객들에게 상품을 나눠 주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담양에서 참가한 나는 3일 동안 담양의 전통부채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48호인 접선(쥘부채) 만들기를 시연했고, 여기에 죽녹원 시가문화촌 송강정 훈장인 박인수 선생께서 글씨(명문)와 그림(매,난,국,죽 등)을 그려 관람객의 체험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기대 이상의 호응속에 큰 관심을 받았다.

우리 부채만들기 체험 부스에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은 물론 중국 관람객들로부터 연일 인기를 끌어 덕분에 한국관 전체가 관람객들로 북적대는 등 가장 으뜸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극찬을 받았다.

나는 지난번 박람회 때와 마찬가지로 미리 담양에서 가져간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물과 그림엽서를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자칭 홍보대사로서 봉사(?)를 마다않고 열심히 했으며, 또 대나무박람회 홍보물을 받아가는 관람객들에게는 일부러 방명록 부채에 서명을 받는 등 관심을 갖게 하여 오는 9월 대한민국 담양에서 열리는 세계대나무박람회에 참가하도록 유도했다.

여행박람회 기간중 틈틈이 행사장과 북경시내를 구경하면서 느낀점은 우선 박람회장은 주변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고 2인1조로 편성된 경비팀이 행사장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며 안전과 위생, 청소상태 등을 점검하는 등 운영시스템이 잘 되어진 것으로 보였다.
또 북경 시내는 인구 2천만명에 자동차가 무려 6백만대가 운행된다고 하는데 지난 북경올림픽 이후 소형차가 많이 사라지고 대신에 중형,대형 자동차가 시내를 누비고 있어 교통문제가 심각한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북경에서 자동차를 사려면 5년이상 거주해야 하고 세금 체납이 없는 조건에서 추첨을 통해 구입하는데 월 2만대만 판매하도록 규제한다고 했다.

대중교통은 전기로 운행하는 버스와 굴절버스(2대 연결버스), 일반버스 등이 운행되는데 버스안내문은 중국어와 영어로 자막이 나와 관광하기에 편리했다. 요금은 우리돈으로 160원-300원 가량 받았다.
거리에 줄지어 들어선 고층건물을 비롯해 크고작은 빌딩들이 중국의 발전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북경은 모든 건물에 디자인을 달리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고 간판도 돌출간판은 없고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한다. 계란 형태의 특이한 오피스텔 건물이 있었는데 25평형이 우리돈 6억원에 거래된다고 하여 놀라기도 했다.
북경 외곽 코리아타운이 있는 왕징거리는 우리 교포 3만명 가량이 살고 있고 롯데마트, 한국음식점과 가게 등이 많이 들어서 있어 국내처럼 생활에 불편이 없어 보였다. 

한편 공예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북경의 유명한 ‘798예술거리’를 꼭 가봐야 할 것같아 견학에 나섰다. ‘798예술거리’는 공업지대 공장을 예술의 거리로 재생복원한 곳인데 수십개의 예술공방을 비롯 각양각종의 전시장,판매장,카페,음식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물들의 외부는 벽화로 장식했고 내부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 해 각종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과거 공장지대 답게 공장의 굴뚝과 석유 저장탱크, 철도와 화물칸 등이 잘 보전돼 있었고 이런 폐시설을 재활용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한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관광정책으로 생각되었다.

끝으로, 이번 북경 국제여행박람회에 초청해 주신 북경 주재 한국관광공사 지사장님과 직원분들, 기획사 대표님과 직원들, 그리고 통역에 도움을 준 유학생 모두가 먼 타국에서 하나 되어 애국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였다는 말씀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대한민국 파이팅!’ 을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