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슬픔을 나누는 것이 도리로 여겨졌던 전통 장례문화가 점차 변해가고 있다.
최근 전문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상주들이 늘면서 새로운 장례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
한 집안의 장남이나 가장을 중심으로 치러져 온 장례문화가 집안의 유명한 인사나 직업 여하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가하면 입관을 하기 전에는 사람이 죽은 것이 아니라 여겨 입관 전에는 절을 올리지 않았던 10여 년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의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바로 절을 올리는 등 장례 절차가 간소화되고 있다.
특히 '경사에는 참석지 못하더라도 애사에는 꼭 참석해야 한다'는 우리 민족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으로 문상을 가면 밤을 새우며 고스톱을 치거나 술을 마시던 모습이 차츰 자취를 감추고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마친 뒤 조용히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지나친 음주로 문상객끼리 다툼을 벌이거나 행패를 부려 유족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일도 사라지고 있다.
조문객 최모씨는 "4∼5년 전만 해도 장례식장에 가면 무조건 밤을 새워야 될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주기도 했지만 요즘은 정말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인사만 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며 "장례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부담이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이미 서울 경기지역에서는 문상객들의 소란을 막기 위해 밤 12시 이후에는 상주를 제외한 문상객들의 방문을 막고 있는 곳도 있다" 며 "아직 지역 장례식장에서는 늦은 시간 문상객을 막지는 않지만 이러한 문화가 빠른 시일 안에 지역에도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