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한지공예, 지역사회 봉사로 이어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어 더욱 행복”

학교 선생님으로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퇴직 후 고향 담양에서 전원생활중인 최은숙(여,68세) 한지공예가. 
10여년전 취미로 시작한 한지공예 지만 지금은 어엿한 작가이자 여러곳의 문화센터 등에 강의 나가는 강사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에 얼굴을 내밀고 작가로써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은 탓에 세간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지공예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문화 확산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그의 잔잔한 미담은 주위에 적지 않게 알려져 있다.

최 작가는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68세의 나이, 곧 칠순을 바라보지만 작품활동과 강의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해마다 200만원 이상 어려운 이웃과 장학금 등으로 내놓기 위해 열심히 현장을 뛰고 작품에 매달리고 있다. 지금껏 10년 가까이 크고 작은 정성을 모아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에서 은퇴 후 노후생활을 자기계발과 함께 나눔과 봉사에 투자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최은숙 한지공예가가 사는 곳은 목가적인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 봉산면 대추리 면앙정이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강변의 과수원집이다. 어릴적, 저런 과수원집에 꼭 한번 살아봤으면 좋겠다 싶은 바로 그런 집이다.
그는 오랜 세월 광주에서 부부교사로 교육계에 몸담다가 11년전 명예퇴직하고 부부가 함께 시댁이던 봉산면 대추리로 귀촌했다. 시댁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 단감나무 과수원을 경영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농장을 임대해 주고 있다. 최 작가의 고향마을도 대추리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다. 같은 봉산면 와우리.....

# 실생활에서 쓰이는 가구류 위주 대작을 주로 하는 한지공예 작품들....

최 작가는 자신의 과수원집에 ‘들꽃세상’ 이라는 공방을 마련하고 다양한 기법의 한지공예 작품활동을 하면서 담양과 광주의 여성회관, 문화센터 등에서 수강생들에게 한지공예를 가르치고 작품전시회도 갖는 등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그가 주로 작업하는 작품은 오색기법을 쓰는 한지공예를 비롯 필름기법을 활용한 예단장, 쪽 염색기법으로 제작하는 서랍장, 그리고 LED등으로 불을 밝히는 선비등(한옥에 많이 설치), 여성들이 쓰는 화장대를 겸용하는 콘솔, 그리고 공예용 냅킨을 활용한 하이크로시 작품들(유리액을 부어서 붙이는 한지공예) 등 다양하다. 장식용, 인테리어용 작은 소품들 보다는 대부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가구류 등 대작 위주의 작품을 만드는 게 그의 특징이다.

그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좋지만 저는 가정과 사무실 등에서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옷장,서랍장,화장대,테이블,의자 등 비교적 크고 단단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면서 “오색한지로 만들어지는 이쁘고 튼실한 가구들은 오래 쓰면 쓸수록 윤이 나고 빛을 발해 정감있다”고 말했다. 

꽃을 좋아해 꽃꽂이를 하다 주위의 권유로 시작한 한지공예, 취미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전업작가로 활동하게 된 최은숙 한지공예가는 광주대학이 주최한 공예대전에서 최우수상인 광주시의회 의장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순천시 미술대전 특선 등 크고 작은 수상경력과 함께 작품 판매와 강의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꾸준히 기부해 온 공로로 지난 2012년 담양군수 표창을 받았다. 그의 기부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더 많은 곳에 강의를 나가고 전시회도 많이 열어 수익금을 지역에 더 많이 기부하는 게 그의 소박한 꿈이다.

# 면앙정이 바라다 보이는  강변 둑길 아래 '들꽃세상' 이라는 작업공방이 있는 과수원집

최은숙 한지공예가는 스스로, 아직은 수줍은 예술가의 티를 못 벗어 세상밖으로 나가기에 다소 부끄럽다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봄볕이 따사로운 강변의 과수원집에서 색색이 은은한 빛깔로 한땀 한땀 정성들여 수놓는 오색의 한지공예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에서 멀지않은 미래에 또 한명의 장인을 갖게 될 담양의 문화자산에 자긍심을 느끼게 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