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관내에서는 최초로 열린 대전 농협 수매 현장(사진)은 농민들의 땀의 결실인 보리를 가득 실은 1톤 트럭과 경운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박형
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검사관은 "수매 물량 중 90% 이상이 1등급을 받고 있는데 이는 보리 파종 후 기후가 좋았던 데다 분얼이 잘돼 10~20% 이상 증수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검사관의 등급 판정을 가슴 졸이며 눈여겨보고 있던 농민들은 "예전 같으면 풍년 농사의 기쁨에 들떠 막걸리 한잔을 기울여도 마음 편히 들이켰을 텐데 수매 자금을 보리 수확 기계 임차료를 비롯 건조, 모내기 등에 그대로 들어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고 푸념했다.
농민 유영주씨(사성리)는 "농촌이 살아야 도시도 사는 것이여. 모처럼 만에 환하게 농민들이 왜 기뻐하는지 농정 당국 관계자들이 지켜봐야 할 것이다" 며 "수매후 남은 물량은 농협에서 가격이 낮더라도 자체 수매 물량을 늘려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수매현장을 찾은 최형식 군수는 "올해 보리 수매량이 예년 보다 늘어 잉여곡 처리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비관하기보다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대숲맑은보리쌀' 등 브랜드 개발을 통해 대형 유통 업체 등 판로처를 확보하는 한편 보리건빵 등 신제품 개발 및 우리 보리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해 농민들의 고통을 나눠지자"고 말했다.
보리 수매 현장이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듯 어둡기도 했지만 대숲바람처럼 청량감을 주는 일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대전농협(조합장)이 농민 조합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마을별로 시차제를 적용, 수매 현장의 혼잡을 덜어준 것을 비롯 고령 노인과 부녀자들인 농촌 현실을 직시해 인력을 동원해 하역 작업을 전담토록 하는 한편 아침을 거른 이들을 위해 컵라면과 커피, 음료를 제공해 실의에 빠진 농민들의 용기를 북돋아줬다.
하저호 대전농협장은 "올해 보리 작황은 900평에서 45가마를 생산할 정도로 대풍년을 거둬 잉여곡이 농가에 남아 처리 문제에 골몰하고 있는데 시중 양곡상들은 수매가보다 1만원 가량 싼 2만5000원에 매입하고 있어 농민들의 소득 보전 및 보리 가격 지지를 위해 수매 물량 확대 조치가 필요하다"고 농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과잉생산이 예상되는 쌀보리는 수매일정에 따라 지역별 자체 수매물량 조정과 민간수매 확대 등을 통해 조절해 가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쌀보리와 겉보리 등 곡종간, 시군간 물량조정 등을 해주도록 전남도에 건의할 계획이다" 며 "지역농협과 농산물품질관리원, 출하 농민대표 등과 함께 수매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원만한 수매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리 수매 일정은 다음과 같다.
△22일: 대전 △23일:수북, 대전 △24일:봉산, 수북 △27일:담양, 월산 △28일: 금성, 수북 △29일: 고서, 창평, 수북 △30일: 무정, 대전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