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 어느 해 여름에 친구 따라 담양에 놀러왔다가 광방천에서 목욕을 한 적이 있다. 그 후 광주, 목포등지에서 생활하면서도 언젠가는 산 좋고 물 좋은 담양에서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4년에 담양교육장으로 발령받아 메타세콰이아 길이 펼쳐진 금성면 끝자락에 터를 잡아 나무와 꽃을 가꾸며 12년째 생활하고 있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담양의 인구(취학아동)는 점점 감소되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젠 교육 때문에 담양을 떠날 필요는 없게 되었다고 본다.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보면 (현재 고1부터 해당) 대학입학에 고등학교의 내신 성적 반영비율이 대폭적으로 반영되므로 도시학생에 비해 이곳에서 다니는 학생들이 훨씬 유리하며,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에서는 높은 내신성적을 획득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농어촌 학생 특례입학이 3%에서 4%로 확대되어 더욱 유리하다. 이러한 유리한 제도뿐만 아니라 담양고, 창평고 등에서는 이미 교육환경개선에 많은 투자를 하여 장학금, 기숙사 무료입사, EBS 교육방송수업, 수준별 선택별 수업 등 타 도시학교 보다도 더 많은 노력으로 좋은 대입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자녀 교육을 위해 담양을 등졌던 사람들이 되돌아 올 날도 멀지 않았다.
그리고 인근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잇는 편리한 교통과 추월산 금성산등 수려한 산세로 공기 좋고 물이 좋아 최적의 생태도시의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몇 평의 텃밭이라고 가꾸며 도시로 출퇴근하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요즈음 논두렁, 밭두둑을 태우다가 크고 작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데 과학적으로 별 효과가 없는데도 불을 내고야 만다. 나무는 산소를 만들어주고 흙 속에 물을 머금게하는등 우리에게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혜택을 준다. 야산들이 불이나서 민둥산이 되고 또 묘지로 변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땅의 모든 생명체는 흙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통체이다. 인간 역시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나는 것을 먹고 흙과 더불어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갈 존재다. 이제 우리는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등은 적게 쓰고 쓰레기, 삼푸와 세제는 절반으로 줄여 흙을 살리고 유기농산물을 애용하고 나무를 심어 아껴둔 담양 고을이 자연친화적 생태고장으로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란다. /이인우(전 담양교육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