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 뜻을 같이하는 200여명의 과학기술인들이 대전의 모 호텔에서 모임을 가졌다. 과학기술인이라면 거창한 박사들 그리고 교수들의 집단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날 모임에는 대학교수, 전문의, 박사급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건축기술자, 용접기술자, 재단사 등 현장노동자 그리고 자영업을 하는 음식점 주방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각기 다른 직업군의 관련자들의 모임이었다.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동안 분임조 토론이 시작되었고 모두들 자기 지역의 경제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발표하는 장이 되었다. 한편으로 필자의 마음은 오랜만에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무거운 마음을 벗어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필자와 함께 참석한 구소련 연방국에 위치한 몰도바인 공학자 블라드라는 친구는 우리들 토론을 관심있게 주시하면서 우리의 정책들 중 자기의 고국에 사용할 수 있는 정책들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눌 수 있었다. 본 기고에서는 필자가 담양에서 거주하면서 느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인구와 기업체
경기도의 최 변방 포천군은 지난 10월 포천시로 승격되었다. 인구수가 13만의 도시로 중소기업수가 3000 여 개이며 종업원수가 2만 여명 정도 된다고 한다. 포천이 시로 승격된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으나 수도권에 근접한 군사도시로서 군부대의 집중, 수도권이라는 잇점 마지막으로 풍부한 관광자원을 등지고 유동인구증가로 인하여 자영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도시가 자생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인구수는 최소 10만명 정도이다. 우리 담양군도 13만명 이상 되는 과거도 있었다. 하지만 옛말이고 이제는 인구수가 겨우 5만을 턱걸이하고 있다.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지역 인구증가를 위해서 교육환경 등 몇 가지 요인 있겠으나 주민들이 잘사는 곳이 된다면 인구는 자연히 증가될 것이다. 주민이 잘사는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 문화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해야하나 반드시 지역경제가 활발히 돌아가야 한다. 기업체가 없어 취업이 어려운 요즘 특정학교와 특정기업체를 결연하여 취업을 알선하는 방법이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에 대해서 필자는 한편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취업결연 방법은 지역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타지역으로 보내버리고 인구수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그물이 필요하다.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 그물을 짜는 시기가 되었다. 다시 말하면 지역에 제조업의 유치가 필수이다. 2000년까지 정리된 담양군 관내 산업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사업체수는 약간의 증가추세이고 종업원수는 약간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제조업의 경우 사업체수 및 종사자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기타공공ㆍ사회 및 개인서비스업이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초 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담양군 지역경제인협의회의 출범을 위한 사전 준비모임을 갖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 이 모임 결성에 노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염려스러운 것은 일부 단체와 같이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에 그치지 말고 그 이상 몇 배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2. 기업유치만이 살길이다.
삼성전자 백색 가전공장이 광주지역으로 이전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지난 5월 삼성전자 협력업체 초청설명회를 갖고 도내 이전에 관심을 표명한 20여 개 업체와 부지 안내 및 상담 등 투자유치교섭을 벌이면서 저렴한 공장부지와 물류비, 행정서비스 전략 등 사안별 프로젝트를 개발, 전남 지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H 물산 등 8개 기업이 인근 장성 지역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는 농촌 지역 고용인력의 증가와 더불어 입지 인프라 시설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이들 업체는 앞으로 180억 원의 투자비 등을 신규·증액 투자할 예정이어서 수백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생태도시도 좋다. 환경도시도 만족한다. 하지만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앞서야 한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담양지역의 제조업 숫자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상태이다. 삼성전자의 일부가 광주로 이전함에 따라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혜택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수원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의 협력업체 대표들을 맨투맨식 기업방문 활동으로 담양지역을 홍보해야할 것이며 지역 연고기업을 발굴하여 보다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전 의사가 있는 기업에는 충분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 상장된 중소 또는 중견기업 하나가 담양으로 이전할 경우 기업에 납품하는 1차 및 2차 벤더회사들이 함께 이전하는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지역 실업율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 인구증가에 따른 지역 경제의 활성화 및 교육여건이 보다 강화될 것이다.
3. 지역 발전을 위해서 준비해야할 일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성요소가 갖추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공학을 하는 사람이기에 청정제조업체 유치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한다. 담양군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대나무를 이용한 특화단지조성에 상당한 힘을 투자하고 있다. 고용창출을 고려할 때 또 다른 특화단지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 담양군의 경우 호남고속도로와 88고속도로가 관통하고 멀지 않은 곳에 서해안 고속도로가 위치하고 있다. 또한 광주 제2 순환도로를 끼고 있어 교통이 상당히 발달한 곳이다. 따라서 산업자원부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광주·전남지역본부에 위탁한 네트워크허브사업중 한 방면의 특화 산업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일부공장이전, 기아 자동차 광주공장, 첨단광산업단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어떤 산업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들 대기업을 상대로 한 많은 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생각하면 무공해 특화산업단지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로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산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필자는 반짝 축제가 아닌 지속적인 관광산업에 고심했던 적이 있다. 우리지역의 경우 광주와 너무 인접한 것이 단점 아닌 단점으로 관광에서만큼은 작용할 수 있다. 관광사업은 크게 관광자(traveler), 관광기업(tourism enterprise), 관광대상, 관광추진기관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관광대상은 다른 말로 관광매력물,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관광을 할 때 보고 듣고 체험하는 모든 것들이 모두 관광대상,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관광자원을 유지 발전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관광시설에 대한 투자 없이는 구경만 하고 그냥 지나가서 관광으로서 담양관광에서는 주민의 소득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 관광소비자를 위한 과학기술과 연관된 테마를 개발하여 하룻밤 묵어가는 관광산업전략과 전략을 위한 관광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이 유동인구를 증가시켜 상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부 잘 나가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속적으로 유동인구가 줄지 않는다. 관광산업이든 또 다른 일이 있든 유동인구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유동인구의 증가를 위해서는 특정기관의 유치 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손현철(공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