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장마철이면 공기중에 포함되어있는 습도의 증가로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계절이다.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여름철 일년강우량의 2/3 정도가 편중되어있다. 우리속담에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너무도 풍부하기에 전해온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가 어렸을 때 물통 나르기 생각이 지금도 뇌리를 스친다. 지금에 와서는 모든 가구가 자동펌프의 설치 또는 상수 관로망으로 물지게는 박물관에서나 보관하고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물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물과 더불어 이루어져왔다. 과거 황하, 메소포타미아, 겐지스 등 문명을 이루는 곳은 반드시 강이라는 수자원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물은 문명의 성패를 결정지었다. 근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산업을 발전시키는 기본적인 힘으로 수력의 개발이 잇따라 이루어졌고 언젠가부터 많은 국가들이 급속히 물 부족 상태에 도달하여 사회,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즉, 물과 삶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물에 의한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물과 관련된 치수(治水)정책은 인류문명을 꽃피운 원동력이 될것이다.
1. 물과 생명체
물은 과학적으로 볼 때 생명체 존재 유무를 판단한다. 물이 있는 곳이면 생명체가 존재하고 그로부터 생성된 생명체는 물을 근본으로 생명을 유지해간다. 물은 지구생태계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서 1940년 23억명이던 세계인구가 2025년에는 83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라 물소비량도 급증하여 지난 50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세계 80여 개국에서 세계인구의 40% 가량이 만성 물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이후 사회 및 경제발전에 따라 물수요가 급증하고, 도시화 산업화로 인하여 용수수요가 대량화, 집중화 되고 또 수질오염으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물이 공짜"라는 고전적 잘못된 생각에서 기인한 것으로 물의 유한성 및 수자원 보전의 중요성 나아가서는 물절약의 미덕에 대한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자원은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2. 물과 기상이변
공기중에 수분이 없으면 호흡기 질병과 같은 병마와 싸워야한다. 물은 생명유지, 생활환경 그리고 기상과의 불가분한 관계의 중심에 놓여있다. 지난 3월 초 따뜻한 봄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등 이상 기온은 기습적인 빙하기 도래를 그린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시켰다. 지난 3월 초순 동해안과 태백산맥에 때 아닌 대설이 내린 데 이어 지난 같은달 11일에는 한겨울 내내 눈 한점 없던 부산에 엄청난 폭설이 왔다. 최근 장마가 시작되면서 국지적인 게릴라성 폭우가 집중되고있다. 최근 10여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기상이변인 것이다. 기상이변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나온 말로 보통의 경우 인명과 재산피해를 동반할 경우에만 기상이변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생명체는 물이 없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이이러니컬하게도 기상재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물로 인한 홍수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장마가 오기 전 무더위를 동반하고 일부지역에서는 식수고갈에 시달린다. 이후 장마폭우, 집중호우로 인하여 많은 재산피해를 가져오며 열대야현상을 동반하다 태풍으로 인하여 다시 큰 피해를 남긴다. 기상이변 또한 물이 그 원인이다. 적도와 극지방을 오가는 바닷물에서 일어나는 열 순환의 고리가 지구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으면서 극지방의 높은 염분 농도가 낮아져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열 순환고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기상이변은 추위와 더위를 구분하지 않고 인류를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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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힘은 기후와 생태계를 다스린다.
기후변동이 잦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의해 기존 과학으로는 그 파급 효과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돌발기후변화’의 조짐이며 돌발기후변화란 자연계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상태에서 살짝 건드리는 정도의 자극만으로도 엄청난 기후 변화가 생긴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이런 기상이변의 원인은 2～8년마다 발생했던 엘리뇨가 최근 매년 12월을 전후로 남태평양 해역에서 몇 달씩 계속되어 편서풍(무역풍)이 약화돼 방향을 바꾸면서 호주 인근에 있는 따뜻한 바닷물이 적도 일대를 따라 남미 해안으로 동진 하게 되고 그 결과 남미에는 폭우 또는 한파가 발생한다. 이상기후는 세계각지의 폭우 폭설, 온대 한대 열대 등 고유의 기온대를 사라지게하고 극지방의 빙하를 후퇴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3한 4온 날씨 분포가 불규칙해지고 여름철 대구분지의 고온현상이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는 현상, 동?식물의 서식지변화, 식물들의 사멸 혹은 이상 번식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기상청 발표자료에 의하면 1904년부터 관측된 기상 자료는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5℃ 상승해 지구 평균 온난화보다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강수일수는 감소한 반면 호우 발생반도는 증가해 생태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강수량이 현재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양질의 물 관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4.점점 더 부족해질 물을 얻기 위한 노력들
물이 상품으로 나온 지도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산업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물의 사용량은 계속해서 증가하지만 생태계의 파괴와 수질오염 등으로 말미암아 공급량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자원으로서의 물의 값어치는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2천년대는 기름 값보다 물 값이 더 비싸지리라고 예상한다. 앞으로는 국제분쟁이 기름이 아닌 물 때문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한정된 물을 더 많이 얻기 위한 나라간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며, 물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나 기술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빼내어 민물로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은 오래 전부터 거듭되어 진행되어왔고 세포막과 같은 특수한 막을 이용하여 소금을 걸러 내거나 끓여서 민물을 얻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담수화 공장은 전 세계 3천 5백여 곳이나 되는데, 물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해마다 15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공기 중에 있는 습기를 물로 만드는 기계가 개발되었다. 아주 찬 물체를 공기 중에 내어놓으면 그 표면에 물기가 맺히는데 이 원리를 이용해서 공기로부터 물을 짜낸 다음 정수과정을 거쳐 깨끗한 물로 만들어 식수로 이용한다. 칠레의 한 어촌에서는 안개로 물을 만드는데 안개가 짙은 곳에서 밤에 헝겊을 내걸어 습기를 빨아들이게 한 뒤, 다음날 아침에 헝겊을 짜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이용해서 높은 지대에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플라스틱 물 수집판을 얹어 안개속의 작은 물방울을 모아 먹는 물을 생산하기도 한다. 또 세계 각국은 구름에 영향을 주어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이미 실용단계에까지 와 있다. 귀중한 수자원을 아끼고 보전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충분한 물을 얻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