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작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 느타리버섯→표고버섯→새송이버섯으로 이어지는 버섯류 특화사업, 깻잎→시금치→상추→딸기 재배로 계보를 이어가는 시설하우스 특화사업, 땅두릅→복분자로 연결되는 특용작물 특화사업 등 끊임없이 새 소득작목을 개발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는 농협이 있다.
바로 인근 장성 백양사농협(조합장 양삼수).
내장산 자락에 위치해 평야가 적은 백양사농협으로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소득작목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조합원이 어려운 농촌에 뿌리를 내릴 수 없다고 판단,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새송이버섯은 전국에서도 그 유례를 꼽기 힘들 정도로 성공한 대표적인 소득작목이다. 백양사농협의 버섯류 연간 취급액은 2002년 6억7500만원에서 2004년에는 12억3100만원으로 2년 만에 두배 가량 뛸 정도의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버섯과 함께 백양사농협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둬 농가에 보급하고 있는 작목은 복분자다. 지난해 5농가가 개별적으로 재배하던 것을 올해는 본소(북이면)와 지소(북하면)에 각각 56명과 47명으로 복분자 작목반을 조직, 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다.
백양사 농협은 복분자를 쌀 대체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장성군과 협력관계를 구축, 올해 복분자를 입식하는 농가에 대해 묘목 입식비 50% 지원 등 10a(300평)당 100만원 가량의 자재대금을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해 이미 지난해 계획단계에서부터 ㈜보해양조와 구매 약정까지 체결한 상태다.
특히 양삼수 조합장은 조합경영을 농가소득 개발사업에 높은 비중을 두고 주력해 오면서 전북 고창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복분자를 지역 특화작목으로 개발해 집중 육성하고 나섰다.
북일·북이·북하·서삼면에서 생산되고 있는 복분자는 지역적으로 복분자가 잘 재배되고 있는 고창지역과 인접해 있어 상품성이나 품질면에서 비슷하지만 행정과 농협의 지원을 비롯 농가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져 성장 가능성은 무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백양사농협은 고령농가가 많은 현실을 감안, 농협 차량을 이용해 농가 재배지를 직접 돌며 순회수집을 함으로써 일손을 덜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 보급은 물론 농가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수렴 이를 해결하는 민원 이동 봉사 활동도 함께 전개하는 등 새농촌 새농협 운동의 모델이 되고 있다.
양 조합장은 이들 재배농가들의 닫힌 사고를 열어주기 위해 고창 복분자 재배단지에 견학과 함께 장성군 농업기술센터 기술자를 초청, 식재 및 재배관리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역 특화작목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북이면 복분자작목반원 최중환씨는 “그동안 농협에서 권장한 작목을 입식해 제대로 재배한 농가는 실패를 모르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서 “복분자도 소득분석 결과 쌀농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농협의 권장을 수용, 재배에 나서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300여평에서 복분자를 수확하고 있는 유재홍씨(북이면)는 "웰빙시대를 맞아 너도나도 가릴 것 없이 복분자 재배에 뛰어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관행농법에서 탈피, 대나무를 활용해 만든 담양산 친환경농자재 죽초액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실제 영농에 사용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며 "이르면 내년경 친환경 인증을 받아 차별화를 도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복분자 소득이 좋은 것은 농협에서 일괄 수매, 가격형성이 안정적인데다 저농약 재배를 함으로써 친환경 농산물로 인식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내에서도 금성·용·대전면 일대에서 일부 선도 농가들을 중심으로 복분자를 재배하고 있다. 앞서가고 있는 타 지자체 농민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기에 직면해 있다. 나아가 농협과 행정에서도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분자는 산딸기의 일종. 어려운 한자로 포장돼있지만 복분자로 담근 술을 먹으면 요강(盆子)을 뒤집을(覆) 정도로 힘이 세진다는 질펀한 해학이 숨어있다.
나무딸기의 일종인 복분자(覆盆子)의 유래에 대해서는 명나라 때 한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두 가지 설(說)이 소개돼 있다.
첫째 열매의 생김새가 물동이(盆)를 엎어 놓은(覆) 것 같은 데서 생겼다는 설이다. 둘째 복분자를 먹고 소변을 누면 요강이 엎어진다는 설로 복분자주 애호가들이 좋아한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백양사라는 관광자원과 연계한 경관농업을 생각하면서 농가소득과 직결된 현실적인 경제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복분자 단지 조성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양 조합장은 복분자 단지 조성에 앞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보해양조와 2005~2007년 3년간 구매 약정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안정적 판로 확보문제를 선결, 수확이 본격화됐을 때를 대비한 방책을 마련함으로써 농가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농가들과 함세 바삐 복분자를 수확하며 말을 이어간 양 조합장(사진)은 “보해라는 대량 구매처 확보로 당분간 판매에는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않고는 제값 판매가 쉽지 않다”면서 “지난해 입식한 농가를 중심으로 일부 수확량은 급속 냉동시설을 갖춰 싱싱한 생과 상태로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 조합장은 “복분자 열풍을 타고 각 자치단체별로 복분자 재배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개될 선의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원 농가들이 서로 복분자 재배기술을 교류하는 등 복분자 생산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 조합장은 "복분자의 값어치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까지 수확한 것을 얼마나 신선한 상태로 장기 보관 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생각한다" 며 "여름 방학을 맞아 팜스테이 접수를 받아 복분자의 은은한 향과 달콤한 맛이 살아있는 쥬스, 생과일 음식 메뉴 개발 등 복분자의 다양한 활용도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양 조합장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는 농민들이 있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 작목반원들이 한마음으로 일사불란하게 신기술을 습득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친환경 인증을 받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복지 농촌 건설은 꿈이 아니고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