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말, 호남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호남인구가 525만136명인 충청인구보다 408명이 적다고 보도된 것이다. 일부 언론은 “조선 태종이 호구조사를 한 이래 6백여년 만에 호남인구가 충청권 인구에 뒤쳐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조선과 일제강점기는 물론 광복 후까지 충청권의 1.5~2배나 되는 인구가 호남에 살았다. 호남인구가 충청권에 역전된 뒤 인구 수 차이 속도도 눈부시다. 두 달 만인 7월말, 525만6611명인 충청인구는 호남보다 6656명이 많아 한달 평균 3천여 명씩 차이를 벌리고 있다. 연간 4만 명에 육박하는 무서운 속도다. 충남 서북부와 충북 개발 여파로 앞으로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1949년 전국인구 점유율은 영남 31%, 호남 25%, 충청 16%였고, 60년에도 각각 32%, 24%, 16%로 비슷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경부고속도로축인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되며 호남권의 이농과 인구유출이 극심했다. 그나마 충청권은 경부고속도로축 중심과 수도권에 가까운 이점 때문에 유출속도가 느렸으며, 수도권의 포화로 10 여 년 전부터 충청권이 집중 개발되며 인구가 급증한다.

호남인만 서울, 경기, 인천으로 부산, 울산, 경남, 경북에 대전, 충청, 제주로 뿔뿔이 흩어졌다. 60년 말 2499만여명 전국인구 중 호남인구는 594만여명으로 전국 23.77%를 차지했다. 호남인구는 70년 20%, 80년 16%, 90년 13%로 반 토막 난다. 같은 기간 충청은 6%, 영남은 3% 감소에 그쳤다. 올해 7월말 전국인구는 5106만  여명으로 반세기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으나 호남인구는 524만9955명으로 전국의 10.28%로 전락했다.

사회적 이동이 없었다면 1214만명이었을 호남인구 중 2세를 포함해 689만 명이 타향살이를 한다. 앞으로 노년층이 많은 호남은 자연 인구감소도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호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러할 때 민선 6기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도정 최대목표를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으로 잡은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은 최소한 5년 이상을 내다보고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전남에 일자리가 아무것도 없는데 청년들이 갑자기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청년이 떠나지 않은 전남’도 중요하다.

이낙연 지사는  "매년 도내에 8천여명의 대학 졸업자가 발생하지만, 이 중 1천300여명만이 도내에서 일자리를 찾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거나 취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에서 기른 인재가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로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전남도의 도정의 정책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으로만 키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나는 지난 10월 도정질문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도 중요하지만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남’에 관해서도 정책을 실시하라고 지사에게 제안했다. 이 정책은 지금 당장부터 필요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전남도 교육청과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청년이 떠나지 않은 전남’을 만들기 위해 도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남에 소재하는 대기업이나 튼실한 중소기업과 과학화된 영. 농업종사자, 성공한 사회적, 마을 기업 등을 견학과 체험활동을 시켜 전남을 떠나지 않고서도 학생들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농어촌에서도 억대 연봉자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해 전남 도내에서 1억원이상 고소득을 올린 농가는 865가구로 나타났다. 물론 타 지역에 비하면 초라한 편이다. 그런 만큼 전남농업이 청년들에게 앞으로 기회도 많다는 반증이다. 또 초, 중고 학생들에게는 전남의 문화유적지 관광지등을 보여주고 체험시켜 전남의 뿌리를 알게 해야 한다.

호남권의 인구 감소와 인구 유출이 불균형 개발로 인한 취업기회와 교육·문화 인프라 부족이 원인이라고 누구나 지적할 수는 있다. 이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그런 와중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 빨리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남’을 정책으로 만들어 내고 실행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빠른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