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나라를 위해 전장에서 목숨 바쳐 싸우다 죽어간 전우들의 아우성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호국보훈의 달을 맞은 대한무공수훈자회 담양군지회장인 신광식 옹(76, 사진 )은 아픈 상흔을 토로했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군에 입대해 안동지구 전투사령부 소속으로 공비 토벌은 한 이듬해 6.25동란을 맞아 보병 2사단 사령부 법무참모부 소속으로 평안남도 덕천에서 중공군과 인민군에 포위돼 사경에 처한 전우들을 살려내기 위해 미공군과의 무전 연락을 통해 지원 사격을 받아 포위망을 뚫게 한 공을 세워 화랑무공 훈장을 수상한 신씨지만 6월은 아직도 잔인한 달이다.
현재 66명의 무공수훈자회를 이끌면서 팔순을 바라보는 노구에도 회원들의 신상을 거의 모두 꿰뚫고 있을 만큼 열정만은 조국을 위해 전장을 누비던 청춘 그대로다.
“사회를 이끌고 있는 중추세력들의 거의가 전후세대 인만큼 현충일이 단순한 공휴일로 인식돼 가는 것이 이젠 섭섭하지도 않다”는 신 회장은 그러나 젊은 세대들이 국가를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졌던 회원들을 귀찮은 노인 취급하는 것만은 야속하기 그지없다.
회원 대부분이 칠순의 나이로 대부분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이라 외롭고 쓸쓸함과 싸우며 보내는 세월인 만큼 6월이면 먼저 세상을 떠난 전우와 회원들 생각에 가슴이 더욱더 짠해지기만 하단다.
정부로부터 매월 10만원의 명예수당을 지원 받고 있지만 담배 값도 못되는 형편이고 평생을 따라 다니는 전쟁 후유증으로 회원 대부분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위안 삼아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신 회장은“현충일이면 기념식장에서 불려지는 현충일 노래의 첫 귀절처럼 영원히 기억해 주기를 원치는 않는다. 한달 아니 하루만이라도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조국을 위해 산화해 간 전몰용사와 전쟁의 상처와 평생을 씨름하며 살아온 상이군경들에 대한 아픔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 임에도 조기를 게양하는 사람들이 드물어 씁쓸하다”며 “행정당국도 전시행사에만 치중하지 말고 태극기 게양운동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