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벗 김효석의원이 호주제폐지를 반대하고, 나라에서 부총리 직을 주며 불렀으나 사양하고 나가지 않았다. 세상에서는 김의원을 우수의원이라 칭하며 한국인상을 주었다. 벼슬을 사양하는 것은 세상에서 보기 드문 일이며, 시류를 어기고 호주제를 지키자고 하는 것도 또한 드문 일이다. 나라사람들이 칭송하는 것이 태산과 같이 크니 이와 같이 정을 표하는 것도 또한 근래에 드문 일이다)
이 글은 산암(汕巖) 변시연 선생(사진)이 김효석의원이 교육부총리직을 사양하고, 호주제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데 대해 을유년을 맞아 지은 글이다. 팔순이 넘은 선생이 김의원을 오우(吾友)라고 표현한 것은 첫 구절부터 정을 담은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위시(違時)에서 時는 시류(時流)로 세상의 흐름이라는 뜻이다. 여성들의 표를 의식하여 정치인들 대부분이 호주제 폐지를 찬성하는 입장인데 반해 김의원이 호주제를 지켜야한다고 한 것을 격려한 말이다. 山은 泰山北斗의 줄임말로 사람들이 존경하여 우러러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변선생이 누군가에게 칭찬하며 정을 표하는 글을 써준 일이 근래에 들어 드문 일이라는 것을 밝힘으로 이 글이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汕巖 변시연 선생은 한국고전연구회장으로 우리나라 보학(譜學)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고전연구회는 대학교수, 연구원 등 2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