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담양군 모 사회단체 상임부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받았다. 그런데 이 초대장은 여느 때 받은 것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었다.
내용인 즉 취임 축하 화환은 절대 사절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이런 내용이 명시된 초대장을 받은 적이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초대장은 축하 화환을 절대 사절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이 여느 초대장과는 달랐다. 그리고 축하 화환을 보내는 대신에 그 돈으로 다른 것을 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 초대장에는 꽃 대신 쌀을 사 달라는 내용을 명시해 놓았다. 그것도 담양의 브랜드 쌀을 사 달라고 했다. 그 쌀을 사주면 불우이웃을 돕고 관내 학교에서 육성하고 있는 체육선수들에게 기증하겠다고 했다.
참으로 기발하고 신선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발상이었다. 그리고 이 의도에는 담양의 브랜드 쌀을 매입함으로써 담양의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일정이 맞지않아 참석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동참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많이 생겨서 희망이 넘치는 담양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흔히들 생각이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생활에서 실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번에 나에게 그 색다른 초대장을 보낸 고향의 후배는 이 일을 실천에 옮겼다. 그 후배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요즘 나라의 경제사정이 무척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담양지역도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다.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경제사정이 어렵다 보니 사람들끼리 오가는 인정도 예전 같지 않고 삭막해질데로 삭막해져 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웃사촌이라도 말도 찾아 보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경제 불황 타령만 하면서 이웃과 담을 쌓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서로 서로 마음을 열고, 막힌 물꼬를 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고 나아가서 큰 바다를 이룬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꽃 대신 쌀을 원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담양에는 분명 탐스런 희망의 열매가 열리게 될 것이다.
기발한 생각을 해 내고, 비록 작지만 참으로 위대한 일을 실천한 고향의 후배에게 거듭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