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실과장들이 군수의 관내 거주 지시와 관련, 공직내부는 물론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지난해 10월 최군수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연말까지 실과소 읍면장들의 관내 거주를 지시했으나 실행에 옮긴 실과장이나 읍면장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본청 실과장중 박기호 문화레저관광과장만이 유일하게 관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실제 거주하고 있을 뿐 나머지 실과장들은 대부분 광주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두되고 있는 인구 유입 운동에 배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침체된 경제를 걱정하는 지역정서를 감안해 공직자가 솔선수범해 달라는 군수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과장들 대부분이 자녀들의 교육문제와 주택 인프라 부족, 문화의 질 저하 등의 이유를 들어 행동에 옮기지 않고 있다.
민선 3기 들어 최 군수가 공직자가 관내 거주시 인사고과에 가산점(2점)을 반영한다는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까지 관내 전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실과장들에게는 무용지물로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
실제로 1년에 두차례 실시하는 근무평정에서 1회에 한해 실제 거주자에게 2점의 가산점을 부여, 동일직급에서 승진시 유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공무원 574명중 31%인 170여명만이 가산점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공무원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어 강도 높은 유인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또한 관선시절부터 거론된 공무원들의 실제 거주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최고 책임자의 실천의지가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용두사미식으로 진행 된데다 소나기 피하는 식으로 주민등록만 이전하거나 단칸방을 얻는 것으로 여론의 화살을 빗겨나간 전력(?)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실과장들이 관내 거주에 소극적인 반면 승진을 염두에 두고 있는 6급 담당들의 발걸음은 빠르기만 하다. 곽병연 사회보장담당이 가족들과 함께 담양으로 이주하기 위해 집을 마련한 것을 비롯 많은 이들이 내집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인구 늘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종필 담양청년회의소 회장은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줄어든 것은 인구요 늘어난 것은 빚 이다는 말의 의미를 공감케 한다" 며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생각은 없으나 주민을 위한 공복으로서의 책임감에 더 비중을 두어 담양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 '모이는 담양서 먹고 알은 광주에 낳는다'는 비아냥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관외에서 출퇴근하는 실과장들의 입장 표명 요약.
▲ 차상준 기획예산실장: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예전부터 실천에 옮기려고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늦어졌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고향인 봉산면 도고리에 마련한 주택의 개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주할 계획이다"
▲ 김경식 지역경제진흥과장: "지역경제 활성화를 담당하고 있는 주무 과장으로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공직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 실제 거주해야 한다는 것이 주류로 이 흐름에 거스르고 싶은 생각이 없고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주택이 마련되는 데로 이주할 생각이다"
▲ 김 용 환경녹지과장: "공복으로 당연히 해야할 일로 남이 시켜서 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해야 할 일로 여기며 예전에 영암에서 근무할 때도 스스로 자취방을 얻어 거주했었다. 주거공간이 마련 되는 대로 옮길 생각이다"
▲정남래 생태도시과장: "자녀들이 성장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어 구정을 전후해 집사람과 함께 담양으로 이사올 계획이다"
▲조재휘 친환경농정과장: "지난해에 담양으로 이사를 오려했으나 자녀들의 학교 문제와 직장이 해결되지 않는 등 제반 여건이 맞지 않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올 상반기중 예전에 거주했던 월산면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 강성남 자치행정과장: "인구 유입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잇는 담당과장으로서 미안함을 느낀다. 2월중에 거주할 공간이 마련되면 집사람과 함께 이사를 오겠다"
▲이주선 자치홍보과장: "대다수 실과장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상황으로 민간단체에서 인구 유입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을 언론 매체를 통해 접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월산면에 홀로 사시는 노모를 모시고 함께 살 방법을 강구중이다"
▲ 이정섭 민원처리과장: "실과장은 물론이고 전 공직자들이 전 주민들과 함께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이 마땅하다. 몸이 좋지 않은 집사람의 신병 치료를 위해 현재 부득이하게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차도가 보이는 대로 가산리에서 주민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 전희주 재무과장: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매매해도 담양에서 가족이 기거할 집 마련이 어려운 형편이다. 또한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의 출퇴근 문제는 물론 대학생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학비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빚을 내기도 어려운 상태지만 그 취지에 깊이 공감, 빠른 시일 내에 이사를 올 생각이다"
▲ 이문석 사회복지과장: "자녀 교육 문제는 해결됐으나 출가한 자식들이 맞벌이를 하느라 맡겨놓은 외손주를 양육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정년이 채 3년도 안남아 현재로서는 이주 계획이 없다"
▲차일환 지속가능건설과장: "주민들이 바라는 염원을 피부로 느끼고 있으나 이주시 자녀들과의 2중 생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광양시처럼 소형아파트나 원룸을 관사로 마련해 저가에 공급한다면 공무원들의 실제 거주가 붐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가족 전체 이주는 어렵고 혼자라도 이사해 용면에 거주하는 노모를 봉양하며 살 계획이다"
▲이석동 농업기술센터 소장: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노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자녀 명의로 임대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상태로 담양에 임대 아파트가 완공되는 대로 옮길 예정이다"
▲임영효 보건소장: "지방공무원으로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처한 상황에서 전 가족이 이사를 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다소나마 이같은 마음을 덜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하고 주유도 담양에서 하는 등 모든 지출을 지역에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자녀들이 성장하면 노후를 담양에서 보낼 계획이다"
▲서정복 상하수도사업소장: "담양을 나갈 때 이유가 있듯이 그 문제가 해소 돼야만 귀향 할 수 있다고 여기며 안사람이 이용하는 미장원, 세탁소 등 생활 여건이 만족돼야 하고 고 3 수험생 및 대학생 자녀가 졸업할 때까지는 어렵다고 여긴다"
▲이민관 대나무자원연구소장: "그 뜻에는 공감하고 있다. 자녀교육문제와 함께 오랜 기간 생활하면서 닦아온 생활기반을 두고 한 순간에 옮기는데는 무리가 따라 현재 상태로선 불투명하다"
▲주용호 의회사무과장: "국가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어렵듯이 개인적으로 삶의 터전인 집을 옮기는 것은 가정의 중대사한 일이다. 취지에는 마음이 같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늦춰지고 있다. 여건이 되는 대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서재근 전문위원: "교육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녀들을 두고 옮길 경우 2중 살림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직자들이 심적·경제적 부담을 털고 동참 할 수 있도록 군에서 마스터 플랜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