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이 되면 행정자치부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집행부에서는 익년도 예산안을 편성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지방양여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법정교부세율이 내국세 총액의 15.0%에서 19.13%로 인상돼 지방의 자율성이 높아진 반면 자체세입은 예년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금년도와 비슷하게(예산규모 1,500억원) 예산이 편성되리라고 보여 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치단체 250여개중 155개의 자치단체는 자체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등 재정규모가 영세한 실정이며 우리 담양군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자치단체의 기능과 사무가 증가되고, 지역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주민들의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질 향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계층간, 지역간의 형평성을 확보하면서 재정운영의 효율성, 투명성,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발전은 현재보다 더 소망스러운 상태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변화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향상을 통해서 가능하다. 양적인 성장만을 추구하거나 질적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면 균형감각을 잃게 되고, 그 성과 역시 거두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모든 군민의 삶의 질이 고루 향상되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부존자원을 활용하는 향토 산업이나 특산품 개발 정책을 추진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한 고용창출과 주민소득증대가 지방발전의 중요한 역할이며, 그러한 역할의 중추적인 기능을 예산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예산이 지역발전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도록 예산을 편성하여야 하며, 집행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지역 업체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군 예산이 열악하지만 그 규모면에서는 담양 인구 5만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약 3백만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집행부의 예산편성에 대해 의회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집행부에서 제출한 예산안에 대하여 삭감할 수는 있으나 새로운 비목을 설치하거나 증액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예산안 심의기능을 형식적이고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 특히 국?도비 보조사업이 전체예산의 56%(849억원)를 차지하고 있고 인건비등 경상적 경비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심의할 수 있는 부분은 전체 예산의 18%(28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 6년 동안 의정생활과 2년간 의장을 하면서 지켜보고 심의하였던 예산에 대해어떻게 편성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첫째, 노인복지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각 읍면에서는 노인의날 기념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로의 달을 맞아 지역의 노인들을 모시고 춤과 노래, 음식을 대접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행사로 평균 일천만원 정도 소요되고 있으며, 비용중 군에서 5백만원(일부 읍면은 4백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역민들의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행사를 치르고 있다. 현재 관내 노인인구는 9,785명(9월말 기준)으로 군 전체인구의 19.4%를 차지하고 있으나 군에서 지원하고 있는 5천9백만원은 전체예산의 0.4%에 불과하다.
또한 군 노인복지예산은 전체예산의 2%인 30억이나 그나마도 경로연금(군비 30%), 경로식당(군비 25%) 경로당 운영비(군비 25%), 노인교통수당(군비 85%)등 국가 시책에 따른 예산을 제외하면 순수 노인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예산은 1억원 정도로 매우 미약한 실정인 반면에 2004년도 대나무축제에 3억2천 4백만원(읍면 지원 7천4백만원 포함)이 공식적으로 지원되었으며, 기타 문화공연등에 추가로 지원된 사실을 볼 때에는 노인에 대한 지원액이 얼마나 미미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농사를 그만두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소일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지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시책개발 즉 단체가 아닌 소외되고 어려운 노인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예산을 획기적으로 지원하였으면 한다.
둘째, 제도개선을 통해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
집행부에서는 주민편의를 위해 10여가구가 사는 오지 마을에도 군내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각 마을 골목골목마다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 여겨지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적잖은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군내버스 등 버스운송업체에 2003년도에 7억5천여 만원(벽지 및 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 2억, 유가보조금 2억, 버스운송사업 재정지원 3억5천)을 지원하고 있으나 업체에서는 매년 손실 발생으로 버스 운행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면서 지원금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편의와 비용면을 고려하여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 진다.
또한 가로등은 방범과 저녁 늦게 왕래 하는 주민들의 편의를 목적으로 신설(8천여만원)과 유지 보수(3억2천만원)를 위해 4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가로등 설치나 관리의 필요성은 분명하게 인정되고 있으며 바람직한 시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구는 감소추세인데 지속적으로 가로등만 신설되고 가로등 전기료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지역을 대상으로 설치계획과 관리방안을 수립한 후 종합적인 관리(민간위탁도 검토)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노인의 달 행사 집행비를 보면 무대설치비, 각종 공연등이 전체비용의 50-60%을 점유하고 있다. 초대된 노인들을 위한 배려보다는 이벤트사를 위한 잔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읍면별로 각각 무대 등을 설치할 것이 아니라 군에서 일괄계약 등을 통하여 예산 절감방안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관행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경비에 대하여 제도나 운영면을 개선한다면 많은 부분에서 예산 절감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예산을 투입하자
우리군의 인구는 매년 감소추세에 있으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감소추세는 변함이 없으리라고 보여 진다. 물론 군과 각종 사회단체에서 담양인구 늘리기를 위해 각급 관공서와 기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담양 이주와 주민등록 이전을 촉구하고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지수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방법(직장)이 제일 중요하다. 읍내에서 이것저것 해봐도 좀처럼 할 만한 장사가 없다고 하며, 밤 10시만 되면 상가의 불이 꺼지고 중심가에는 사람의 왕래가 끊기면서 죽음의 도시처럼 변하고 만다. 이처럼 먹고 사는 방법이 없으니 담양을 떠나고 인구가 줄어드니 더욱 장사는 안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담양읍 에코 하이테크 농공단지의 조속한 개발과 함께 주거?교육환경 개선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군에서 어떻게 지원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한다.
넷째, 각종 사업의 재검토를 통해 예산을 절감 해보자
민선 3기가 시작되면서 ‘대나무’ 열풍이 불고있다. 대나무산업의 원시적인 틀을 깨고 신약, 신소재 개발 등 바이오 산업화를 위해 과감한 노력과 투자로 대나무신산업이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창출되고 있으며,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죽녹원 개발과 대나무 생태 공원 등에 200억 이상의 투자가 계획되고 있으며, 기존 857㏊의 대나무밭 면적을 2013년까지 3,000㏊로 늘리고 대나무 식재비도 지원할 계획이라 한다.
하지만 대나무신산업화의 대대적인 홍보로 지역이미지 거양에는 많은 효과를 얻었으나 그에 걸맞는 지역경제에 대한 효과는 아직도 미미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대나무신산업이 초창기이므로 아직은 그 성과가 미흡하지만 오래지 않아 대나무로 담양이 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나무신산업의 과실을 군민들은 맛볼 수가 없고 몇몇만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존 대나무밭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옛날과 같이 ‘생금밭’이 아니라도 농사만큼의 소득만 있어도 가꾸어 보겠지만 전혀 소득이 없으니 포기한다고 한다. 새로 대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대나무밭을 관리하고 소득을 높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나무밭이 돈이 된다면 군에서 대대적으로 식재하지 않아도 주민들이 알아서 식재하지 않을까?
대나무신산업과 마찬가지로 군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에 대한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A라는 사업에 1,000원을 투자하였을 경우 그 성과를 계상하고 1000원 이상의 측정값이 나온다면 지속적으로 투자하여야 하나 1,000원 이하의 측정값이 나왔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특히 농정분야의 국가나 도 지원 사업중 효과가 미미하거나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을 해야 한다. 또한 집행부의 사업성과 분석시스템을 강화하여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고 국?도비 보조사업이라도 성과가 없다면 과감히 배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섯째, 각종 선심성, 행사성 사업비를 과감히 줄이자
행정자치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한 예산중 선심성, 행사성 경비가 전국적으로 95년도 570억에서 97년에는 1,231억, 2000년도에는 1,583억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선심성 경비는 각종 격려금과 축조의금, 기념품대 그리고 과다한 수혜적 장학금 지급 등이며, 과다한 행사성 경비로는 지역축제와 공연, 문화행사비, 각종 체육대회 비용 그리고 교양강좌와 위문 행사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선심성 해외연수와 산업시찰, 단순한 친목단체, 종친회등에 대한 민간보조금 지급 증가 등이 그나마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건전한 지방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비지출의 증가는 지방행정 특성상 일정부분 이해가 되나 무분별한 소비성 경비와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되지 못하는 이벤트성 축제 및 행사비, 선거를 의식한 각종 수혜성 경비는 과감히 줄일 필요가 있다. 물론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에 대한 욕구 해소를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영화상영 등)도 필요하다. 그러나 투입과 효과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하고, 그러한 행사가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확신이 있는 경우에만 지원 하였으면 한다.
여섯째, 자신의 업종이나 지역만을 생각하는 아집을 버리자
민선 자치시대를 맞아 각 업종이나 지역별로 많은 자생단체가 결성되고 선거때 표를 무기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군비의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농업은 농업대로, 축산인은 축산인대로, 상공인은 상공인대로, 서비스업은 서비스업대로 자기 분야에 대해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고, 집행부나 의회를 상대로 꾸준히 요구하고, 표를 의식하다 보니 장기적인 비전없이 지원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어느 분야나 지역에 대해서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군민 모두가 자신의 직업이나 지역에 대한 아집을 버리고 군 전체의 비전과 발전방향을 생각하고 이해할 때에만 집행부에서 예산편성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담양의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으나 예산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군 재정수입이 국가에서의 보조금이든 군 자체수입(세금)이든 군민이 부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예산이란 공무원의 주머니속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군민 복지와 편의를 위해, 그리고 각 지역으로 균형적인 개발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효율성을 하나하나 따져보고, 그 시급성을 감안하여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 예산 본연의 기능을 다했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군 의회에서는 각종 사업에 있어서는 효율성과 성과를 철저히 분석하고, 각종 행사성 비용에 있어서는 지난 행사를 바탕으로 그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 보는 등 그 어느 해 보다 강도 높은 심의를 할 계획이다. 또한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무사 안일한 사고에 의한 예산 즉 지난해에도 했으니까 하는 식의 예산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삭감하여 군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고, 삭감된 재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초고령 사회에 들어서는 우리 지역을 최고의 실버타운으로 가꿀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