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3대 산성 중 하나인 금성산성(사적 제353호)을 품고 있는 산성산의 최고봉인 연대봉(603m)에 정상석이 세워진다.

용면 도림리와 금성면 금성리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고려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산의 지세를 최대한 활용한 전형적인 산성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산성은 주변의 연대봉, 운대봉, 시루봉, 노적봉, 철마봉으로 이어진 5개의 봉우리를 총 7,345m의 성곽으로 잇고 있다. 성 외곽은 대부분 절벽지대라 외부의 접근이 어려워 임진왜란 때는 의병의 거점이었으며, 동학농민운동 당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또한 1908년에는 일제의 침략에 항거하던 호남창의회맹소 본진이 머물던 곳으로 수십 명의 의병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수백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성 내외의 모든 시설은 소실되었으며, 한국전쟁 당시에 성 안에 남아있던 보국사(輔國寺) 마저 불에 타 주춧돌만 확인된다.

하지만 성 안에 27개의 우물이 있었다는 기록과 함께, 아직도 곳곳에 건물잔해와 음각문자 등이 산재해 있는 소중한 담양군의 문화유산이다.

이웃한 전라북도 순창군의 강천산 일대가 1981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고 구름다리, 인공호수, 인공폭포 등을 설치해 주요 관광지로 활용되는 것과는 달리, 담양의 산성산과 금성산성은 그 역사적 가치에 비해 제대로 가꿔지지 않았었다.

더구나 담양의 산성산 연대봉은 순창군의 강천산군립공원에서도 가장 최고봉임에도 정상석 하나 없이 홀대 받아 왔으며 지금까지 정상임을 표시하는 작은 철제 표시판 만이 높이 50cm의 돌무더기와 함께 산성산 연대봉을 지키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서울의 산악인 강인철(52) 씨는 지난 6월 담양군에 정상석 설치를 제안했고, 7월 초에 담양군 문화체육과는 이 제안을 채택해 오는 8월 9일 토요일에 산성산 연대봉 정상석 설치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강인철 씨가 참여하고 있는 아웃도어 전문업체 블랙야크의 ‘100명산 등정행사’의 산행리더 모임인 셰르파 80여명과 함께 하며, 그 취지를 받아들인 블랙야크(회장 강태선)에서는 설치비용일체를 부담키로 했다.

문화재청 지정 금성산성 지킴이인 동자암 보리스님은 “이런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비록 늦는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