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일처럼 마을일을 열심히 한다고 곱게 봐주신 주변 어른들의 칭찬에 용기를 얻어 응모했는데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되어 기쁩니다"
농민신문사가 주최하는 제23회 영농수기 부문에서 '산골마을 여자 이장 기쁨과 보람'의 작품을 출품, 영예의 대상을 받은 하진찬 창평 외동마을 이장의 소감(사진).
도시에서 자란 처녀가 산골 오지로 시집가 지낸 20여년을 기록한 하씨의 작품은 글의 구성과 표현이 우수한데다 여성의 관점에서 본 오늘날 한국 농촌의 기록이자 노령화하는 시골마을의 생활환경과 산업환경까지도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리더십의 모델이자 개인의 성장수기로 심사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텔레비전 화면에서 접하며 피상적으로 유지해온 추억속의 농촌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해 하씨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하씨가 되어 시골 여자로서의 삶을 경험한 것처럼 가슴이 메어오며 한 남자의 아내로서 가정을 영위해 가는 과정과 부녀회장과 이장 활동을 통해 산골 마을에 변혁의 바람을 불어넣는 과정에서는 벅찬 감동이 물밀 듯 밀려오는 것을 공감케 한다.
또한 그 동안의 노력에 만족하기보다는 마을을 문화 농촌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싶고 일상에 지친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는 쉼터로 만들겠다는 밝은 청사진까지 제시하는 대목에서는 위대한 어머니의 힘과 함께 강한 한국 여성의 이미지가 투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 이장은 "도시처녀가 어려움을 딛고 어엿한 농민으로 자리잡아 마을일에 나설 수 있도록 옆에서 용기를 준 남편과 지난 날 글 쓰기를 좋아했던 엄마가 글과는 거리가 먼 농촌 주부로 살아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큰 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애틋한 가족 사랑을 표현하는 것으로 말을 마무리 졌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