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2005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서 수여식에서 중소기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한봉섭 대나무바이오텍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오영교 행자부장관(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각 분야 신지식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분야 대나무바이오텍 한봉섭 대표
우리 군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나무신산업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대나무신산업 관련 중소기업체 대표가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냈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중소기업분야, 농업분야, 어업분야 등 10개분야 88명을 2005년도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 13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인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이번에 중소기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대나무바이오텍 한봉섭 대표는 ‘대나무신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향토부존자원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기술 개발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나무바이오텍은 대나무신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난해 1월 담양읍 삼만리 5000여평의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대나무숯과 죽초액 생산시설을 갖추고 이를 원료로 한 친환경농자재, 산업용 소재, 탈취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산림청으로부터 대나무숯과 죽초액에 대한 품질인증을 획득했으며 ‘죽초액 제조장치’를 비롯한 다수의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 탄탄한 회사다.
특히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05년도 중소기업 기술혁신사업 일반과제 공모에서 '죽초액의 속성 숙성기술 연구계획'이 연구지원 대상 과제로 확정돼 죽초액 생산기술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북대학교, 국립산림과학원 등과 협약을 맺고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관련기사 8면) /정종대 記者
(사례집 / "대나무를 향한 끝없는 열정") ...............................................................
“대나무를 향한 끝없는 열정”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나무바이오텍(주) 대표이사 한봉섭
지난 13일 88명의 대한민국 신지식인이 탄생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행정자치부는 88명의 신지식인들의 실천사례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이 사례집에 수록된 대나무바이오텍 한봉섭 대표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소개한다.(편집자)
기회는 구하는 자에게 반드시 오는 것일까?
이제 겨우 40대 중반에 접어든 청년 실업가 한봉섭은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서 태어나 줄곧 담양에서 성장했다.
1990년 가을 당시 전라남도 담양군에서 석주건설이라는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던 30세의 청년 한봉섭은 우연히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 당시 지역에서 청년회의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그에게 전라남도 청년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 산업시찰의 기회가 주어진 것. 그저 한국을 벗어나 외국에 간다는 막연한 설레임으로 해외여행길에 오른 그에게 일본 방문이 그의 운명을 돌려놓을 계기가 될 줄은 당사자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는 일본 곳곳을 둘러보면서 일본의 대나무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죽세공예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던 고향 담양의 대나무산업이 플라스틱 산업의 발달과 값싼 중국산 죽제품의 범람으로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지역경제는 쇠퇴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을 찾아 고향을 떠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청년 한봉섭은 일본 곳곳에서 대나무를 이용한 각종 상품들을 접하고는 일말의 기대와 희망을 갖기 시작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대숯이나 죽초액을 활용한 대나무신산업 제품들에 호기심을 갖게된 그에게 결정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케 한 곳은 일본의 한 온천이었다.
피로를 풀기 위해 온천에 들른 그의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대나무를 이용한 각종 시설들.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해 욕탕에 설치된 각종 대나무제품들을 보면서 그는 담양의 재산을 일본에 도둑맞은 양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했다.
온천 구석구석을 돌아본 그는 고향에 돌아가면 반드시 일본보다 더 훌륭한 시설을 갖춘 대나무온천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하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미래의 사업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귀국 후 자신의 구상을 실천에 옮겨보려고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고 오히려 미친놈 소리를 듣기가 일쑤였다. 다 망해가는 대나무산업에 뭐하러 투자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주위의 냉소와 어려운 현실은 일순간 좌절의 아픔을 안겨줬지만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는 대나무산업에 대한 열정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인생목표를 설정케 하는 계기가 됐다.
무려 10년의 세월을 와신상담해오던 그는 이제 그동안 구상해왔던 대나무와 관련된 사업을 손수 시작할만한 여력이 생겼다고 판단, 다시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 낯선 일본 땅을 혼자 밟은 그에게 일본은 10년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공항 판매점에서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대나무를 이용한 각종 제품들은 그에게 왕성한 의욕과 용기 그리고 사업의지를 다시금 불태우게 하기에 충분했다.
15일간의 일본 체류기간동안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나무제품들 중 상당수는 국내에서는 구경조차 못했던 것들이었고 다시 들른 일본의 온천 역시 많은 변화를 맞고 있었다.
그는 온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사진과 그림으로 담았고 그런 그를 손님들과 종업원들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했다.
일본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그는 고향 담양에 세워질 대나무온천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1년 당시 ‘대나무 추출물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효과’라는 생소하고 획기적인 용역을 전남대학교에 의뢰하게 된다. 당시 용역을 맡은 전남대학교 교수조차도 깜짝 놀란 이 용역이 대나무고장 담양에서 대나무신산업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될 줄은 당시로서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용역결과 대숯과 대나무추출물(죽엽, 죽초액)이 혈압조절과 신경통 그리고 피부트러블 등에 효능이 탁월하다는 것이 밝혀지자 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2002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하게 된다.
조심스럽게 부지를 물색하고 온천의 기본이 되는 좋은 물을 찾기 시작한지 수개월, 마침내 담양읍 백동리 1000여평의 부지에 ‘대나무건강랜드’라는 이름의 기능성 온천을 착공하게 됐고 이듬해인 2003년 1월 전국 최초로 대나무를 이용한 기능성 온천인 대나무건강랜드가 문을 열었다.
대나무를 활용한 기능성 온천 ‘대나무건강랜드’는 개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을 다녀간 고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지면서 단 시간 내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되어버렸다. 국내 유수 메이저 신문과 중앙 방송들이 경쟁이나 하듯 앞다투어 보도를 했고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여행사들로부터 문의가 잇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목욕탕에 들어서는 순간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모든 것이 대나무로 이뤄져 말 그대로 대나무밭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는 수많은 출향인들에게 대나무건강랜드는 사랑방이자 마을회관이요,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 수 있는 휴식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밀려드는 손님들로 한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불편도 초래했지만 이후 시설을 확장하면서 불편은 사라졌다. 지금도 거동이 불편한 지역의 노인들이나 농부증에 시달리는 농업인들, 특히 신경통 고혈압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목욕을 하고 간다. 그 중에는 이곳을 다닌 뒤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고마워하는 손님들도 많다. 한봉섭 대표는 그들에게서 칭찬과 감사의 말을 들을 때마다 긍지와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한다.
대나무건강랜드가 기능성온천으로 유명해지면서 제법 수익도 생기자 한봉섭 대표는 본격적인 대나무신산업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한다. 이 무렵 그의 왕성한 사업의욕에 날개를 달아줄 막강한 정신적인 후원자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대나무신산업으로 지역경제를 되살려보겠다며 대나무신산업화에 앞장선 최형식 현 담양군수다.
최형식 군수는 군수로 취임하자마자 지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대나무신산업을 설정하고 이를 군정중점시책으로 선정, 활발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기 시작했다.
한봉섭 대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용기 백배, 사업에 박차를 가해 2004년 1월 30일 담양읍 삼만리 5000여평의 부지에 1일 생산량 기준 한국 최고 규모의 대숯과 죽초액 그리고 죽력을 생산하는 ‘대나무바이오텍’을 준공,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게 되고 이후 ‘대나무바이오텍’은 대나무신산업의 메카로 불리우게 된다.
추운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준공식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산림청장, 군수를 비롯한 관내 각급 기관장, 주민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발전을 기원했다.
그로부터 2년, ‘대나무바이오텍’은 담양군의 중점시책인 대나무신산업의 표상이자 대나무 자원을 활용해 바이오산업에 접목시킨 유망 향토기업으로 각광 받으면서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숯은 인테리어 공예용과 농사용, 토양개량용, 염색용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돼 인기리에 시판되고 있으며 대나무추출물인 죽초액을 원료로 한 친환경농자재는 가히 환경농업의 혁명이라 할 만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농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대나무신산업에 대한 최형식 군수의 강한 열정은 한 대표의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담양군에서 대대적으로 펼친 대나무신산업화 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갖가지 신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산업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병행됐다.
여기에 힘입어 ‘대나무바이오텍’도 담양군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 받아 이를 제품으로 생산해냈고 자체적으로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죽초액 제조장치와 대나무숯의 제조방법 및 탄화장치, 죽력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는 한편 입욕용침지장치, 지압용 대나무침대와 숯부작 등 의장에 관한 지적재산권도 다수 확보했다.
이와함께 2005년에는 전국 최초로 대나무숯과 죽초액에 대한 산림청 품질인증을 획득, 품질에 대한 공신력을 인정받았으며 최근에는 중소기업청 주관 ‘중소기업 기술혁신사업 일반과제’에 응모한 ‘죽초액의 속성숙성기술연구계획’이 과제로 선정돼 지원이 확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사업이 발전되면서 우리나라 농업기업의 대명사격인 남해화학과 친환경농자재 분야 OEM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지역특화사업 협력업체로서 활발한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한봉섭 대표의 대나무신산업에 대한 끊이지 않는 열정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면서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담양군이 개발한 악취제거시스템 및 악취제거물질(BV탈취제)은 향후 우리나라 환경산업을 주도할 획기적인 상품으로써 ‘대나무바이오텍’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담양군으로부터 특허사용권과 기술을 이전 받아 본격적인 악취제거물질(BV탈취제) 생산에 돌입하기 위해 18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 BV탈취제 생산 전용 탄화로와 죽초액 회수 장치 등 제반 설비를 신설, 완공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설비가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대나무바이오텍’은 연간 대나무숯 1400톤과 죽초액 2,000톤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양산체계를 갖추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쾌적한 환경보호에 일익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한 대표의 자기관리 역시 사업만큼 열정적이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업윤리에 입각, 담양주간신문사를 설립하고 언론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담양군 장애인후원회장을 맡아 적극 후원하고 있으며 담양군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서 지역체육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전남대학교 농업개발대학원에서 식물자원생산이용 분야의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 대표는 향토부존자원을 활용한 지역특화산업 발전 공로로 지난해 KBS 광주방송총국이 선정한 ‘올해의 기획인상’을 수상할 당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기회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구하는 자에게 기회는 오는 것임을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대나무신산업의 메카 ‘대나무바이오텍’의 굴뚝에서는 지금도 대나무를 태운 하얀 연기가 쉬지 않고 힘차게 솟아오른다. 가없이 넓은 하늘을 향해 높이높이 솟아오른다. 그칠 줄 모르는 주인의 열정을 알기나 하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