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댐 건설로 마을을 잃은 용면 산성리 수몰민들이 추석을 맞아 고향의 동산 회향정에 모여 춘제 국종수옹의 공적을 기리는 공덕비 제막식을 가졌다.(사진)
추석 다음날인 지난 19일 오전 담양호의 푸른물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회향정에서 1973년 담양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 50여명은 한자리에 모여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사라진 고향을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고향의 정서와 역사를 전하기 위해 1974년 발족한 자신들의 협동체인 '애림계(愛林契) 계장이었던 춘제 국종수 옹(80)의 공덕을 기렸다.
국 옹은 30여년동안 계장직을 수행오면서 조상 대대로 추앙해오던 당산제단(가로 150cm, 세로 120cm, 높이 120cm)을 수몰 직전 산으로 옮겨 사적 유산으로 보전시키는가 하면 실향의 그리움을 달래는 망향비를 건립하고 옛 마을 터가 보이는 곳에 정자 '회향정'을 세우는 등 고향을 마음속에서마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심혈을 쏟아왔다.
또 애림계의 원활한 재정 확보를 위해 삼림청과 분수림(국가와 수익을 나눠갖는 임야) 계약을 체결, 국유림 85ha에 밤나무와 소나무 등 육림사업을 추진, 지난 2002년 매각분배 수익금 4500만원중 분배하고 남은 잔여금을 계의 고장자산으로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국 옹은 "수몰 실향민의 애달픈 정서는 그 누구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며 "이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노력했다. 특히 지금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잃어버린 고향을 위해 애써준 계원들에게 감사 드리고 '산성리'란 이름이 자손만대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하고 계장직을 강용선 부계장(71)에게 넘겼다.
수몰민 조성제씨(68)는 "매년 음력 8월 16일 이곳에서 애림계 모임을 가지면서 아련한 고향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며 "이렇게 나마 고향을 잊지 않게 해준 국종수 계장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