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평초 제55회 졸업생인 김현숙 향우(대덕 비차리)의 딸 백민정(광주예고 2학년)양이 지난 22일 개최된 '제9회 서편제 보성소리축제'에서 고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광주예술고등학교 국악과 2학년인 백민정양은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국악에 소질을 보이며 가야금병창으로 촉망받던 재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진로는 인문계를 선택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고2때까지 금관악기인 호른을 놓지 않았던 백양은 이후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게 된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모자람이 없었던 백양에게 찾아온 부친의 사업실패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에겐 크나큰 아픔이었다.
그 때 음악선생님의 조언이 앞으로 있을 백양의 미래를 180도 바꿔 놓게 된다. 백양의 국악에 대한 소질을 간파한 음악선생님은 백양이 전문 판소리선생님에게 오디션을 볼 것을 적극 권장하게 되고 오디션에 통과한 백양은 인생을 바꿀 결단을 하게 된다.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고 예고에 입학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부모님들은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2년이란 세월을 포기해야 하므로 그냥 학교를 졸업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백양은 그러한 부모님들을 설득, 자퇴 후 예고1학년에 입학하게 된다. 그때부터 2년 만에 고등부 정상에 오른 백양은 그 때의 선택이 옳았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의 달콤함을 맛보고 있다.
백양의 어머니인 김현숙씨는 "고등학교를 2학년이나 다니다 다시 예고에 입학해 적응을 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처럼 멋지게 해내니 정말 감사하다"며 그동안 소리공부를 지도해 준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이어갔다.
백양의 기쁨은 배가 되고 있다. 백양에게 소리를 전수하는 박춘맹선생도 18일 광주에서 열린 '제14회 임방울국악제'에서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으로 최고영예를 안은 것이다. 박춘맹 선생은 "내가 수상한 것보다 제자가 남들에게 인정받으니 더욱 기쁘다"며 스승과 제자간의 애틋하고도 강한 정을 비쳤다. 그도 그럴 것이 박춘맹선생도 고교 3학년에 국립창극단원이었던 외삼춘의 권유로 소리의 길을 접어든 '늦깍이소리꾼'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김씨는 "소리선생님들은 '민정이가 집안의 갑작스런 어려움을 소리로 승화해 스스로를 단련시킨 것 같다'고 말을 한다"며 "틀을 깨는 어려운 결심을 한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해 소리의 본고장인 담양의 계보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