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 정수장 직원들은 하루가 다르게 형태를 갖춰 가는 제비집을 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길조'를 봤다며 즐거워했다.
정현길씨는 "올해 제비를 처음 봐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며 "혹시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주듯 저에게 복을 가져다 줄 지 압니까"라고 좋아했다.
제비들은 둥지를 정수장 관리 사무소 곳곳에 새로 틀면서 올 여름 살림을 준비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제비들이 똥을 누고 정수장을 더럽히기 때문에 제비집을 제거할 생각도 했지만 제비집을 보기도 힘들다는 게 중론"이라며 "제비집을 그대로 보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5월 이맘때면 봄소식을 알려주던 제비가 이제는 마음먹고 찾아야 볼 수 있을 만큼 희귀한 새가 됐다.
조류 전문가는 "최근 봄에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아 제비의 번식에 적합지 않은 환경이 된 것도 제비가 찾아오지 않는 원인의 하나"라며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제비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비가 사라진 것은 무엇보다 번식지와 먹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1970년대에는 초가와 기와집의 대청마루에서 번식했으나 80년대 들어 농가주택의 개량으로 번식지였던 처마가 사라졌기 때문이며 파리, 딱정벌레, 매미, 하루살이 등 제비먹이였던 곤충마저도 농약 때문에 사라졌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