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의회의 소위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과 왜곡 교과서 채택 등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현재 관내 일제 강제동원 피해 신고 건수가 173건으로 집계됐다.
접수된 피해신고 유형별로는 노무자가 1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군속 35건), 군인 23건, 기타 3건, 위안부 1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으며 신고 사유는 기타가 101건, 후유장애 41건, 사망 22건, 실종 9건 순이고 성별로는 남자가 172명, 여자 1명이며 생존이 149명 사망은 24건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들의 대부분인 169명이 일본 홋카이도 등 국외로 강제 동원됐으며 4명은 국내로 동원됐다.
군은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사례조사와 역사 진실규명 작업을 위해 지난 2월 1일부터 6월 30일(공휴일 제외) 까지 진상검증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신고된 내용을 보면 당시 태평양전쟁에 혈안이 돼 있던 일본에 의해 마구잡이로 행해졌던 강제 징용의 실체가 단면적으로 드러났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야기한 42년 이후 전쟁수행을 위해 조선인들에 대한 강제징용과 군인력 차출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만큼 신고 접수된 피해사례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주민 정모(78)씨는 42년 징집통지서가 나온 형을 대신해 일본 규슈로 끌려가 바다 밑의 통로 개설을 위한 토굴 파는 작업을 2년간 한후 (주)태본전열공업소에서 1년 2개월간 잠수정을 만드는 생산공장에서 강제노력을 하다 45년 해방을 맞아 귀환한 사례를 신고했다.
또 주민 최모(81)씨는 본인이 1943년 1월 청진제철소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 고향으로 생활하던 중 44년 일본 히로시마역 공사장에서 노역을 하던 중 미군폭격으로 좌측 가슴을 관통 당하는 부상으로 지금까지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실을 신고했다.
이모씨(87)는 머슴살이하던 주인의 아들을 대신해 결혼한 지 5개월만인 43년 일본 북해도 유마리 탄광에서 말도 통하지 않고 인권도 유린된 생지옥 같은 3년 2개월간의 생활을 마치고 해방을 맞이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정을 신고했으며 송모씨도 북해도로 끌려가 발전소 건설은 물론 기차 터널 공사에 동원돼 일하던 중 맞은 매로 인해 한쪽 눈이 실명되고 요통 증세를 겪고 있다는 내용을 접수했다.
임모씨(80)는 45년 징용에 징발돼 일본 광도현 광도조선소의 철판조립공으로 근무하면서 현장 감독의 무자비한 학대와 합숙소 사감의 삼엄한 경비로 인해 자유 박탈은 물론이고 폭행, 굶주림에 시달리며 노임이나 월급 한푼 받지 못하다 해방을 맞았으나 지지부진한 환송정책에 생명을 부지하기 어렵다고 결심, 밀항을 감행 한 끝에 극적으로 고국 땅을 밟게 된 사정을 신고했다.
이모씨(81, 창평)는 43년 징용돼 중국 남경에서 1개월간 훈련을 받고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중국군과 싸우다 해방을 맞아 상해에 집결, 배를 타고 귀향한 자신의 한 많은 과거를 신청서에 담았다.
피해자 유족인 한모씨와 공모씨는 자신들의 남편이 강제 징집돼 일본 탄광에서 하루 한끼 정도의 부족한 식사와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된 노역을 하다 해방 후 귀국했으나 관절염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겪다 돌아간 내용을 언급했다.
이모씨는 일제에 의해 남양군도로 강제 징용되어 갖은 고생을 하다 징집영장이 나와 43년 배를 타고 귀환하던 중 폭격으로 선박이 폭파됐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왔으나 재차 일보 히로시마로 징용되어 군생활을 하다 광복된 후 돌아왔으나 후유증으로 평생을 지팡이에 의지해 살아야 했던 과정을 신고했다.
노무자들의 경우 1939년에서 45년 사이 일본 본토 탄광노역에 강제 동원됐던 피해자들의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본인이나 유족들이 관공서를 찾았으나 증빙서류 부족으로 접수를 하지 못해 반려된 사례도 많아 앞으로 진상조사 요청이나 피해사례접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이처럼 피해 내용이 명확히 기록하는 경우는 소수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 피해자의 사망 등으로 증빙자료 없이 신고한 경우여서 앞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피해신고 및 진상조사 신청은 일제 강점기인 만주사변(1931년 9월 18일)부터 태평양전쟁에 이르는 시기에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돼 군인, 군속, 노무자, 군 위안부 등의 생활을 강요당한 사람이나 그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오는 6월말까지 5개월간 실시된다.
신고서를 접수할 때는 신고사유를 소명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첨부하고 관련자료를 첨부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의 인우 보증서를 붙이면 된다.
정부 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위는 이번 신고 사실을 토대로 피해조사를 하고 강제동원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을 위령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위령공간과 사료관도 건립할 계획.
피해 사실을 확정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피해 사실이 확정되면 아직까지 사망자로 처리되지 않은 희생자들의 호적정리 등이 가능해지게 된다.
군 관계자는 "피해신고를 할 때는 가능한한 6하 원칙에 따라 줄 것을 당부하면서 정황만 알고 있고 구체적인 사실을 모르거나 관련 자료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려움이 많은 데다 관련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실제 신고서 제출은 이달부터 본격화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보상을 받아주겠다며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챙기는 사기사건까지 발생, 피해자들을 두번 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일제 강원동원 피해신고에는 일체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피해자의 보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부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