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말 쌀 협상 결과 외국쌀 의무수입량이 확대되고 이르면 올 6월부터 수입쌀이 시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도내 미곡종합처리장에는 주문량이 줄어들고 거래처의 저가납품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산지 쌀 시장이 위축되면서 판매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의 한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면 보통 하루에 5t 트럭으로 2~3대씩 출하했지만 지금은 한차 내기도 빠듯할 정도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 며 "경상도 지역에서 저가로 매입한 원료곡을 가공해 3만원대에 판매, 시장 질서를 문란케 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정 거래처의 주문량이 크게 줄고 식자재 업체의 현금거래도 외국쌀 시판 얘기가 나온 뒤부터 문의가 없어 고전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더욱이 거래부진 속에 대량 소비처들의 저가납품 요구가 갈수록 거세져 미곡종합처리장들마다 울상이다.
농협 RPC 관계자는 “최근 대도시 거래처에서 정미 20㎏ 한 포대당 원가보다 3000원 이상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등 일반 거래업체들이 당초 책정했던 판매가보다 낮은 수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미곡처리장들은 외국쌀의 연내 시판 가능성을 고려해 가급적 조기에 재고를 소진하려는 입장이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협 담당자는 “쌀 수입개방 확대의 파장이 이미 산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미곡종합처리장들이 경영상 손실을 피하고 고정거래처도 유지하려면 얼마나 값싼 쌀일 매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