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공기를 타고 사뿐이 내려앉은 맑은 '눈꽃송이'처럼 새송이버섯을 자신의 소중한 '꽃'으로 여기며 내일의 농촌을 준비하고 있는 조중하,박정예 부부(수북면 나산리).
수북면 소재지를 지나 나산리 마을 어귀에 자리하고 있는 총 900평 규모의 버섯농원은 배지혼합기 소리에 맞춰 버섯 수확에 분주하다.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 버섯재배를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둥지를 튼 조씨 부부는 초창기 경기침체와 자금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시설자금과 행정적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초창기에는 종균배양시설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종균구매비용이 판매가격에 비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었죠!" 종균배양기술을 배우려는 목적으로 버섯재배가 활성화 된 함평, 나주에서 일했다는 부인 박씨는 '전남대 농과대학 버섯 최고 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것을 비롯 버섯전공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조씨의 든든한 기술고문이다.
"지난 해 12월 드디어 농원내 종균배양 연구실을 갖추고 우량종균을 생산, 종균에서 판매까지 일련의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얻게 됐다는 사실에 무척 기뻤습니다." 새송이버섯만을 전문재배하고 있는 조씨 부부는 말보다는 직접 재배과정을 둘러보기를 권하며 '배지혼합기'로 이끈다.
"미송과 포플러 톱밥, 옥수수분말, 미강, 건비지, 소맥피, 폐화석, 기타 첨가제 등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는 과정입니다. 혼합된 배지를 버섯병에 넣어 다지고 타공(중앙부분을 뚫어주는 일)시키는 입병작업이 완료되면 버섯균만을 성장시키기 위한 살균작용을 거쳐 접종을 하게 된다."며 전문가로서 설명에 열중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묻어난다.
"접종실은 외부의 균의 침입이 절대 불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완벽에 가까운 소독상태를 유지해야 하는게 중요하죠. 이렇게 접종이 끝난 배지는 배양실에서 균사배양을 하게 되고 그 다음 과정이 균 긁기작업입니다." 일사천리로 말을 이어가는 부부는 "균긁기작업은 배양이 완료된 배지의 뚜껑을 제거, 새순을 위해 가지치기를 하듯 노화균을 제거하고 배지표면을 긁어내는 과정으로 균긁기에 의해 제거된 표면에 균사를 재생시켜 생육단계에 들어가는데 이때 온도,습기,광, 환기가 중요합니다. 생육단계에 접어들어 5∼7일이 지나면 직원들의 손을 거쳐 수확, '늘푸른죽향버섯농원'의 마크를 달고 전국에 판매를 하게된다."며 버섯생산부터 유통과정을 한순간에 설명한다.
"버섯재배분야에 담양군의 시발점이 되고 싶다"는 조씨부부는 "군민 누구든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기술보급에서부터 아낌없이 돕겠다"고 한다. 조씨는 또 "시설비와 기술상의 벽을 너무 높게 보고, 버섯재배를 어렵게 생각하는 농민들이 많다"며 "정보공유를 통해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함께 가는 농업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배관리자, 운전기사와 선별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나산리 주부 12명의 입담만큼이나 정겨운 농원풍경은 모두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직원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아름다운 일터의 모습이다.
죽향새송이버섯은 소비자직거래,마트를 통해 판매되며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남도장터(www.jnmall.com)에서 전남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버섯은 판로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작물입니다. 물론 경기침체로 이전보다 상황이 나쁘지만 현재는 다른 원예작물에 비해 시세가 월등히 좋은 편입니다."
특히 조씨는 "어떤 작물이 시세가 좋다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재배를 시작하는게 농촌입니다. 농사를 잘 지어서 수입을 늘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죠. 그러나 이제는 개개인의 수입보다는 하나로 뭉쳐, 조직적인 전략마켓팅이 필요 할 때."라며 새송이 버섯의 시장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현재 농촌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농업인들간의 유대관계를 확대시키는 일이 농촌발전의 열쇠라고 믿고 있는 조씨는 평소에도 지역 농업인들과 갖는 정기적인 모임에서 공동체의식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조씨 부부처럼 육체적인 건강 못지않게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영위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열정'은 그들에게 일을 즐길수 있는 여유와 어떤 상황에서든 능동적인 자세로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준다. 1남 2녀를 두고 있는 조씨부부의 열정이 순간순간 전문가로서 1인 2역을 소화할 수 있는 자신감을 선물했고 그 자신감이 들녘에 깊숙이 뿌리내려 농촌을 위한 거름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