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앞둔 지역의 시설채소·화훼재배 농가들이 농업용 면세유 부족에다 가격마저 올라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농협에 따르면 올해 농가에 배정된 면세유는 지난해보다 1백15만2972리터가 늘어난 1464만6246리터로 농협중앙회와 지역본부, 조합의 유보분을 제외하고 농가별로 배정해 한도관리를 하고 있다.
종전에는 재경부로부터 배정받은 면세유를 농협중앙회가 일괄 관리하면서 조합별로 부족분을 요구하면 검토를 거쳐 추가로 배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이처럼 관리방법을 변경했고 농기계 연료소모량도 일부 조정했다.
이에 따라 농가 개인별 사용 한도량이 줄어들어 농가에서는 면세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농법인의 한 관계자는 “난방용 면세유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기는 대체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인데 올해 분은 이미 연초에 80%이상 사용했다”며 “나머지 20%로 내년 배정물량을 받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데 올해는 겨울이 빨리 찾아와 지금부터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올해 배정받은 난방용 면세유를 벌써 다 사용했다”며 “과채류의 최저온도를 맞추기 위해 온풍기를 틀어야 하지만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화훼단지 농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올해 추가로 재배단지를 확장했는데도 면세유 배정은 지난해 수준이어서 턱없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그렇다고 비싼 과세유를 사용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면세유 가격이 오른 것도 농민들로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난방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경유의 경우 면세유는 ℓ당 529원(10월 1일 기준)으로 과세유 1013원에 비해 절반정도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8원에 비해서는 13%가량 올랐다.
농민들은 “면세유가 모자라는데다 가격마저 올라 지금 상태로는 농사짓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면세유가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관리형태가 바뀌면서 농협중앙회, 지역본부, 조합에서 각각 3%가량의 유보분을 확보하고 농가별로 배정하다보니 새로 농사를 짓거나 농기계를 구입한 농가를 중심으로 줄어들었을 뿐이다. 유보분이 있어 어느 정도의 부족량을 보충해 줄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