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감찰 겹쳐 명절 분위기 '꽁꽁'
추석을 앞두고 불고 있는 ‘선물 안주고 안 받기 운동’에다 공무원들에 대한 암행 감찰까지 겹치며 고유의 ‘추석 정(情)’까지 사라지고 있다.
특히 이처럼 팽배해진 분위기는 명절을 맞아 간간이 찾곤 했던 각종 복지시설 방문조차 발길을 돌리게 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가장 삭막한 분위기를 보이는 곳은 바로 공직사회다.
지난 3월부터 기부행위를 상시제한 하는 개정 선거법이 시행됨에 따라 올 추석부터 일선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도의회, 기초의회 의원 등은 아예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생각도 할 수조차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이뤄졌던 자치단체장의 각종 선물과 방문을 올 추석부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최형식 군수는 올 추석을 맞아 기관 단체장들에게 감사의 편지로 추석선물을 대신했다.
예전에는 가까운 지인들을 찾거나 저가의 선물을 보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군의원은 "종가집이나 지역의 어른신들을 찾아 성의표시로 과일 등을 사들고 인사하러 갔지만 이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관가 표정에 대해 최 군수는 "군수도 법령에 의한 자선·구호대상자와 친족 및 상근 소속 직원 외에는 금품과 축·부의금품을 제공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자칫 오랫동안 쌓아온 가까운 분들과의 친분까지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불고있는 이 같은 분위기는 명절 특수를 노리던 일부 품목의 상인들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일부 주민들조차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고가 양주와 갈비 등 지난 설날때까지만 해도 불티나게 팔리던 일부 품목들은 경기 불황에다 썰렁한 추석 분위기까지 겹치며 매출이 크게 떨어졌으며 이들을 취급하던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한 공무원은 "경기불황에다 수시로 실시되는 암행감찰로 직원들이 선물 받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며 "깨끗한 공직사회도 좋지만 동료간의 정감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조직사회가 너무 경직되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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