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하우스 내부 온도를 30℃가 넘지 않도록 해 흰가루병 등 병해충을 예방하면서 농약을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금성면 석현리 김성대씨(43)는 하우스 1700평에 딸기와 메론을 기작으로 재배한다. 또 '부지런함이 기술'이라는 신념으로 6000평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김씨는 비닐하우스에 딸기와 멜론을 연이어 재배하면서 겨울에는 2중비닐에 부직포를 씌워 매일 공기를 순환시키는 한편 하우스 내부 온도를 30℃ 이하로 유지, 작물이 튼튼하게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또 지력을 좋게 하기 위해 하우스마다 퇴비를 넣는다.
이로 인해 김씨는 8년째 쉬지 않고 재배했지만 연작 피해를 입지 않았다. 토양의 산성화를 막는 등 '숨쉬는 땅'을 가꿨기 때문이다.
김씨의 땅 심 살리기 작업은 우선 흙의 산도를 인위적으로 맞춰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농업기술센터나 농협에서 실시하는 토양검정에서 만일 땅이 산성화됐을 경우 지하에서 퍼 올린 물을 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 사용하고 쌀겨에 유용미생물을 섞어 만든 발효퇴비와 액비를 이용해 흙을 관리한다.
김씨의 하우스는 인근 타 농가와의 하우스와는 확연하게 차별성을 보인다. 하우스 외벽쪽에 보온덮개를 피복, 쥐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함은 물론 병해충의 매개체가 될 잡초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한편 병든 작물은 인근에 버려 두지 않고 깨끗이 소각시켜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등 예방 농업 실천의 선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씨는 이곳에서 품질 좋은 딸기와 멜론을 생산하기 위해 토양관리와 온도조절, 습도 유지에 특히 신경을 쓴다. 따라서 김씨는 토양 산성화를 막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은 사용은 최대한 줄이는 않는 대신 발효퇴비와 두엄을 적절히 시비하고 친환경제재로 병해충을 방제하고 선진기술 습득을 위해 고품질 딸기 재배기술 교육도 빠짐없이 받았다.
겨울철에는 야간 온도 상승을 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여름철에는 주간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환기에 신경 쓰느라 논과 하우스를 오가 하루해가 어떻게 지는 줄도 모르게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농사짓는 땅이 자신의 마음에 차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런데도 김씨는 작물을 방임하는 편이라고 한다. 작물이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디는 것이 내성을 키우기 때문이라는 것.
넘치지 않게 좀 덜 주는 것이 그의 작물관리법이다. 부족한 것은 주면 되는데 욕심이 앞서면 너무 넘치게 주기 때문에 나중에 퍼낼 수도 없다는 것이다. 작물을 크게 열리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작물의 고유 품성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김씨의 신념이다.
특히 영농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작형을 세분화,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도 막고 있으며 고품질 딸기 생산을 위한 꿀벌을 이용한 수정과 유기질비료 사용은 물론 영농정보를 교환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를 하고 있으나 방문객과 도시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물량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같은 소중한 꿈을 키우고 있는 김씨지만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하기까지는 남모를 진통이 있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 그립고 거짓이 없는 농촌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20여년전 귀농하려고 했을 때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객지에서 건설현장 막일을 비롯 월성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장사 등 안해 본 것이 없던 김씨는 결국 타향살이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7년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각박한 도시에 비해 그래도 인정이 넘치고 채마밭이라도 가꾸면 산 입에 거미줄 안치고 어느 정도 생활을 꾸려 갈 수 있을 것이다"는 김씨의 생각은 순진하기만 했다. 고향으로 유턴, 큰맘 먹고 1700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트랙터에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써래와 배토기 등을 주지 않고 인심 쓰듯이 유압호스 2개를 건네준 농기계 판매업소의 얄팍한 상술을 알게 된 것도 2년이 지나서야 지인들로부터 인지할 정도로 부모를 모시며 농사에만 몰두했다.
이때부터 김씨는 스스로를 채근했다. '세상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 한번은 속았지만 두 번 다시 속지 않겠다' 며 영농에 필요한 농자재를 구입할 경우 철저한 시장조사와 제조공장을 직접 찾아가 가격을 흥정하고 외상 구매보다는 현찰 구매시 할인이 더 된다는 것도 뒤늦게 터득해 경상비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인근 농부들도 농자재 구입시 김씨에게 자문을 구한 후 결정할 정도로 농업 컨설팅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김씨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정성을 다해 기른 농작물이 담양은 물론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비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공동선별 과정을 통해 정확한 중량과 고품질 농산물을 엄선해 시장에 내놓는 타 작목반과는 달리 예전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선별함으로써 멜론의 경우 타 지역 멜론보다 5000~6000원 가량 큰 가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저가 멜론으로 이미지가 고착화 될까봐 고심 하고 있다.
김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유명무실하다시피 한 무림동작목반을 새롭게 정비, 영농조합법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36명의 반원들에게도 토양관리법 등 노하우를 전파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및 상품성을 향상코자 의기투합한 이들과 함께 '농업소득 증대'라는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무더위도 잊은 채 몰두하고 있다.
"영산강의 상류인 청정 지역특성을 살려 친환경농법으로 더욱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작목반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등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갖겠다”고 말하는 김씨의 고집스러운 농업이 활짝 꽃 피우기를 고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