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기본은 토양입니다. 땅과 작물의 특성을 맞춰야만 수량 증대와 품질을 함께 높일 수 있습니다."
수북면 남산리 김형문(50)·이영림(43)씨 부부는 3000여평의 하우스에서 딸기와 멜론을 돌려짓기로 재배한다.
특히 땅을 놀리지 않고 사계절 내내 작물을 재배해야 하는 하우스 작목의 특성상 김씨 부부가 최고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하우스내 토양관리다.
축분에 톱밥·쌀겨·흑설탕과 발효제 등을 발효시켜 잘게 썰어놓은 볏짚과 섞어 깊게 갈아주는 방법으로 지력을 향상시키고 쑥과 미나리 등을 채취해 녹즙으로 만든 뒤 발효시켜 작물에 관주해 각종 병해로부터 내병성을 높여 농약 사용을 줄이고 있다.
연작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1년에 1~2회 시설하우스에 담수를 한다. 염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작물을 수확한 뒤에는 반드시 하우스에 물을 가둬 염류를 제거시키거나 옥수수를 재배한후 일광 소독을 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멜론이 특히 그런 작물"이라며 "멜론 보살피느라 밥 때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라 멜론 농사를 짓는 건지 멜론이 우리를 부려먹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농사만큼 정직한 것이 없다는 이들 부부는 "주위에서 멜론 농사 비결을 물어오는 사람이 많은데 그럴 때면 '투자와 정성'이라고 답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된 멜론은 최고 당도가 18브릭스, 평균 16브릭스를 유지할 정도로 당도가 높고 과형 및 색깔도 우수해 공판장과 유명 백화점에서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딸기와 멜론 등 시설작물을 연중 생산해냄으로써 농협공판장이나 물류센터 등 시장에서의 상품 교섭력을 높이고 있다.
김씨 부부는 특히 작물을 정식한 이후에는 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토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시간은 짧게 자주 주고 선별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일반농가 선별기준보다 한 단계 더 높게 선별, 출하하는 것도 멜론가격을 높게 받는 또 다른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김씨의 멜론은 경매사와 중개인들 사이에서는 일명 '양심멜론'으로 통한다. 대량으로 수확되는 멜론의 특성상 상품성이 떨어지는 메론을 끼워 넣을 법도 한데 '속보이는 짓은 오래 가지 않으며 그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그만의 철학아래 꼼꼼하게 품질별로 선별하고 물건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이유를 불문하고 리콜을 해줘 상인들과 높은 신뢰를 쌓고 있다.
특히 김씨의 멜론은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기준치가 되고 한다. 멜론 가격 시세가 없을 경우 가격 지지를 위해 김씨의 멜론을 공판장에서 처음 거래함으로써 적정 가격대를 유지하는 마지노선이 될 정도로 상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또한 김씨는 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면서 처음부터 고품질 농산물만을 선보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타 농가에 비해 30~40%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약삭빠르게 눈속임하다 클레임이 걸려 재포장하는 시간에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준 땅에 사랑을 북돋아 주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김씨는 1년 12달 바쁘지 않은 날이 없지만 농사에 필요한 교육이 있을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육현장으로 직행, 새로운 농사 기법을 습득하고 이를 실제 영농현장에 접목시켜 자신만의 노하우를 구축해나가는 열혈 농민으로 유명하고 그의 하우스는 인근 지역 농민들은 물론 경상도와 충청도 농민들의 견학코스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저농약 인증을 획득한 김씨는 "요새는 인터넷 시대라고 할 만큼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컴맹에서 벗어나지 못해 직거래 시장 개척에 애로가 많지만 올 안에 컴맹에서 탈출해 홈페이지 구축을 통한 전자 상거래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농업도 경영감각을 도입해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 최고의 값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