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질문명의 발달과 소득수준 향상이 가져온 결과는 대자연의 파괴와 심성 쇠락으로 이어지면서 인류에게는 재앙과 불안을 안겨줬다.
가히 황폐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개발의 정점에 와있는 이 시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자연환경이 날로 중요시되는 시점이자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고자 하는 생태윤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우리 담양이 지향하는 생태도시도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는 생태윤리의 토대아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민선3기 출범과 더불어 군정최고이념으로 추진되어 온 생태도시건설이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생태도시 건설은 분명 미래 담양의 모습이자 청사진이며 군민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편집자)
군이 연초 신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10년후 담양의 새로운 희망'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2015년 담양은 호당 농가소득 5000만원에 7만 인구의 중추도시로써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인 생태·관광도시로 발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학생수 3만의 교육명문도시, 2000여개의 친환경기업 유치, 수출 5억불 달성이라는 희망찬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보고서는 또 2015년 담양의 미래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첫째 담양은 질병이 가장 적은 장수고을이 되고 청정 생태환경과 맑은 자연,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 사회보장 등을 통해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발돋움하게 되며 둘째 세계축제가 된 대나무축제를 중심으로 세계인이 찾는 문화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하게 된다.
셋째 청정 담양쌀은 전국 명품미로 담양한우는 전국 5대 브랜드에 꼽히는 등 담양농특산물이 각광을 받고 담양은 친환경농자재 거점지역이자 친환경농산물 유통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담양은 전국 제일의 명문교육도시로 발전함과 동시에 전국 최고수준의 사이버농촌으로 전원형 녹색농촌의 모델이 된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이대로라면 10년후 담양은 전국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살기 좋은 농촌의 모델이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이렇게 되면 세수도 늘어나 행정서비스도 좋아지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도 늘어나 자영업자들도 졸라맨 허리띠를 풀게 될 것이다. 정말 고무적이고 희망 섞인 이야기들이지만 과연 그럴까?
인구가 많아지면, 공장이 많아지면 그리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담양은 저절로 발전할 것인가? 해답은 당연히 '아니다'다. 군이 밝힌 10년후의 비전은 생태도시의 완성에 근간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0년후 담양의 얼굴이 될 생태도시를 어떻게 가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1세기 도시의 모델로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지역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점차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건설교통부에서도 도시개발의 방향을 생태도시로 잡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도시를 가꾸고 생활하는 주민과는 동떨어진 계획입안자나 전문가들의 말 잔치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담양도 구체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직도 생태도시의 당위성을 뒷받침 할 철학이나 비전, 실행계획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고 있다.
생태도시는 단순히 이론적인 논의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현실이다. 주민들의 생활을 중심에 두고 도시를 설계하고, 주민들의 자긍심과 지역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생태도시인 것이다. 이미 브라질의 꾸리찌바市와 쿠바의 아바나市가, 일본의 새로운 신도시들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생태도시 담양 만들기는 절박한 과제다. 언제나 담양군민의 소비와 문화, 생활과 교육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는 대도시 광주와 맞닿아 있는 담양은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 된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
추월산과 산성산을 비롯한 많은 삼림이 소재 해 있고 농촌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담양은 대도시인 광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본격적인 의미의 생태도시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간직하고 있다.
생태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태도시란 일반적으로 '도시를 숲이나 자연과 같이 하나의 유기적인 복합체로 보고 다양한 도시활동과 공간구조가 생태계의 속성인 다양성， 자립성， 순환성， 안정성 등을 띨 수 있도록 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도시'라고 정의한다.
어렵고 생소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600년 전의 서울을 연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들 도시들은 출발부터 당시의 도시설계이론인 풍수지리설을 바탕으로 건설한 생태도시라고 할 수 있다.
생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각종 세계회의에서 합의를 이루고 있다. 첫째는 지역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사용을 계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강화되는 재활용사업이나 음식물쓰레기의 분리수거를 통한 사료화나 퇴비화 사업 등이 그것이다.
둘째, 자연이 적극적으로 재생ㆍ회복ㆍ육성되어야 한다. 자연과 농지, 하천과 수변, 용수 등의 보전과 생물의 보호는 말할 것도 없고 적극적인 자연녹화, 작은 동물을 위한 서식환경의 마련 등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주민들이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지역환경을 잘 알고 있고, 또 환경의 악화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지역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주체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와 생활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생태도시 건설의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일본 고오베(神戶)시는 이런 기준에 따라 1972년 ‘인간ㆍ환경도시선언’을 통해 환경과 공생하는 도시 만들기 4대 기본목표를 1. 자연과 공생하는 생태공간의 창조 2. 도시 내 물질순환의 적정화 3. 여유 있고 쾌적한 도시공간의 창조 4. 환경과 부드럽게 어울리는 생활과 생산활동의 전개로 정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생태도시를 조성하는 기술은 많은 전문가의 노력과 연구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야생동물 이동통로 조성, 에코브리지 조성, 옥상 및 벽면녹화, 우수저류 및 침투시설, 중수도시설 도입 및 폐열ㆍ폐에너지 재이용, 자연에너지 이용, 도시농업확대, 수변공원 건설 등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하다.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갈수록 그 비용도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개발된 기술은 얼마든지 빌려 쓸 수 있지만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행정의 의지와 주민의 합의는 담양군과 담양군민의 노력, 그리고 참여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담양군은 2002년 민선3기 출범과 더불어 군정최고이념을 '생태도시건설'로 정하고 이듬해인 2003년 2월 25일 지방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설치했으며 같은 해 4월15일 생태도시담양21협의회 구성에 따른 조례를 제정·공포하는 등 생태도시 건설을 향한 밑그림을 완성했다. 하지만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지지 않은 채 행정주도로 만들고 적극적인 집행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대한 만큼 활발한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첫단계가 주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책임지는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기본방향에서 현황조사 및 계획수립과 지속적인 계획추진을 감독하고 분석·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생태도시 모델 브라질 꾸리찌바
꾸리찌바市를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브라질 남부의 바라나주(州) 중심도시인 꾸리찌바市는 천국이 아니다. 아직도 50여개의 빈민촌이 있고 도시인구 8명 중 1명이 빈민촌에서 살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꾸리찌바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려는 많은 뜻있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로 불리운다. 1990년 '국제에너지보존기구(IIEC) 최고상 수상, 유엔으로부터 '우수환경과 자원재생산상'을 수상하고, LA타임즈 등 세계적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로 평가하는 등 생태도시의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30여년간 지속된 생태환경과 인간중심의 도시계획 집행 때문이다.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를 중심으로 하는 원형대중교통망의 정비나 각종 생태도시에 적합한 조례의 제정, 각종 자원재생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한 쓰레기 감축, 도심지의 여유 공간 확보, 비약적인 도시녹지공간의 조성 등 도시정책 거의 전 분야에서 꾸리찌바가 이룩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그 중에 도시녹지공간의 조성은 기적적인 수준이라 할 만하다. 1970년 초 급격한 도시화와 공업개발 등으로 꾸리찌바市의 1인당 녹지면적은 0.5㎡에 불과, 유엔이 정한 기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30년간의 지속적인 녹화사업을 통해 현재는 1인당 55㎡으로 100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예산투자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런 꾸리찌바의 성공사례를 접하면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꾸리찌바의 성공은 '돈'이 아니다. 인구 5만인 담양군의 2005년도 예산액은 1777억원인데 반해, 인구 174만명의 꾸리찌바市의 예산액은 2,500억원 정도다. 1인당 예산액이 담양군의 4%에 불과한 꾸리찌바가 생태도시의 세계적인 모델로 각광받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자이메 레르네르 전 시장을 비롯한 시정운영집단의 '창의적인 계획과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집행' 그리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다.
돈은 적게 들면서 효과가 높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자이메 레르네르 전시장을 비롯한 리더그룹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다. 지하철의 80분의 1의 비용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대중교통시스템만 해도 굴절버스 등 수십가지의 아이디어가 동원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고 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다.
생태도시를 만드는 데 저항이 없을 수 없었다. 녹지배가운동을 목표에 따라 진행하기 위해서 중심지 외곽 모든 건물을 간선도로로부터 의무적으로 5m씩 후퇴시켜 식재 공간을 확보하고 주거지 면적의 50%만 건물을 건축할 수 있도록 했고 오픈스페이스 공간은 자연상태로 보존을 의무화했으며 사유림의 등록과 관리에 철저를 기하는 한편 무허가 벌목에 대해서는 벌금부과 등 강력한 행동원칙을 담은 토지이용조례를 제정할 당시 소유권 문제를 둘러싼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거듭했다.
하지만 市행정에 의해 존중받는다는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로 이런 어려움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갔다. 쓰레기재활용을 위해 빈민층이 재활용쓰레기를 모아두면 음식과 교환해 주는 등의 아주 현실적인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시민들은 생태도시의 발전과 자신들의 삶의 질이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꾸리찌바는 완벽한 도시가 아니다. 꾸리찌바市도 다른 도시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우리는 시민들을 존경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만을 추진하려 했다. 도시는 매일매일 시민들에게 존경심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는 자이메 레르네르 전 시장의 말에서 우리는 담양군의 철학을 내다보고 싶다.
생태도시담양은 군민의 참여에 의해 수립된 군민을 위한 정책을, 군민에 의한 집행으로만 만들어 질 수 있다. 군민들은 이제 스스로 존경받는 군정을 함께 만들고 수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 해답은 우리 군민들의 몫이다.
생태적 체험학습으로 공동체를 구성하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되나니..."
90년대 중반 전국적인 문화유산답사의 열풍을 일으켰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었던 금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담양의 청소년들은 담양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 담양을 알고, 담양을 몸소 겪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정적인 생태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자라나는 담양의 어린이들에게 담양이 얼마나 환경적으로 좋은 곳인지, 여타의 지역들이 무분별한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 어매니티(호감도)가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 세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담양사랑을 단순히 말로써만이 아니라 몸속에 뿌리깊이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새 세대에게 다면적인 도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담양에 대해 호감도가 높은 주민들을 길러내고 풀뿌리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일본은 이렇게 체험학습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을 지역의 매니아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다. 도쿄도 무사시노시(東京都 武藏野市)에서는 늘어나는 청소년 문제에 대응하여 학생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을 몸으로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농촌체험학습(일명 세컨드스쿨)을 추진하고 있다. 관내 전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일부 비용 및 보조 인력을 시청과 시교육위원회에서 지원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사회단체나 개인, 교사 등을 통해 생태체험학습 또는 들꽃기행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면 어떨까?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풀 한포기, 꽃 한송이의 애틋한 생명에 대한 아름다움을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청소년들의 정서순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기회를 통해 소수의 주민들이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담양이 지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는 하겠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생태체험학습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태체험학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행정과 사회단체, 교육기관을 아우르는 담양군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생태체험학습이 활성화된 일본은 다양한 조직이 체험학습을 주도하며, 위험보험 등의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도시지역의 농협이 상당히 많은 부분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키타현 타와자코정에서는 '고향만남협의회'라는 비영리조직에서 체험학습을 주도하고 있다.
도쿄 세타가야구는 농촌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에게는 상당한 업무 부담이 됨에 따라 이를 덜어주기 위해 사범대 학생 40∼50명을 모집해 각 학교에 파견하여 체험학습을 지원하는 '보조원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담양도 앞으로 20년∼30년을 내다보는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무엇보다 청소년에 대한 생태환경교육에 대한 투자를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군민이 앞장서고 행정이 밀어야
“생태도시 건설은 군청이 책임져야 한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지방자치제는 기본적으로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한 제도이며 풀뿌리민주주의는 주민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참여와 아래로부터의 의제설정은 행정을 움직이고 예산을 끌어내어 올바른 도시건설을 앞당길 수 있다.
생태도시와 관련해 시민이 나서고 행정이 미는 사례로 ‘100만평문화공원조성 범시민협의회’가 추진하는 부산시 강서구 둔치도 일대의 문화공원조성 트러스트 운동을 들 수 있다. 2000년 결성된 이 운동은 2002년까지 3천여명의 회원이 참여, 기금 4억여원과 대출금 등으로 마련된 7억7천여만원으로 부지 1만평을 확보했다. 이후 부산시와 끈질기게 협의하여 올해 부산시의 둔치도 공원조성 타당성조사를 벌이는 것까지 진행됐다. 이 협의회는 2020년까지 부산에 100만평의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녹지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시민이 소유하고 관리까지 하는 ‘시민의 숲’을 만드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이 진행 중이며 이미 뚝섬숲 등 몇 가지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03년 조직된 ‘서울 그린트러스트’는 서울시와 서울 그린트러스트 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을 맺음에 따라 탄생했다. 이명박 시장 취임 이후 ‘그린 서울’을 모토로 내건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파트너십을 맺어 서울의 녹지 조성 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였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이강오 사무국장은 “우리의 목표는 전체 35만평 중 절반 정도를 시민들의 기금으로 나무를 심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두 200억원의 기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시민의 기금으로 조성된 녹지는 시민이 지켜나갈 시민의 재산”이라며 “이 녹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시가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까이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등산 시민 공유화 운동'도 네셔널트러스트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 1989년 무등산온천개발지구 지정 철회운동과 함께 대안운동으로 제기된 이 운동은 1991년 4월 '무등산자락 땅 한평 갖기 모금운동'으로 발전하면서 2001년 환경부로부터 '무등산공유화재단' 설립허가를 받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5년 2월말 현재 시민, 기업, 행정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2억5천만원의 기금이 조성되고 토지매입과 기부 등을 총해 총 118,126평의 토지를 확보했다. 재단은 이 운동의 법적 뒷받침을 위해 국민신탁특별법 제정을 위한 입법활동을 추진중에 있다. "무등산을 개발로부터 보호하자"는 구호아래 시작된 자발적 시민운동은 기업, 단체, 행정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성공적인 대안운동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시민과 행정의 협력으로 생태환경적 활동을 전개한 사례는 선진국에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뉴욕 맨허탄의 대표적 공원인 센트럴파크는 가장 위험한 우범 지역으로 변질돼 시민들이 외면했지만 1980년 지역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이 ‘센트럴파크 보존위원회’를 조직, 다시 공원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현재 센트럴파크 관리에 필요한 연간 예산 2000만 달러 중 1700만 달러를 시민 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말도 있듯이 생태도시담양의 성공적인 완성은 이를 바라는 주민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정의 활동은 형식적이거나 최소한의 지원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생태도시담양의 성공을 위해 담양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정의 실질적 지원, 그리고 생태도시담양21협의회의 보다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