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경, 폐경 농지는 농가 재산 계산에서 적용 비율을 낮추고, 부양 의무자 규정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과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농림어업인 삶의질 5개년계획 진단 기획토론회'의 일환으로 민주노동당 강기갑, 현애자 의원이 지난 5월 23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연 '농어촌 복지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농어촌 복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제안됐다.
현재 정부의 2004년 농림어업인 국민건강보험료 경감률은 30%(농림부 8%, 보건복지부 22%)인데, 향후 2005년 계획안에는 40%(농림부 18%, 보건복지부 22%), 2006년 계획안에는 50%(농림부 28%, 22%)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어촌에 대한 국민연금보험료에 관해서는 2004년 표준소득 12등급 44만원을 지원하던 것을 2009년부터는 18등급 73만원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1인당 연간 국민연금보험료 지원은 2004년 9만9천원~15만2천원(12등급)이던 것이 2009년에는 11만9천원~39만원4천원(18등급)으로 상향 조정된다.
그러나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피폐된 농촌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농가의 재산이나 소득에 대한 계산 방식을 농촌지역 실정에 맞게 수정해 국민건강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해서도 조 교수는 "농업소득을 조사할 때 농축산물 표준소득을 기준으로 일괄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소득실사를 하거나 휴경, 폐경 농지는 재산 계산에서 적용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촌지역은 그 특성상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재산이 도시지역에 비하여 많아서 실질적인 경제수준(소비능력)은 낮은데도 보유한 재산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못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에서 '부양 의무자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교수는 "농촌지역에는 사는 노인들은 많은 경우 타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부양 의무자 규정을 없애거나 부양 의무자를 부부간 및 1촌 중 혈연관계를 가진 자로 한정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농협 등 민간 보험사가 담당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정부가 농작물재해보험 전담기구를 만들어 국가 차원에서 완전이 공보험화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다. 조 교수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일반 민간 보험과는 달리 재해 위험을 예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해규모가 크고 전국적이어서 국가 전체 경제 차원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완전 공보험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