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모두 예스(YES)라고 말 할 때 노(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남들이 다 노(NO)라고 말할 때 예스(YES)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의 판단을 굳게 믿고 이를 실천 할 수 있는 이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일 것이다.
올해부터 품종보호대상작물에 지정될 딸기의 로얄티 문제에 관심을 갖고 모두가 외면했던 국산 딸기 품종 재배에 몰두, 풍년 농사를 거둬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농민이 있다.
수북면 주평리 들녘을 직장 삼아 딸기, 멜론을 재배하며 농사를 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신정식씨(50)가 주인공.
올해 10년차 농부인 신씨는 장미 로얄티 분쟁에 이어 올해부터 딸기도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이 적용됨에 따라 200평당 8000주를 식재하는 현행에 비춰볼 때 주당 100원의 로얄티를 지급할 경우 80만원이 추가로 부담되는 현실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연구 개발해 수년전 보급했으나 사장된 논산 3호 품종을 찾기 위해 다리품을 판 결과, 곡성 겸면의 한 농가에서 농사에 실패해 폐기처분 위기에 처한 모종 800주를 주당 3000원에 구입할 때까지만 해도 이웃 농가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아직 정부에서 로얄티 가격도 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앞서가도 너무 앞서간다는 핀잔과 함께 1주에 150원이면 구입 할 수 있는 장희나 육보 대신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국산 품종인 논산 3호를 겁도 없이 3동에 심는 심씨의 행동은 일반 농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같은 주위의 염려를 불식시키듯 11월초부터 꽃을 피워 빨간 속살을 드러낸 논산 3호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성장해 1동을 수확하려면 3사람이 하루 내내 매달려야 다 따낼 정도로 그 양과 품질에서 장희나 육보에 뒤지지 않았고 250평 한동에서 1300~1400만원의 조수익을 올려 신씨의 통장을 배불려 나가는 일등공신이 됐다.
신씨의 딸기는 '우리 입맞춤 딸기'라는 브랜드로 초기에는 현대백화점에 납품 할 정도로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가락동 공판장과 구리농협에 서 시판 될 정도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 그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신씨는 논산 3호의 장점으로 순수 국산 품종이어서 로얄티 분쟁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다 색깔이 선명하며 당도가 높고 딸기 재배 농가가 공통적으로 어려움으로 호소하고 있는 흰가루병에 특히 강한 내병성, 초촉성 품종으로 딸기 시장을 선점 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우며 과육이 무르고 탄저병·잿빛곰팡이병만 예방한다면 분명 농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품종이다고 주저하지 않았다.
신씨와 함께 삶의 터전을 일구어 가고 있는 부인은 "논산 3호처럼 미련한 딸기는 처음이다"고 말한다.
"따고 나서 뒤돌아보면 어느새 달걀 크기로 과육이 성장해 있는데다 성장도 빨라 거의 날마다 하우스에서 살아야 할 정도로 효자 상품이다"며 역설적으로 논산 딸기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또한 "우리 애기 아빠 말을 믿고 같은 품종을 재배한 김대규·김정화·진준영씨로부터 탁월한 선택이였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남편이 자랑스럽다" 며 "내년에는 6동 전체에 논산 딸기를 심는다고 해서 벌써부터 수확 할 것을 생각하니 걱정된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목수로서 건설 현장의 주역으로 일하다 이제는 기름진 흙과 생활하며 농군으로 살아가고 있는 신씨는 친환경농업을 새로운 개척지로 삼고 있다.
올해 뜻을 같이한 25명과 함께 '우리 입맞춤 딸기 작목반'을 결성해 작목반장으로서 느끼는 책무가 어깨를 누르지만 쑥·미나리·칡·아카시아에서 추출한 액비로 농사짓는 친환경경농법을 도입, 부농의 길을 걸어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절반의 성공을 경험한 신씨기에 내년에는 작목반원 모두가 농촌에서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도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삶을 영위 토록 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