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헬리오트롭’이라고 불리우는 프라이부르크의 태양열주택. 헬리오트롭이란 그리스어로 태양을 향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독일편 두번째 프라이부르크市
태양에너지와 자동차 억제하기 그리고 주민 자치 면에서 잘 알려진 곳으로 프라이부르크의 생태주거단지인 ‘보봉’을 빼 놓을 수 없다. 도심에서 약 3km 떨어진 보봉 마을은 11만 여 평의 생태마을이다.
이곳은 1차 세계대전부터 원래 군인들이 주둔한 병영이었는데 1995년 ‘연합군 철군지역의 활용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계기로 생태마을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해 5월 프라이부르크 시가 4만 마르크를 지원해 생태마을 건설을 위한 시민자치모임인 ‘포럼 보봉’이 출범한 것이 시작이었다.
포럼 보봉 회원들은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태양열을 주 에너지원으로 채택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우리가 보았던 모든 건물들은 전면을 남향으로 해 햇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창을 최대한 넓히고, 대신 건물 북쪽은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나무로 외벽처리를 하고 외부와 통하는 창문을 최대한 줄여놓았다.
그리고 특수유리를 사용해 열을 흡수하지만 방출이 되지 않게 하고, 건물내부는 따스하게 데워진 공기가 실내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설계 해놓았다. 그래서 보봉 생태주거단지의 주택들은 독일 일반 주택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사용량(연간 1㎡당 60kw)의 4분의 1 수준인 연간㎡ 당 16kw까지 낮췄다.
그 중 대표적인 건물이 ‘헬리오트롭’이라고 불리는 태양주택이었다. ‘헬리오트롭’이란 그리스어로 ‘태양을 향한다.’뜻을 갖고 있다. 이 주택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집이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집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맞춰 회전하는 원통형 3층 목조주택이었다.
프라이부르크의 분리수거와 자원퇴비화는 철저하여 현재는 쓰레기 제로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었다. 1986년부터 쓰레기 매립지가 거의 다 차게 되자 자치단체는 특단의 조치를 내려 시민들에게 분리수거 방법을 주지시키고 홍보활동을 강화했다.
프라이부르크뿐만 아니라 독일 정부의 쓰레기 분리수거는 엄청 철저하고 혹독하다. 독일 유학생 신분인 우리 여행 가이드도 독일에 처음 왔을 때 쓰레기를 잘못 버려 경찰서까지 끌려가 호되게 당하고 한 달 이상 생활비에 해당하는 엄청난 벌금을 물고 나서야 쓰레기 분리수거에 철저해졌다고 한다.
독일에 처음 온 우리나라 교민들이나 유학생들은 대부분 자기와 같은 일을 경험한다고 했다. 특히 독일 이웃 주민들은 평상시에는 친절하다가도 이런 쓰레기 문제나 공공을 해치는 일에는 철저해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경찰에 곧 바로 신고를 해버린단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그들의 철저한 공공의식도 이러한 일을 자주 겪으면서 체질화되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인정에 약하고 공공의식이 조금은 부족한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독일 주민들의 행동이 삭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더 큰 사회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리라는 생각이다.
이제 독일정부와 프라이부르크는 ‘쓰레기는 모두 리싸이클한다’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쓰레기 제로 작전에 돌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야 하는데 쓰레기가 될 것은 아예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쓰레기가 되는 것은 사지도 만들지도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연히 시민들도 여기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시민들의 의식은 학교 환경교육에서 나왔다. 독일의 학교 환경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고 봐야 할 것이다. 1950년대에 산성비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입고 나서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고 1972년 ‘유엔인간환경회의’를 전후로 학교에서부터 환경교육을 실시했다.
1970년대 초 환경교육을 받은 10대들이 현재는 40∼50대 중견 사회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확실하게 정치나 행정을 움직이는 세력으로 자랐다. 그러한 환경교육의 힘이 지금의 환경선진국인 독일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부터라도 초등학교부터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철저하게 교육시켜나가야 한다. 또 학교 환경교육 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교육도 중요하다.
독일에서는 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협력해 운영하고 있는 환경교육시설이 전국적으로 약 500개소는 된다고 한다. 그중 가장 유명하고 독일 최대 환경단체가 ‘분트’(BUND 독일환경자연보전 연맹, 독일 전체 20만 명의 회원) 이다.
분트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그룹을 지어 자연과 사귀거나 쓰레기문제를 배우고 실제 환경보전 활동 등을 체험시키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어린이에게 자연을 사귀게 하는 ‘학력이전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등 환경에 관련된 수없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담양도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귀고 직접 생태체험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청소년생태체험학습장’을 구상중이지만 빈약한 자치단체의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조그마한 자치단체의 힘으로만 벅차니까 독일과 같이 국가적인 정책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각 환경단체들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아름다운 생태도시 우리 담양에서 가장 먼저 독일의 분트 같은 환경운동이 일어나서 ‘청소년과 생태 체험 학습장’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