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장장 5km에 걸쳐 270여개의 크고 작은 거대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장쾌한 풍광을 자랑하는 이과수폭포.)
이과수 폭포와 꿈의 도시 꾸리치바
1. 이과수 폭포
리오에서 하루를 보내고 ‘꾸리치바’로 가는 길에 가이드가 살아생전 한번 오기 힘든 브라질에 와서 남미가 자랑하는 세계최대의 폭포인 ‘이과수폭포’를 보지 않고 가면 평생 후회 할 것이라는 말에 일행은 이과수폭포로 향했다.
정말 안 보았다면 평생후회 할 뻔 했다. 지금까지 폭포 관광은 산을 오르내리는 도중 주어지는 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말로만 듣던 이과수 폭포를 대면하는 순간 폭포구경에 대한 이러한 편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5KM에 이르는 270여개의 크고 작은 거대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장쾌한 풍광도 풍광이지만 그 폭포들이 안개처럼 물보라를 일으키고 수 십 개의 무지개가 폭포사이에 다리를 놓고 있었다. 세상을 집어 삼킬 듯 달려드는 소리만으로도 인간의 상상을 현실속의 표현을 넘어선다. 이것만 보러 열 두 시간 가까이 지루한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에 다시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보러온 세계 각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서로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감동을 대신한다. 세계최고라는 찬사가 결코 무색하지 않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과수 폭포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나 캐나다의 나이지라아 폭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미국 한 영부인이 브라질에 왔다가 이과수 폭포를 보고 “오~! 불쌍한 빅토리아여, 초라한 나이지리아여~!” 하고 말하면서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단다.
이과수는 이 지역 인디오인 과라니 말로 '이구(IGU)'가 물을, '아수(AZU)‘는 장대한 것에 대한 경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최고의 낙차가 100M에 이르고 그 규모와 박력이 상상을 초월하니 이름만으로도 이곳 폭포의 의미를 가장 적적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폭포에서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유명한 영화 ’미션‘을 찍었고 현재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과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2개국 국경에 걸쳐 형성된 폭포이다. 우리 일행은 아르헨티나 쪽 쏟아지는 물의 양이 가장 많은 ’악마의 숨통‘을 보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이웃동네 건너가듯이 아르헨티나 쪽 국경을 넘었다.
우리 여권에도 아르헨티나 쪽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에 가서 짧은 시간동안 단지 본 것이라고는 폭포밖에 없는데 아르헨티나도 갔다 왔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조금은 헷갈린다.
아르헨티나 쪽 “악마의 숨통”은 우리 눈을 의심케 했다. 폭포가 U 자형으로 생겨 떨어지는 물의 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났다. 한번 떨어지면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고 해 악마의 숨통이라 불리어 진다.
멀리서부터 폭포의 굉음은 지축을 흔들었다. 엄청나게 넓은 황토 빛 강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가 악마의 숨통까지 2km정도 이어져 있었다. 다리를 절반정도 걸어가니까 악마의 숨통으로부터는 뽀얀 물안개가 구름같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물안개는 안개비가 되어서 1km 밖에서부터 우리를 반기는 냥 우리를 흠뻑 젖게 만들었다.
이곳 주민들은 그것을 보고 구름이 악마의 숨통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악마의 숨통 앞에서 맘껏 소리를 질러보고 물보라를 가슴에 안아보았다. 폐부 속 까지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자연의 거대하고 위대함이 느껴졌다.
브라질은 바로 이과수와 여전히 미개척지로 남은 아마존을 정글을 무기로 세계 관광지로 발돋움을 기약하고 있다. 저 수 백 개의 폭포줄기 중 하나만 우리 담양에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 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이과수를 떠났다.
2. 꿈의 도시 꾸리치바
완벽한 버스교통 시스템과 환경친화적 도시설계로 꿈의 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곳,
‘꿈의 도시’, ‘대중교통의 천국’, ‘생태환경도시의 모델’ 브라질 중남부의 중소도시 꾸리치바에 붙여진 찬사다.
꾸리치바(인구 160만)는 우리 이웃 대도시인 광주광역시(인구 134만)와 인구나 면적이 비슷하다. 내가 전남대 행정대학원에 재학할 때 도시행정 과목을 배우는 중 ‘꿈의 도시 꾸리치바’란 책을 읽고 보고서를 내라는 과제를 받고 처음으로 꾸리치바를 접했다.
그 당시에는 꾸리치바를 직접 오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상상 못했다. 그래서 어떤 도시보다 더 설레이는 마음으로 꾸리치바에 도착했다. 하지만 꾸리치바의 외관상 첫인상은 기대가 컸던 만큼 너무나 큰 실망이었다. 이과수와는 비교가 되는 을씨년스런 날씨 탓도 있겠지만, 첨단 빌딩과는 거리가 먼 낡고 우중충한 도시의 건물들, 별 특징 없는 거리풍경, 아름답고 매력적인 꿈의 도시의 면모는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저 보통 도시의 모습이었다.
이틀 동안 돌아다니면서도 겉으로 보이는 것에는 별 다른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도시 어느 구석 에도 이방인의 눈길을 끌만한 명소가 눈에 띄지 않았고, 살기 좋다고 소문이 날정도로 부유해 보이지도 않았다. 선진국의 유명도시도 아니고, 자연환경이 뛰어난 천혜의 관광지도 아닌 제 3세계의 중소도시가 꿈의 도시로 불리어지며 온갖 찬사를 받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외부인의 눈에 비쳐지는 외관이 아니라 꾸리치바 사람들에 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꾸리치바에서 하루하루 삶을 영위해가는 서민들을 위한 시당국의 갖가지 시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도시가 왜 경탄의 도시가 됐는가를 깨닫는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크고 작은 도시행정이 얼마나 세심한 면까지 서민들의 삶을 배려하고 있는 가에 대해 짧은 기간이나마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외형적인 눈부심보다 꾸리찌바의 진면목인 서민들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갖가지 도시행정은 다음호에 게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