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임금 이야기
역사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해 가는데 아주 중요한 일이라 하겠
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첫 임금 이야기" 책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역할을 해 주
고 있다. 먼저 고조선의 역사와 시조로 받들고 있는 단군 왕검에 대한 이야기다.
단군 왕검에 대한 정확한 사료(史料)가 불충분하거나 불분명한 것이 많아 정사로
서 확신하기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삼국유사"나 "한
단고기"에 의하면 고조선이 분명 존재한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그 정치
이념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하는 정치를 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구려는 해모수의 아들 고주몽에 의해 세워졌다. 고조선에 비하여 비교적 역
사적 자료가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고주몽은
활의 달인이었다. 주몽에 의해 세워진 고구려는 많은 문화유산을 남겼으며, 중국
일대를 발판으로 우리 민족의 위상을 드높였다. 부족국가의 형태를 벗어난 완전
한 중앙정부의 국가 체제를 갖춘 나라였다. 그렇지만 형제간에 왕위를 놓고 싸우
다가 결국은 신라에게 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주몽의 아들로서 고구려의 왕통을 이으려다 친자인 유리가 나타남으로 그 뜻
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래서 비류는 산동 반도의 대방땅에 백제를 세우게 되었
고, 온조는 마한에 백제를 세워 후에 비류가 죽자 온조에게로 비류 백제인들이
합류하여 백제를 이루게 된다. 안타까운 것은 백제가 세워진지 4백년이 지난 다
음에야 역사를 기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금궤작의 알에서 태어나 수로왕에 의해 세워진 나라가 금관가야이다. 수로왕은
인도의 공주 허황옥을 아내로 맞이하여 백성들을 친자식처럼 사랑하였으며, 정치
또한 잘 하였다. 532년 구해왕이 진흥왕에게 항복함으로써 490년간의 막이 내려
졌으나 고구려, 백제 ,신라 보다 더 정확한 왕조 이야기가 남아 있다. 후에 신라
의 기둥역할을 하였다.
신라는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에 의해 세워졌다. 이렇게 세워진 신라는 특이
하게 세습제가 되지 않고 석탈해, 김알지등 다양한 가문에서 왕위에 올랐다. 신
라는 당나라와 연합하여 삼국을 통일하였다. 그러나 주변의 많은 부족국가들을
통일에 합류시키지 못했다.
대조영은 아버지 대중상과 함께 후고구려를 세웠다가 후에 대진국으로 국호를
바꾸었으며, 중국에서는 발해라는 나라로 인정하였다. 대조영은 당나라군을 크게
무찔렀으며, 고구려의 위상을 재건하려고 노력하였다.
천년왕국의 신라는 점차 힘을 잃어 갔으며, 견훤은 전라도를 중심으로 후백제
를 일으켜 그 세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궁예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후 고구려를
세웠다. 궁예는 처음에는 백성들을 잘 다스렸으나 후에는 폭정을 일삼아 결국 왕
건과 백성들이 들고 일어섰다. 이에 왕건이 왕이 되었고 신라의 경순왕은 나라를
왕건에게 바쳤으며, 후백제는 936년 고려에 의해 멸망함으로 후삼국이 통일을 이
루게 되었다. 불교문화가 융성했으며, 그 걸작으로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신궁이라 불리우는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통하여 최영과 우왕을 몰아내고
조선을 세우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의 사대주의 사상은 스스로 중국을 대국으로,
조선을 소국으로 표방하게 했다. 이는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이방원에게 선죽교에서 죽임을 당하고 고려의 마
지막 충신으로 역사의 장에서 물러났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허준의 '동의
보감', 정약용의 '목민심서'등은 괄목할만한 문화유산이라 하겠다.
우리 겨레의 첫 임금들이 대부분 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신화의 맥이
하늘과 연관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민족 저변에는 하늘 자손
이라는 의식들이 깔려 있는 듯 하다. 이에 걸맞게 첫 임금들은 중국대륙에서부터
천하를 호령하는 용맹과 지혜를 가졌다는 우월성도 있다. 아울러 한민족의 정통
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역사적 사실들을 확인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러한 책들이 더 쉽고 접근하기 좋은 책들이 소개되어 주
체성과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계기들이 마련되길 바란다. (박운규, "첫 임금
이야기" , 서울: 미래M&B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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