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문화도시 담양건설을 위해 민선 3기 담양군이 군정의 최우선 시책으로 여러 가지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생태도시 조성의 해법이 바로 조선시대 우리지역에서 꽃을 피웠던 사림문화와 가사문학에 내포되어 있다는 주장을 제기, 큰 관심을 끌었던 남도대학 최한선 교수의 지난 8일 담양군 공직자 전문교육에서의 강의 내용을 독자들이 요청에 따라 전제한다. 최교수는 '담양 사림문화의 이해'라는 제하의 강의를 통해 지난날 꽃피웠던 가사문학 작품속에 이미 담양이 추구하는 생태도시의 모습이 담겨있으며 이 작품들에 등장하는 자연풍광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하는 작업이 바로 생태도시 조성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은 최 교수의 강의내용(녹취록)이다. (편집자 주)
사림(士林)문화를 통해 본 담양발전의 '황금열쇠'
21c기를 정보화 사회니 전자매체의 사회라고 한다. 자칫 시대발전을 모색함에 있어 역사속에 '사림(士林)문화'를 그 배경에 놓는다는 것은 많은 이견(異見)에 부딪칠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면(當面)하고 있는 '담양의 현실'에서 사림문화의 내용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 "사림문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진의 고려청자가 중·일을 압도하고 세계적인 도자기로 앞설수 있었던 원인은 과연 무엇이겠는가? 국제항구로 마량항을 가지고 있었던 강진은 단연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사람의 왕래가 많다는 것은 결국 다양한 茶문화를 만들어 냈고 이러한 요인들이 도자기 발전을 가져오게 됐다. 강진의 '도자기 문화'는 곧 강진이 가지고 있었던 강한 '흡입요인'에 기인한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찾을 수 있다. 관광산업에서 당연 최우선으로 중요시 되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 바로 도자기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담양이 호남 시문학의 중심지가 되었는가?
같은 맥락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83억의 비용을 들여 담양가사문학관이 세워졌다. 현재는 연 15만∼17만의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담양이 한국가사문학의 중심으로 서서히 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담양이 중심도시도 아닐뿐더러 한국 가사문학 2만여 작품중에서 담양은 불과 20편에 지나지 않다고 하니 도무지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 가사문학중에서 상위 8위내에 5개의 담양작품이 든다 하니 8천편이 넘는 영남작품보다야 그 문학적 가치는 말로 할수 없는 것이다.
담양 가사문학의 훌륭한 문학적 가치는 어디서 온 것일까?
우스개 소리로 "꺼리가 있으면 온다"는 말이 있다. 그 '꺼리'란 말은 곧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흡입요인'을 뜻하는 것이다. 호남에는 과거 역사에서 많은 선비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충분한 '흡입요인'이 있었다.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관직에서 벗어나 정치·경제·학문 어느것 하나 중심에 서지못한 호남으로 향하게 한 이유는 바로 아름다운 자연과 넓은 평야 그리고 풍요로움으로 인한 후한 인심이었다. 역사이래 기득권 싸움으로 권력에서 물러난 유수한 선비들이 전라도로 향한 이유는 굳이 설명하자면 4가지로 꼽을 수 있다. 수도와 거리가 있다는 원격성, 따뜻한 기후, 물산의 풍부함, 후한 인심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한 많은 선비들의 '담양유입'은 곧 중앙과의 큰 흐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뿐아니라 담양에 내려온 선비들은 권력에의 회의와 함께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던 호남 거주 양반들은 선비들에게 정자를 지어줘 이때부터 '정자문화'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호남학의 발달과 더불어 현실과 단절된 호남학의 성격형성은 곧 의리와 명분을 중시하게 되고 시, 그림 ,글씨 등 작품활동에 큰 비중을 두게 된다. 이런 흐름이 담양 가사문학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고 "글줄이나 아는 선비치고 담양에 안와본 선비가 없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그 당시 담양의 '흡입요인'은 강했고 한국 제일의 '가사문학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곧 우리고장은 본래(本來) 자연적인 강한 '흡인요인'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가사문학의 중심지'라는 명예를 얻을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사림(士林)문화'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우리손으로 과거 가사문학 발전을 이루는 근간이 되었던 '흡입요인'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시(詩)속에는 있는데 현실엔 없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담양에 와서 선비들이 보고 느꼈던 그 '매력'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문화유산해설사'나 '대나무해설사'를 양성하면 뭐하는가?
보여줄 거리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그 가치는 무(無)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에 가면 '天滿宮'이란 서원이 있다. 일본 학문의 神인 '스기와라 미찌자네'를 모시는 곳인데 이곳은 매일 방문객들로 인산(人山)을 이룰만큼 큰 성장을 이룬곳이다. 이곳에는 학문의 신을 모시므로 일본 전국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합격을 기원하는 소원패가 수없이 걸리고 있고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도 많이 걸려있다. 전설을 만들고 신격화 시켜 방문객들이 밀려드는 명소로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주변 매실농원과 매실특산품(떡의 일종인 모찌 제작 등)을 전설과 연관시켜 '매화밭' 사연을 만들어 내고 또한 합격을 기원하는 작은 패찰과 팬던트, 필기구 등을 방문객들에게 판매하는 이 모든 것들이 '천만궁'의 '흡입요인'으로 해마다 많은 인파를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면앙정에 한번 가보자. 최고 '가사문학의 중심지'이면 뭐하는가? 정자하나에 요즘세대들은 잘 읽지도 않은 한자로 된 안내문이 조용히 서있을 뿐이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다시 찾을 흡입요인'이 과연 우리에겐 있는가? 한번 자문해 보자. '흡입요소'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
건설과 복원은 엄연히 다른말이다. 있었던 것을 다시 복원하는 일이 곧 가사문학의 중심지였던 담양발전에 큰 '흡입요인'이 될 것이다.
면앙정가에 나오는 숲, 송림(松林), 호수, 정원, 모래사장을 복원하는 길이 문화유산 해설보다 우선돼야 된다는 말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하지 않던가. '꺼리'가 있어야 사람이 몰리고 파생되는 긍정적 요소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으로 봤을 때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사람을 끌어모았던 강진의 '마량항'보다도 더 강한 '매력'이 우리에겐 있지 않았던가? 담양을 '가사문학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게 한 '매력', 그 것을 복원하는 일이 곧 우리가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