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이 다같은 이치이겠지만 일하지 않은 농부에게서 많은 소출을 기대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교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후 20여년 동안 땅을 반려자로 삼아 선도 농가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신종식 용추작목반장(45, 추성리)의 농업소신.
시설원예 2000평, 한우 30여두, 수도작 3000여평을 부인 조복순씨와 함께 일구며 부농의 소중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신씨는 전형적인 복합영농을 실천하는 농군이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때가 많아 속이 상할 경우가 많지만 뿌린 만큼 반드시 되돌려 주는 땅의 진리가 좋아 농사를 하고 있다"는 신씨는 "직장에 출근해 일하고 퇴근후 가정 생활을 영위하는 도회지 생활과는 달리 농촌은 눈을 뜨기가 무섭게 시작해 자리에 누울 때까지 연속되는 농사일이 고될 때가 있지만 씨앗이 자라 풍성하게 열려 농가 소득으로 변해 차곡차곡 은행 통장에 쌓여 가는 재미는 농군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고 말했다.
작목반원 39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신씨의 일과는 자신의 일보다는 작목반원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적 생산에서 벗어나 기능성, 고품질 농산물이 시장을 주도해 가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신농법을 접목하는 것도 신씨의 몫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농법에 의존해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차별화되어 애써 기른 작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을 때 마다 신씨의 가슴에 불이 타오른다.
이같은 분을 삭이기 위해 작목반원들을 대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금비보다는 팔을 걷어 부치고 자연에서 얻은 퇴비와 미생물 제재를 활용한 친환경 농자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정 지역 용면을 대표하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친환경품질 인증을 받기 위해 자신부터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신씨는 농가 소득 증대라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결성한 작목반의 활성화를 위해 반원간의 화합을 통한 공동선별 조직으로 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적은 수의 반원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이익이 공익보다 앞서 의견일치가 되지 않아 화합을 저해한 것을 수없이 목격 할 때마다 누구보다 마음이 아픈 것을 경험했기 때문.
신 반장이 이처럼 작목반 활성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농민들이 살수 있는 길은 공동생산, 공동선별, 공동이익 이라는 공동체 의식만이 위기의 농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안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이다.
이같은 토대를 갖추기 위해 동일 품종 식재 권장부터 식재 시기를 조절하고 엄격한 선별을 통해 용추작목반의 이름을 떨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콜제를 시행해 소비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신 반장이 반원들과 이뤄낸 중요한 결과물중의 하나이다.
신씨는 사람도 큰 병에 걸리면 치유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 금전적 부담이 있는 것처럼 병에 걸린 작목은 하우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처리하고 있을 정도로 예방에 주력하고 있으며 하우스내 청결 유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같은 신씨의 영농법에 대해 주위사람들로부터 "농약한번 될 일을 갖고 사서 일을 만든다"는 핀잔도 여러 차례 듣기도 했지만 신씨의 확고한 의지를 꺽지는 못했다.
신씨는 작목반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을 보충하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 삶의 터전이자 일터이며 단란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 단지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의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한우는 한우대로 작물들은 작물대로 성장하고 있다.
태풍 메기로 인해 농작물이 수해를 입어 좌절에 빠질 만도 하지만 다가올 농사를 위해 토양에 대나무숯과 유기질 비료를 듬뿍 넣고 쟁기질을 하는 신씨의 그칠줄 모르는 도전 정신과 기본에 충실한 농부 정신에서 밝은 미래를 엿볼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