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매기 : 담양에는 민간의료와 관련된 민속놀이가 있는데 바로 '주장매기'이다. 치병굿·축귀굿·액막이굿·치료굿·주술 등으로 부르는데 이는 고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의식의 하나로 모든 발병의 원인이 역귀의 침입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 관념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잡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거나 몰아내는 방법이 필요했고 담양에서는 70년대말까지 거의 모든 마을에서 이 주장매기가 행해졌다.
근래에 들어서 민속놀이로 복원, 제18회·26회 남도문화제에 용면 추성리 주장매기가 출연한 바 있다.
* 동정잽이·대동잽이·잔밥멕이기·물리기 : 이 민속의식들은 주장매기와 유사한 주술적 민속으로 놀이적 성격 보다는 축귀의식이 강했다. 동정잽이는 '동토났다'고 표현되는 급작스런 질병에 대한 축귀의식 이었고 대동잽이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질병에 대한 축귀의식으로 행해졌는데 주장매기가 마을의 풍물꾼들과 무당들에 의해 연행이 됐다면 이것들은 한 사람이 맡아서 비교적 전문적으로 행해졌다.
* 마마액맥이 놀이(액맥이굿) : 액맥이굿은 천연두와 관련된 민속놀이로 전염병을 몰아내고자 하는 일종의 축귀굿이다. 빡보·빠꾸·마마 등으로 불리는 천연두가 돌면 이웃마을의 도굿대·도굿통·디딜방아를 훔쳐 마을앞에 세워두고 새끼줄로 금줄을 쳐서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절차에 따라 여러가지 의식을 행했던 민속놀이다. 해안지방이 여자들만의 놀이임에 반해 담양의 액맥이굿은 남녀 혼성이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 십이지신제 : 천룡지신(하늘과용왕)·토지지신(땅)·청제지신(봄과 동방을 맡은 신)·적제지신(여름과 남방을 맡은 신)·백제지신(가을과 서방을 맡은신)·흑제지신(겨울과 북방을 맡은신)·황제지신(중앙을 주재하는 신)·사직지신(토신과 곡신)·태제지신(태양)·서객지신(달)·성화지신(서낭신)·산지신(삼신)을 이르는 것으로 하나님을 비롯한 모든 자연조건, 즉 우주의 신에게 주민들의 건강과 천재지변의 예방, 오곡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으로 500여년 전부터 마을 전래의 축제로 지내왔다. 담양에는 무정 강정리에 제를 모시는 모정이 아직 남아있고 12지신을 상징하는 돌이 주변에 있으며 1987년 남도문화제에 출연한 바 있다.
* 바라춤 : 바라춤은 사찰의 전래민속으로 불교의 의식행사때 부처님께 제를 올리고 천수다라니경을 외우면서 추던 춤이다.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이 속세 모든 중생에게 전해지도록 하기위해 자바라를 들고 추는 의식춤으로 담양에서는 용화사에서 연행하고 있고 1997년 제25회 남도문화제에 출연한 바 있다. 무속이나 민간에서 다양하게 변화되어 활용돼 왔으며 예를들면 이 지방 무굿에서 바라를 대신해 식기뚜겅의 보개를 가지고 추는 춤도 일종의 바라춤에서 연유했다. 불교적 농도가 짙은 축원적인 무용이라고 할 수 있다.
* 달집태우기 : 논두렁태우기·쥐불놓기·화재맥이굿·망굿 이라고도 불리며 일종의 달맞이 형태와 액맥이굿의 혼합 민속놀이다. 담양에서는 무정면 동강리 강정자 마을이 달집태우기를 대규모로 왕성하게 행했던 마을이다. 달집태우기를 행하는 목적은 마을에 화재가 있으면 안된다는 일종의 화재예방굿으로 정월대보름 달을 맞이하는 달맞이굿의 성격을 갖고 있고 당산제, 샘제와 연결해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대총놓기 : 대나무가 탈 때 마치 총소리처럼 퉁퉁 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말로 일종의 가정별 달집태우기 놀이다. 쥐불놀이가 곡식을 축내는 쥐와 곤충등을 없애는데 목적이 있다면 대총놓기는 액막이의 의미가 더 크다. 마당 가운데 대나무를 쌓아놓고 불을 피우는 놀이로 정월대보름 전야에 주로 행해졌다. 출생이나 초상, 제사등이 없는 깨끗한 집에서 주로 부녀자들이 대총놓기를 했으며 태우는 대의 개수를 자신의 나이에 맞게 쓰곤했다. 가족과 자신의 액을 막는 의미가 강했으며 대총이 빵빵 터지면 귀신이 도망간다고 믿었다. 봉산면·남면·대덕면 지역에서 주로 행해졌던 민속놀이로 전해지고 있다.
* 시암제 : 샘제를 말하는 것으로 정월 마당밟이와 당산제에 포함해 행해지곤 했다. 우리고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샘제는 당산제의 변형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담양의 샘제는 샘청소를 겸한 경우들이 많아 특징적이다. 한마디로 샘제는 물이 잘 나오도록 정월 초에 드리는 제사다. 무정면 안평리 샘제가 담양 샘제의 대표적 사례인데 이 마을은 당산제 없이 샘제를 지내고 있다. 안평리는 마을앞이 모두 하천이었지만 강가의 토질이 모래땅인 터라 물이 고이질 못하고 빠져나가 식수를 구하기 어려웠던 탓에 샘제가 중요한 마을행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 마당밟이 : 정월에 행해졌던 마당밟이는 세시의례와 관련된 이 고장의 대표적 민속놀이다. 마당밟기 또는 지신밟기 라고도 하며 '埋鬼놀이' 라고도 했다. 담양에서는 마당밟이를 흔히 매구친다고 표현하는데 그 매구굿에 대한 어원을 짐작할 수 있는 민속의 형태이다. 담양에서 행해졌던 마당밟이는 대보름에서 2월 초하루인 하드렛날까지 많이 행해졌다. 마당밟이는 악귀를 밟아 못나오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으며 그래서 한해를 무사하게 지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면 잡귀를 쫒아주는 굿을 했다. 순서는 질굿부터 시작해 문굿을 치고 집에 들어가서는 샘굿을 가장 먼저 친 뒤 마당을 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방에서 마루로 다시 마루에서 집 한바퀴를 돌고 나와 다시 마당놀이를 했다. 근대에 와서는 오락적 성격이 강해져 '농악'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며 담양에서는 마을대항으로 소고놀이를 하거나 경연대회를 갖기도 했다.
* 초군놀이·풋잔치 : 초군놀이는 대개 풀베러 가서 행하는 놀이와 남자들의 화전놀이를 뜻한다. 원래 머슴들이 집단으로 풀두레를 조직해 우두머리인 숫머슴이 총지휘하여 풀을 베는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중에 머슴들이 봄철 하루를 마음껏 놀고 먹는 소위 소풍의 의미로 변화됐다. 고서면 지역에서는 땔감 등의 나무를 하면서 초군놀이 유형의 놀이를 했으며 대덕에서는 사월 초파일에 머슴들의 화전놀이로, 봉산에서는 마을단위 대항전으로 놀이를 하기도 했으며 와우리에서는 풋잔치라 하여 농한기를 보내고 일터로 나가기 위한 출범식의 의미로 행해지곤 했다. 무정면 동강리와 동산리 등에서는 남녀가 확연히 구분되어 화전놀이 위주의 초군놀이를 즐겼다.
* 풍장놀이 : 풍작놀이라고도 하며 담양의 들노래에 자주 등장한다. 모내기부터 시작한 들일이 세벌매기까지 어어지고 추수만 남게되는 들일이 끝난 시기에 벌이는 놀이로 이날은 술과 음식을 풍성하게 장만해 먹고 마시며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백중 행사와 겸해서 놀이판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남면과 무정, 월산면 등지에서 성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들독들기 : 돌을 들어 힘을 자랑하는 유희적 놀이로 농경을 주로하는 곳에서 일꾼들을 뽑거나 정하는 데서 유래했다. 용면 추성리에서 쌍태리로 들어가는 입구를 '들독거리' 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 들독들기가 성행했음을 알수 있다. 이 놀이는 주로 농한기에 행해졌으며 특히 단오, 백중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가운데 겨루기를 했다. 상머슴들독은 100㎏이 넘는 무게의 돌을, 총각들독은 60㎏ 가량의 돌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개인별 겨루기를 비롯해 장사뽑기·머슴자랑·고삿별겨루기 등을 행했다. 창평면 오강2구에는 '장사터' 라는 지명까지 있을만큼 들독들기가 성행했으며 대덕에서는 두레일꾼을 뽑는 일에 주로 이용됐다. 무정면 봉안리와 월산면 월산리 등에서도 이 놀이가 성행해 지금도 마을 주변에는 들독과 큰 괴목들이 간간히 발견되고 있다.
* 농신제·기우제 : 농경과 직접 관련된 민속으로 백중을 전후해 백중놀이로 거행되기도 했다. 농사와 관련된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농작물의 성장기에 풍요로운 수확을 위해서 제를 올렸다. 단오·농신제·풋굿·기우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모내기가 끝난 논에 나가 떡을 차려놓고 지내는 제사를 지냈다. 담양에서는 각 마을마다 성행하였고 밥과 고구마를 논두렁에 던지면서 '꼬시레' 라고 말했다. 기우제 역시 농사와 관련된 의식으로 마을의 가장 높은 산에 올라가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하늘에 제를 올렸던 의식이다. 초성산 기우제와 추월산 기우제가 담양의 대표적 기우제이며 창평에서는 월봉산 기우제, 국수봉 기우제가 유명하다.
이외에도 예로부터 농사를 천직으로 살아온 이 지역 민초들은 고달픈 농사일을 벗어나 때와 시기에 따라 쌍교모래찜·화전놀이·꽁치기·깨구다리(죽마놀이)·줄다리기·씨름놀이·강강술래·활쏘기·대총놀이·비석치기·팽이치기·자치기 등을 통해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의미로 심신을 단련하면서 각종 유희적 민속놀이를 행했고 어린아이들도 깨구다리나 꽁치기 등 단순한 힘겨루기 놀이를 통해 대나무 같은 씩씩한 기상을 함양했다. 특히 담양의 쌍교모래찜은 전국에서 유명했으며 성수기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장관이었다. 약효면에서도 단연 앞섰지만 화전놀이, 씨름장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행해져 화순·광주 등지에서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