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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미래농촌의 모델장성군 남면 한마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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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9.16  10: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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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공동체는 생산농민은 도시 소비자의 건강을 지켜주고 도시 소비자는 생산자의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는 도농 공동체이다.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한 삶 실현'을 위해 한마음공동체에서는 생명사랑의 정신을 기반으로 유기농업을 통해 농민과 소비자, 그리고 환경이 모두 건강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피뽑는 농부아저씨 뒤로 백로 떼가 한가롭게 날갯짓을 하는 전남 장성군 남면 마령리. 백운 저수지를 끼고 돌아 '한마음공동체' 안으로 들어서면 잘 가꿔놓은 정원 뒤로 버섯 모양의 황토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당에는 한마음자연학교 주말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의 물놀이 준비가 한창이고, 감나무 그늘에서는 도시에서 온 주부들이 천연염색을 배우는 중이다.
한마음공동체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지역농가와 유기 농산물을 애용하는 도시민들을 한 가족으로 이어주는 모임으로, 한 데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이상의 신뢰와 연대감을 갖고 있다. 유기 농산물의 생산·유통·소비뿐만 아니라 의식주 생활 전반을 건강하게 바꿔나가는 운동도 힘차게 펼치고 있으며, 자연학교·생태유치원등 다음 세대들을 위한 친환경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한마음공동체가 태동한 것은 1984년 남상도 목사(48)가 마령리에 있는 백운교회에 부임하면서부터. 당시만 해도 농촌의 어려운 상황을 몰랐던 남 목사는 부임 후 농촌 목회 활동을 하면서 피폐한 농촌의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그 해 가을 배추 수확 현장에 가보니까 배추 한 포기 값이 껌 한 개 값도 안되더라고요. 비참한 현실 앞에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농업 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증산 운동 한창일 때 소출 적은 유기농업 시작

이후 남 목사는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농민운동가로 변신한다.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면서 1986년부터 수세 거부 운동, UR 반대 투쟁 등 농업과 농민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현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농업인들을 조직화·의식화해 농민 집회나 정치 투쟁에 참여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농업의 가치는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은 지속성에 한계가 있으며 제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만으로는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찾을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농촌 생활 속의 농민 운동을 통해서 실현돼야 했다. 친환경 농업을 통해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생산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피해를 막는다면 농촌도 못 살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1990년 3월 생산자 협동조합 형태로 설립한 것이 바로 한마음공동체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관으로부터 핍박을 많이 받았지요. 증산 운동이 한창일 때 소추루이 안 나오는 유기농업에 뛰어들었으니 싫어할 수 밖에요. 또한 인근 농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었습니다. 관행 농업에 젖어 있는 농민들에게 가격보다는 품질이 우선이라는 얘기가 쉽게 먹혀 들 리가 없었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결국 우리의 방식이 옳았음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한마음 공동체 회원 농가는 100여 가구이며, 참여를 희망하는 농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마음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유통을 직접해결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의 가장 큰 문제가 유통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남 목사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자들을 찾아 나섰다. 아파트 단지·시민단체·종교기관 등을 찾아 다니며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강좌를 열고 회원가입을 유도해나갔다.

광주·전남 중심으로34곳 직매장 운영

처음에는 쌀·고추·상추·무 등 생산한 농산물을 트럭에 싣고 다니며 일주일에 한 번씩 회원들에게 배달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수요가 늘면서 배달이 한계에 부딪히자 유통 방식을 직매장 형태로 바꾸었다.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한마음공동체 직매장은 광주·전남에 33곳이 있으며, 올해부터는 수도권에도 입성해 성남에 1호점이 생겼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은 회원 농가가 생산한 것과 타지에서 구매해오는 것이 반반인데, 타지의 농산물은 친환경품질인증을 받은 것을 원칙으로 한다. 회원제가 아니라 직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생협에 비해 소비자들의 단결력·조직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반대로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형로 선생이 있는 충남 홍성군 문당리가 친환경 마을의 전형이라면, 우리는 문당리 모델에 유통과 소비를 덧붙인 형태라고 할수 있습니다. 농업 본연의 임무에 자본주의의 속성을 일부분 결부시킨 것이지요. 생산·유통·소비 각 주체 사이에 이해 관계나 마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의식을 가지고 뭉친 사람들인 만큼 모든 것을 대화로 충분히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마음공동체에서는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해마다 추수감사절이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대동단결축제를 연다. 유기 농산물이 풍성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줄다리기·제기차기 등 각종 민속놀이를 즐기며 모두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추수감사절 축제 외에도 정월대보름 축제, 공동모내기, 여름 휴가 함께하기 등 계절별로 열리는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
"최근 들어 한마음공동체를 미래 농촌의 모델로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농민들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농업담당관까지도 찾아와서 우리 방식을 배워갑니다. 살기 좋은 농촌, 꼭 지켜야 할 농업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하며, 우리의 노하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고향같은 휴식제공하는 한마음 자연학교

2000년부터 남 목사와 한마음공동체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먹을거리로만 묶이는 공동체가 아니라 대안적인 평생교육을 실현하고 축제를 즐기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폐교를 인수해 한마음자연학교를 지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모내기, 채소가꾸기, 등 농사 체험과 황토집 짓기, 새끼 꼬기, 천연염색 옷 만들기 등 다양한 생태 생활 실습은 도시 생활에 찌든 이들에게 고향 같은 휴식을 제공했다. 한마음 자연학교에는 연간 3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마음자연학교에서는 생태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남 목사가 이곳에 유치원을 세운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아주 냉담했다. 무료로 운영하는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도 아이들이 없어서 문을 닫아야 할 판인데 무슨 유치원인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먹을 거리는 유기농, 입을 거리는 천연 재료, 잠잘 곳은 황토방, 교육은 대안교육'을 표방하는 남 목사의 뜻이 알려지자 장성읍뿐만 아니라 광주 시내에서도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현재 생태유치원에서는 140여명의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이중 80%가 광주에서 오는 어린이들이다.
"우리나라 농촌에 희망있냐"는 물음에 "무궁 무진하다"고 말하는 남 목사. 그는 "안전한 먹을 거리 생산과 더불어 이제는 농촌 전체를 가지고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얘기한다. 농업·농민·농촌을 하나로 묶는 사업들을 구체화해나간다면 '복지농촌, 돌아오는 농촌'이 먼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사·사진 제공/ 월간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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