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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환수 교수의 손자병법(41)오래 끌어 좋을 것 하나 없다
장광호 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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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01  16: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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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안 싸우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로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하고 이기려고 발버둥 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세상살이다. 또 이기든 지든 벌여 놓은 일들은 일찍 끝내 버리는 것이 좋지 지지부진하게 매일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것처럼 고역이 없다. 흔히 푸념처럼 돈도 돈이지만 죽든 살든 이제 그만 끝내야지 이러다 사람 골병들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무슨 일에 오래 시달리는 것처럼 힘든 것이 없다는 얘기다.

2011년 미국은 리비아 대통령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하여 리비아를 공습하였다. 전쟁의 방법이 그렇지만 공군 전투기가 들어가서 상대방을 안전하게 두들겨 패기 위해서는 공군기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제일 먼저 그들의 방공망을 원거리에서 공격하여 사전에 파괴시켜야 한다. 그래서 사용한 방법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하여 공격하는 것인데 미국이 첫날 하루 밤 공격에 12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현무 미사일과 같은 것으로 대략 한발의 가격이 12억 원 정도로 비싼 무기다. 그날 밤 한번 공격에 2500억 원을 쓰는 전쟁이니 전쟁은 하루라도 일찍 끝내는 것이 좋은 것이지 오래 끌면 끌수록 나라 망하기 딱 좋은 것이 전쟁이다. 그러나 그만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더 많은 이익이 있다면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보다 더한 손해가 있기에 불가피하게 전쟁은 일어나기 마련이고 이것을 막으려고 협상도 하고 회유도 하지만 안 되니까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전쟁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 것이고 이왕 벌인 전쟁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시간에 빨리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 속의 전쟁에서 고구려가 당나라와 싸운 안시성 전투라는 것이 있다. 당나라 태종은 644년에 3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군사를 이끌고 안시성을 공격했다.
안시성은 험준한 절벽위에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로서 정상적인 방법으로서는 이 성을 공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안시성 높이와 비슷한 흙산을 쌓아 공격하는 방법을 택했다. 전투를 해야 할 장정들을 무려 2개월이 넘게 흙산 만드는 공사에 투입했다. 그동안 군량은 떨어지고 계절은 바뀌어 추위가 몰아치고 병사들은 지쳤다. 설상가상으로 거의 완성되어가는 흙산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자 고구려군은 재빨리 그 흙산까지 점령해 버렸다. 허탈한 당나라 군대는 이판사판으로 안시성을 공격해 보지만 상식적으로 그게 가능한 전투인가.

6월에 시작한 전쟁이 9월까지 계속되자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당나라는 어쩔 수 없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일설에 의하면 철수하는 당나라 군대를 향해 안시성주는 성위에 올라가 송별의 예(禮)를 표했고 당 태종도 비록 적이었지만 성주의 애국심과 그 지휘력에 감동하여 비단 100필을 보내 답례를 하였다고 하니 영웅들의 세계는 뭐가 달라도 다르기도 하다.

손자가 말하기를 兵貴勝 不貴久 전쟁은 승리가 중요한 것이지 오래 끄는 것은 중요치 않다. 兵聞拙速 未睹巧之久 전쟁에서는 좀 부족한 계책이라도 서둘러서 빨리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아주 멋진 전략을 구사하여 오래 끄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졸속(拙速)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졸속행정, 졸속공사 등 별로 어감이 좋지 않은 것이 졸속이다. 그러나 손자는 이 졸속이라는 단어를 전쟁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아주 답도 안 나오는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오래 끄는 것보다 다소 빈틈이 있더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앞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가격을 예로 들었지만 전쟁에서 사람, 무기, 식량 어느 것 이든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쟁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전쟁은 나 한번 너 한번 룰에 따라 사이좋게 두는 장기 게임이 아니다. 그냥 일거에 몰아붙여 궁으로 쳐들어 가 외통수 한방에 끝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일상 업무도 그렇다. 일을 벌려 놓고 오래 끌면 끌수록 돈은 돈대로 들고 일은 힘들고 지치고 오기만 들뿐이고 결국 잘해놓고 욕만 먹는다. 하려면 빨리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하고 얼른 접어야 한다. 일 벌려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일단 시작했으면 머뭇거리지 말고 지든 이기든 빨리 끝장을 봐야 한다. 일 벌려 놓고 갑론을박하면서 시간 끄는 것처럼 미련한 것이 없다. 결정한 일은 뒤돌아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즉각 실행에 옮겨 순식간에 끝내야 한다.

속담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하다보면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인데 다른 의미로 해석해보면 썩 좋은 말도 아니다. 싫다는 여자를 지겹도록 쫓아다니는 것은 그게 고문이지 사랑이 아니다. 이기지도 못할 전쟁을 열 번씩이나 계속하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다.

조직의 관행을 척결하는 방법은 혁명처럼 단 한 번의 방법으로 끝내 버려야지 소통을 들먹이며 개혁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면 끊임없는 반대 논리에 시달리면서 지지부진하다가 욕만 먹고 끝난다. 좋은 일 해보겠다는 사람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지친다.
싸움이든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옳든 그르든 이기든 지든 머뭇거리지 말고 과감히 행동에 옮겨 단 시간에 끝내는 것이 최선이다. 풀리지 않는 세상사 고민 이제 그만 털어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지혜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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