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년대 이후 경지정리, 대형 저수지·관개수로 조성 등으로 한때 사라졌던 ‘둥벙’이 농촌을 살리는 대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전남도가 추진한 생태연못 이른바 ‘둠벙’이 친환경 농업의 상징이자 생태계의 새로운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는 것.

최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신규로 둠벙 150개를 조성하는 등 연말까지 모두 424개를 만들 계획이다.

기능별로 벼농사에 사용하는 둠벙이 80%가량이며 밭작물용이 20%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도시 소비자나 청소년 교육장 활용을 위해 조성한 생태형 둠벙도 적지 않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올해 담양·곡성·강진 등 둠벙 11곳에서 생물다양성 조사를 한 결과 1급 지표생물인 민물새우가 채집되는 등 환경조건이 크게 개선됐다.

조성된 기간에 따라 물달팽이(1년차), 실잠자리(2년차), 물벌레(3년차), 새우류(4~5년차) 등 우점종 생물이 다양했다.

둠벙에 따라 수생생물이 적게는 16종 84마리에서 많게는 29종 187마리가 채집됐다. 조성 기간에 따라 인공 둠벙과 자연 둠벙의 종수(種數)와 개체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는 둠벙이 친환경농업의 상징이자 생태계 복원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생태연못 ‘둠벙’은 농민과 소비자로부터 인기도 높다. 친환경 농업의 지표인 수생생물의 서식처여서 청소년에게는 습지를 이해하는 체험학습장으로, 도시 소비자에게 향수(鄕愁)를 느끼게 하는 등 도농 교류체험의 장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둠벙은 산간계곡이나 용출수를 모아 가뭄 때 농업 용수원으로 유용하게 활용했던 옛 조상의 ‘지혜의 수원(水源)’이다.

그러나 지난 1970년대 이후 경지정리, 대형 저수지·관개수로 조성 등으로 대부분 사라졌다가 지난 2007년부터 복원사업이 펼쳐졌다.

이와관련 군 친환경농산유통과 관계자는 “둠벙은 수생곤충과 어류가 서식하는 친환경 농법 논에서 논물이 빠지는 시기나 월동기에 이들 생물 등이 살아갈 필수 공간이기도 하다”며 “둠벙을 지속적으로 조성·관리해 생태유기농업 실천을 적극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