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댐과 수문을 원격 관리할 수 있도록 설치한 한국농어촌공사의 물관리 자동화시스템이 허술해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에 모두 56개 지구에 208개소의 물관리 자동화시스템을 갖추고 집중호우가 내릴 때 수문을 열거나 닫고, 양배수장의 가동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국비 29억원을 들인 담양과 2001년 국비 25억원이 투입된 나주 등 일부 물관리자동화시스템은 중앙통제소에서 수문을 열어도 작동이 되지 않아 수동으로 문을 열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통제소 한 곳당 20~30여개의 수문을 관리하고 있지만 통신 불량으로 전체의 70%가량은 작동 불량이 잦다는 것.

특히 현장을 보여주는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지만 무선으로 구축한 통신 설비가 불안정한 탓에 서너곳을 제외하고는 먹통인 데다 설치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문을 닫아 사후 관리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인화 설비 구축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오히려 예전 설비보다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2002년 설치한 담양 광주호지구의 경우 잦은 낙뢰로 인해 부분적으로 10% 정도의 시설물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 매년 자체 예산을 들여 보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한국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2004년 이후부터 인터넷에 의한 유선방식에 영상장치를 추가해 설계와 시공을 하고 있어 작동에 문제가 없다”며 “무선 방식 설비에 대해서도 인터넷을 통한 유선으로 시설 보강을 하는 등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2013년까지 사업비 447억원을 투입해 지해예방과 수자원 확보, 하류부 생태유지수 공급 등을 목적으로 광주호 둑높이기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재 제당증고, 여수토, 취수탑, 치수공 등 취수시설, 도로보강 및 대체시설 등의 부대공사가 진행 중이다.

농어촌공사는 광주호 둑높이기 사업 착수를 계기로 홍수로 인한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에 대비해 추가 용수확보 측면 뿐만 아니라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