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찰터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중인 담양읍오층석탑(보물 제506호) 발굴조사에서 절터일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명문와편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군에 따르면, 담양읍 남산리 일대 담양역사문화공원 조성부지내 오층석탑 문화재발굴 중간조사 결과, 3곳의 건물지와 적심석을 비롯 1개의 우물터, 10여곳의 폐와터, 연화문 수막새와 인동문 암막새를 비롯 다량의 와편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히, 발굴된 와편에는 사찰로 추정되는 “大寺” 혹은 “本寺” 라는 명문과 함께 “八月” 이라는 연대표시 등이 새겨져 이곳이 과거 사찰 터 였음을 입증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발굴된 건물지 중 한 곳은 기존 사찰에서 볼 수없는 정면 1칸, 측면 4칸(규모 1310×1060㎝)의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발견된 우물터의 경우, 둥그런 형태가 완벽하고 메워진 돌무더기 모습으로 보아 조선시대까지 실제 사용했던 우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보물 제506호 오층석탑과 보물 제505호 당간지주를 포함한 담양역사문화공원 조성부지에 대한 사찰의 존재 여부와 함께 사찰의 범위나 분포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담양군이 지난 6월 호남문화재연구원에 발굴조사 및 시굴조사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중간조사 결과 과거 오층탑 일대에 상당히 큰 사찰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관련 호남문화재연구원측은 “현재까지 출토된 유물과 유구 등으로 미뤄보아 과거 이곳에 사찰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것도 아주 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우리나라에 평지 사찰은 흔한 게 아니어서 어떤 기록이든 남아있을 것 같기도 한데, 담양읍오층탑의 경우 문헌 또는 역사적 사실 등이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아 그동안 사찰의 이름이나 규모, 연대를 확인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며 “하지만 이번 발굴에서 다행이 사찰의 존재와 범위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층탑의 지표면 높이와 위치, 그리고 당간지주의 거리나 위치로 볼 때 일반적인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기본 배치에서는 다소 벗어난다” 면서도 “아마 일제시대때 오층탑 옆으로 신작로를 개설하면서 옮겨졌거나 철길을 내면서 옮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곳에 큰 절이 있었던 것만은 거의 확실하다” 고 말했다.

이와함께 연구원측은 “사찰의 가람 배치에서 석탑과 금당(대웅전)은 일직선상에 위치하는 점을 고려할 때 석탑이 위치한 서쪽구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 건물지의 분포여부와 범위를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연구원 관계자는 오층석탑이 비록 고려시대 형태를 띠고 있으나 일부 기와의 연화문에서 고구려 양식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옛 고구려 유민들이 담양, 남원 등으로 유입됐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 흥미를 끌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학술적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