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자로 우리나라 남한만의 인구 5천만시대가 활짝 열렸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최빈국수준에 머물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로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천만명 이상이 기준이 되는 ‘20-50클럽’에 가입하여 상당한 구매력을 가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인구 1억명에 도달하면 수출과 관계없이 내수만으로도 경제가 자체 성장 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의 기업인들이 앞다투어 중국에 투자하여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어가는 것도 인구 13억명이라는 지상 최대의 구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기왕에 우리나라도 남북관계가 원활해지고 남북한 인구가 증가하여 1억명 규모의 활력 넘치는 한반도 경제체제가 어서 빨리 구축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그러나 인구 5천만명 시대이후 부딪히게 될 도전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구의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구조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저출산 고령화’라는 어려운 정책과제가 우선 눈에 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이미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종합적인 대책을 연구하고 실행에 나가고 있지만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중장기적인 연구가 계속 되어져야 할 것이다.

인구 5천만시대에 해결해 나가야 할 또 다른 과제들을 생각해보자.

한나라의 인구증가는 출생·사망·인구이동의 3요소에 의해 결정되어지는데 이중 인구이동에 의한 인구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

농업중심사회이던 60년대 까지만 해도 전국의 지리적 인구분포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70년대 이후의 산업화 과정에서 농어촌의 인구가 상공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급격히 이동해 감으로써 도시와 농촌간, 호남과 영남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인구규모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고 만 것이다.

전국토의 균형있는 발전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어서 앞으로 지도자들이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농촌의 공동화 현상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요즈음 농촌에서는 아기울음 소리가 끊긴지 오래이고 노인인구만 남아 간신히 고향을 지켜가고 있다.

정부는 대책없는 FTA 추진으로 농업경영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농업존폐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농어촌 선거구는 줄이고 도시선거구는 계속 늘리는 우를 범하고 있어 정치의 지역대표성 정신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제라도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농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이며 선진국 또한 대부분 농업강국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농업 경쟁력제고와 농업인 소득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과도한 농지개발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귀농인과 은퇴자를 위한 뉴타운건설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단지 건설을 촉진함으로써 도시인구의 자연적인 농촌유입으로 농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것이다.

둘째, 영·호남간의 인구격차 문제이다. 농경사회때는 넓은 평야를 가진 호남지방에 많은 인구가 거주했지만 70년대 이후 정부의 경부축위주 불균형 성장 전략 추진으로 말미암아 호남은 경제발전과정에서 소외되고 인구마저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는 영남지방 인구가 호남의 2.5배에 달하게 되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지역감정이라는 망국적 현상이 등장한 것도 바로 여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누가 정치 지도자가 되든지 이러한 호남낙후의 원인과 실상을 바로 보고 낙후지역이요 인구과소 지역인 호남의 균등한 발전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국책과제 우선배정 등 정책적 비중을 두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의미의 국민통합의 완성이 이루어질 것이다.

셋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해소 문제이다. 수도권의 비대화와 인구과밀로 인한 사회적비용 증가와 폐해에 대하여는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를 토대로 수도권집중 억제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시책들이 역대정권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에 비중있게 시행되어 졌다.

하지만 경제효율이란 미맹하에 수도권에 대한 투자 및 개발제한규제가 계속 풀리면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경제 집중 현상이 아직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의사결정권자의 의지가 문제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으로 더욱 더 실효성 있는 지역균형발전 정책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것이다.

인구는 국부창출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인구 5천만시대를 맞아 국가단위 경제의 안정적 성장도 생각해야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도시와 농촌, 영남과 호남,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조화를 이루며 온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적극적 인구정책을 강구해 나갔으면 좋겠다.

(위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