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의 사무직에 근무하는 한 여성은 이야기했다.

“날씬했을 때 나는 정말 거만했어요. 날씬해지면서 난 갑자기 이기적이 되었고 다른 사람들 앞에 나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 항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죠. 내 느낌이긴 하지만 내가 다시 살이 쪄서 ‘평범’ 해졌을 때 친구들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무엇이 평범한 것이냐고 묻자 “매력 없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르시즘이란 열등감과 우월감 사이의 동요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추종자 중 한 명을 자살까지 몰고 감으로써 벌을 받은 젊은 나르시스에서 기인한 나르시시즘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자기애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은 항상 자신의 모습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사랑이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나르시스는 스스로를 찔러 그 피로 땅을 적실만큼 자기애에 빠졌었다. 그리고 이 땅에서 끝부분이 붉게 물든 흰 수선화가 피어났다고 한다.

나르시즘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뛰어난 면과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앞에서도 과장하기 좋아하고 스스로 모든 것을 쉽게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며,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는 중심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 이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뚱뚱한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은 당당함이 덧붙여진 날씬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날씬한 모습이 진실이 아니듯 나르시시즘에 빠진 모습 또한 진실이 아니다.

단지 착각하는 것일 뿐이지만 이것은 다행히도 알고서 하는 착각은 아니다.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비하시키고 스스로를 타자화시키는 것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은 자신감과 능력, 완벽함과 매력, 그리고 자립심으로 채워진 것으로 보여지는 겉모습을 위해 자신의 감정, 소망과 욕구를 포기했다.”

한 번도 원하는 몸매를 가져본 적이 없는 뚱뚱한 여성들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하다. 이들은 자기애에 빠진 모습을 현실에서 드러낼 기회조차 없었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단지 이상으로 생각하며 꿈 꿔온 것이다.

뚱뚱한 여성들은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면, 즉 날씬해진다면 하고 생각할 때마다 그들이 이루지 못한 모든 희망들을 자신의 달라진 모습과 연관지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 그 자체가 뚱뚱한 여성이 가지고 있는 불만족감, 수치심과 자기비하를 보여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 바람을 이해하면 뚱뚱한 여성들이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에서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